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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탐하다 - 도시에 담긴 사람·시간·일상·자연의 풍경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이들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동문으로,
1999년부터 함께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혹은 중심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 '가온'을 붙여
가온건축을 추구하는 저자는 가장 편안하고, 인간답고,
자연과 어우러진 집을 궁리하고자 옛집을 찾아가고, 골목을 거닐고, 도시를 산책합니다.
그 여정에서 <공간을 탐하다>를 썼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사람을 담는 도시의 공간으로 서울역, 헌법재판소, 광화문광장,
국회의사당, 캠퍼스를 소개합니다.
그중 처음에 등장한 서울역에 저도 추억이 있습니다.
어릴 적 서울로 이사 간 이모집을 기차를 타고 방학마다 찾아갔습니다.
그때마다 서울역을 만났습니다.
예전 서울역을 이용하다가 결혼하고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다시 찾아간 서울역은 정말 싹 바꿨더라고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예매하는 곳과 의자만 있던 예전 서울역만 생각하다가,
편의시설이 가득 있는 새로운 서울역을 보니 예쁘고 편리했습니다.
2011년 원형 복원 공사를 마친 후 나란히 있는 서울역을 보니
옛 추억도 생각나고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경성역으로 준공되어 지금까지 우리 곁에 머무른 서울역, 이젠 추억과 문화로 머뭅니다.
시간을 담는 기억의 공간으로 철원 노동당사, 덕수궁 정관헌,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산 카탈도 공동묘지, 발스 온천을 보여줍니다.
그중 서태지와 연관이 있는 철원 노동당사는
'발해를 꿈꾸며'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입니다.
뮤직비디오의 화면에서도 멋스럽다고 느꼈는데 그곳이 2002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지금은 보존을 위해 외관만 볼 수 있습니다.
내부는 전부 허물어지고 껍데기만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며
철원이라는 지역과 뗄 수 없는 북한과 통일, 이런 현실이 함께 오버랩됩니다.

일상을 담는 놀이의 공간으로 서점, 골목, 클럽, 홍대 앞과 낙원상가,
서울로 7017이 나오는데, 책을 좋아하는 전 서점에 관심이 갔습니다.
가격적인 면에서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지만 동네 책방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에 아쉽습니다.
특히 헌책방은 더더욱 사라지고, 체인점 형태의 중고서점만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서점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독특한 성격의 '독립 서점'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도 있어서 한곳을 가봤는데 그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책과 상품들이 있어서 다시 찾는 매력을 주었습니다.
이제 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보고 싶은 책이 있고,
책을 느끼고,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자연을 담는 휴식의 공간으로 아미티스 가든, 선유도공원, 미린암과 줘정원,
데시마 미술관, 고안을 제시합니다.
서울에 있는 선유도공원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요즘 빈번히 사용하고 있는 도시 재생을 꼬집으며
과거의 것을 낡은 것이나 바꾸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의 생각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하지만 2002년 개장한 선유도공원은 도시 재생 사업을 잘 살린 사례입니다.
기존 정수장의 껍질을 그대로 살린 것이 전부라 산책로를 걷다 보면
고대의 유적지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도시 재생이란 역사와 삶의 흔적이 담긴 시간을 지켜내는 것이 핵심임을 알게 합니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건축은 문화가 아니라 산업이며 재산 증식의 수단입니다.
외국의 유명한 건축물은 시간과 돈을 들여 일부러 보러 가지만
우리나라의 건축은 다른 의미입니다.
어떤 기호나 취향이나 스타일이 아닌 환금성이 건축의 존재 가치로 결정되고 있습니다.
그런 현상에 저자는 자신들을 매혹시키는 장소에서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공간을 탐하다>로 엮었습니다.
개개인의 기억이 모여 역사가 되고 도시가 된다는 관점에서
진정한 건축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