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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평점 :

어릴 때부터 영화 보기를 좋아한 저자는 26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밤에는 각본 쓰기를 공부했습니다.
2006년 "전속력 아가씨"로 제6회 이사마스튜디오영화제 시나리오 대상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당시 심사위원의 권유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상을 타며 이름을 알렸고,
2011년에 발표한 "저지먼트"가 제33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고
2016년 단편 "사이렌"이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후보로 선정되면서 주목받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연대를 다룬 <죄인이 기도할 때>를 보겠습니다.

11월 6일의 저주라는 도시 전설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소년 S가 자신의 방에서 칼로 목을 그어 자살했습니다.
S의 책상에는 몇 명의 이름과 '이 녀석들을 저주한다'라고
피로 쓴 노트가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름이 적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목을 그을 때 튄 피로 거의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다음 해 11월 6일, S의 어머니는 아들의 뒤를 따르듯
공원 끝의 고지대에 세워진 전망대에서 몸을 던졌습니다.
어머니가 자살한 다음 해, S와 같은 반이었던 Y가
폐허가 된 빌딩 옥상에서 투신자살했습니다.
현장에는 유서가 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올해도 똑같은 날짜에 사건이 발생할지 궁금한 가운데,
고등학교 1학년 도키타는 친구였던 후유토와 쓰요시, 선배인 류지에게 맞습니다.
그때 날 구해준 피에로 분장의 남자는 자신을 페니라고 소개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바람을 피운 아버지, 그 이후 새 인생을 살고 싶다며 집을 나간 어머니,
그렇게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한 나는
초등학교 때 큰 개의 위협에서 도움을 준 하루이치와 동생 미카와 같이 다닙니다.
하루이치와 같은 공립 고등학교에 갔고, 부모를 신뢰할 수 없었던 만큼
친구가 정신적 지주가 되었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나뿐이었지요.
류지라는 한 학년 선배는 공갈, 협박을 일삼는 불량한 학생인데
하루이치가 뒤에서 험담을 한다고 고자질했고,
하루이치는 저항했지만 여동생에게 손을 대자 자신에게 그 화살을 돌립니다.
그래서 류지는 내게 매달 돈을 가져오라고 하고,
때리고, 실신 게임을 하는 등 갖고 놉니다.
이제 생을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했던 그때,
피에로 페니가 나타나 나를 도와줍니다.
도시 전설 속에 등장하는 S의 아버지 가자미는 자살하던 날
음성사서함에 녹음된 아들의 목소리에 아직도 괴로워합니다.
아들이 죽고 난 후, 아내는 학교폭력을 밝히려고 애를 썼지만,
학교와 학교 친구들은 전부 입을 다물고,
사례금을 받고 누군가를 말한 학생들도 착각했다고 말합니다.
어디서도 증거를 찾을 수 없었던 아내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라이프세이브 모임은 학교폭력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
현재 폭력을 당하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만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로
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하면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게시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같은 현에 산다는 소년 닉네임 '하기노'를 만나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하기노는 일 년 전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상대가 케이크 가게의 아들 N.N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 N.N이 자신의 아들을 괴롭힌 사람과 동일인이라 확신하고
만나 중학교 졸업앨범에 실린 N.N을 보여주니 맞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들은 세상을 등졌는데
녀석은 여전하고 아무것도 느낀 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가자미,
어쩌면 인간은 갱생할 수 있다고 믿었던 믿음이 부서진 순간이었습니다.
학교폭력의 주모자를 찾아 이들을 처단하고,
그들이 괴롭힌 이들도 구원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니와 도키타는 류지를 죽일 살인 계획을 세우는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계획은 성공할지,
가자미는 학교폭력의 주모자를 찾아 처단할지,
<죄인이 기도할 때>에서 확인하세요.
폭력의 피해자는 누구에게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것도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요.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거라고 쉽게 말하지만,
학교폭력의 가해자는 자신의 어린 나이를 이용해
출소하면 피해자 가족들에게 복수할 거라는 협박을 합니다.
그런 말을 듣고 어떻게 용기를 내서 도와달라고 할 수 있나요.
이렇게 사람을 옴짝달싹할 수도 없게 만들어놓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때리고, 돈을 받고, 자신의 일에 이용하는 가해자들.
이 가해자들이 어른이 되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될까요.
그리고 이 가해자들이 가해자가 되는 과정에는 아동학대라는 또 다른 죄가 있습니다.
'소중한 것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인간으로 있을 수 있는 것은
소중한 사람이나 자신이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사라지면 도덕이나 윤리 개념이 사라지고
인간은 아주 쉽게 괴물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괴물이 된 가해자들은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 또 죄를 저지릅니다.
피해자들도 증오가 싹트고, 이럴 바엔 가해자를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고 생각하는데, 증오라는 무기가 가해자들을 베도 되는 것일까요.
<죄인이 기도할 때>를 읽으며
진짜 죄인은 누구인지에 대해 여러 번 생각이 바뀌게 됩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