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미스터리 2022.봄호 - 73호
공원국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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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소설 작가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그동안 해온 <계간 미스터리>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미스터리라는 단일 잡지가 이렇게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미스터리가 한국출판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자리를 차지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20년이 되었다니 이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습니다. 

이번 2022년 봄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보겠습니다.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한국 추리소설의 현재를 담았습니다. 

서미애 작가는 1994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 부문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으로 당선되며 

장르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작으로 "잘 자요 엄마",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반가운 살인자" 등이 있으며 

"인형의 정원"으로 2009년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장편 "잘 자요 엄마"는 미국, 프랑스 등 16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단편 "그녀의 취미생활"이 곧 영화화될 예정입니다. 

서미애 작가가 벨기에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한국문학주간에 초청을 받아 

2021년 11월 프랑스와 벨기에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켜 한류를 많이 체감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인 '지베르 조제프 파리 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한국 작가들의 책이 있는 판매대가 있습니다. 

한국 추리작가를 얼마나 보러 올까 걱정했으나 

관객은 한 장면,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집중했으며, 

한국 문화와 한국 문학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장르 전문 서점인 '저수지의 책들'의 쇼윈도에 

작가가 출간한 책 2권이 가득 진열되었고, 

다른 쪽에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북토크를 마치고, 다른 서점 행사장과 브뤼셀 왕립도서관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작가는 세계에서 한국소설의 위상을 느꼈고 

한국 드라마, 영화, 소설을 원하는 바람을 경험했답니다. 

이제 그 바람을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만 하면 되니 

앞으로 한국작가들의 많은 작품들을 기대하겠습니다.


드라마 방영 중인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를 기획한 

김미주 기획프로듀서와의 서면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2018년 "악의 해석자"라는 제목의 원작을 처음 접해 

드라마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설이나 작가와 함께 

대본 각색 작업을 진행 후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범죄자의 잔인한 행동에 초점을 맞춘 장르 드라마에 비해 

이 드라마는 프로파일러 성장 스토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며 

기획 방향이 틀린 답안이 아니라 다른 답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미국 하드보일드 장르의 배경과 과정, 

대실 해밋과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필름 누아르 영화 장르도 함께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영화인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도 누아르 무비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하드보일드 장르는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선호되는 미스터리 하위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에선 누아르 장르가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적으로 갱신될 하드보일드와 누아르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문학평론가 박인성 님은 믿습니다.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당선작 '바그다드'와 당선자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작가 최필원은 장르소설 기획자와 번역가로 더 알려진 분입니다. 

책세상의 '메피스토 시리즈', 비채의 '모중석 스릴러 클럽', 

시작의 '메두사 컬렉션', 에버리치홀딩스의 '이스케이프 시리즈', 

오픈사우스의 '버티고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중에 알리고 싶은 장르소설이 무엇인지, 

신인상 당선작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어떠한지, 

네이버카페 '러니의 스릴러 월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의 답이 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분을 처음 접했고, 

그가 기획한 시리즈를 읽을 리스트에 적어 한 권씩 읽어보려고 합니다. 

덕분에 당선작과 좋은 작품을 알게 되었습니다.


황세연 님의 "긴급 수사"가 마지막 5쪽에 있습니다. 

범인은 누구인지, 주거지와 직업 등을 추리해 보고, 

이에 대한 정답과 해설은 QR 코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미스터리 잡지의 묘미입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의 추리문학과 특집 단편, 소설가 황세연 읽는 법, 

신인상 수상작, 단편 소설, 드라마 인터뷰,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기획, 

신화인류학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 특수 설정에 관한 에세이, 

작가의 이야기, 신간 미스터리 소설의 한줄평, 트릭의 재구성까지 

다양한 글이 <계간 미스터리 2022 봄호>에 있습니다. 

미스터리 글과 인터뷰도 있고,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 

미스터리 작가 이야기 등 미스터리란 카테고리에 들어갈 만한 것들이 

옹골차게 들어있어서 읽는 내내 미스터리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지만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못 읽은 책들이 너무 많아 이 잡지를 읽고 앞으로 읽을 목록만 엄청 늘어났습니다. 

거기에 신간 책들의 한줄평을 읽었더니 읽을 목록이 추가되는 건 당연한 일이죠. 

당분간, 아니 더 오랫동안 미스터리에 빠져 읽을 예정입니다. 

휴간 없이 20년을 이어져온 <계간 미스터리>, 앞으로의 30년, 40년, 50년을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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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재능
고도 토키오 지음, 한은미 옮김 / 도토리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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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일본 오카야먀 현에서 출생하고 추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미국 공인 회계사인 저자는 도쿄의 회계사무소에서 

기업의 세무 및 회계 지원 업무에 종사했습니다. 

2006년 주식회사를 설립해 현재는 부동산 투자 컨설팅을 하며 

커리어 플랜, 자산운용에 관한 세미나와 강연을 하며 

기업연수, 집필 등에도 열정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서로 "33세에 자산 3억 엔을 만드는 방법", "현실적 낙천주의자", 

"우리 아이 부자 체질 만드는 엄마의 사소한 행동" ,"시간관리 스킬", 

"부의 추월차선" 등이 있습니다. 

재테크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쓴 <돈의 재능>을 보겠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돈의 재능이란, '돈을 모으는 재능', 

'정보 분석을 통해 돈을 관리하는 재능', '자산을 증식하는 재능', 

'돈을 쓰는 재능', '돈을 버는 재능'의 다섯 가지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낭비는커녕, 절약하는데도 돈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경비를 구분하지 않고 돈을 지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꼭 필요한 지출인 '필요경비', 지출하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 되는 '유용한 경비', 

본인도 모르게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되는' 숨은 낭비 경비'의 세 가지입니다. 

돈을 모으는 재능이란 목적 없는 무조건적 절약과는 달리 

'저비용으로 만족도 높은 선택'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시급을 알아두고, 상여금이 없는 것처럼 생활하며, 

저비용 생활을 경험해 보고, 고정 비용의 변동비를 고려해야 합니다.


세상에 정보는 넘쳐나게 많지만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제한된 정보 속에서 얼마나 힌트를 끌어내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즉 가설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도니다' 식의 한 수 앞뿐 아니라, 

장기나 체스를 둘 때처럼 '그러면 이렇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식으로 

열 수 앞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주 앞을 내다보는 훈련을 하다 보면 

앞으로의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한 통찰력이 

100% 적중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생기게 됩니다. 

'무조건 돈을 벌고 싶다'보다 '돈의 효용성을 가장 잘 높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생활 설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먼저 자신이 어떤 삶의 방식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금융상품 투자에서 승리하는 법, 금융상품으로 자산 증식하기,

 부동산 투자로 자산 증식하기를 알려줍니다.


돈을 쓴다면 모름지기 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 지출이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나는 어떤 가치에 돈을 쓰고 있는가?'를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때그때 생각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일류 체험에 돈을 쓰고, 최고급 호텔에서 차를 마셔보며 

자신을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계기로 삼고, 남을 돈 벌게 해주면 나도 돈을 법니다.


앞으로 돈을 버는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은 이렇습니다. 

직접 비즈니스 모델의 모든 것을 구축해서 돈을 버는 

슈퍼제너럴리스트(super-generalist)의 시대가 오게 된답니다. 

즉 마케팅과 세일즈를 비롯해 기획이나 카피 제작, 인재 모집과 

육성 등의 멀티 롤(multi roll, 복수의 역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인재를 말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한 가지 스킬을 철저히 마스터한 후 주변 분야를 확장시킵니다.




돈이 만능인 현대 사회에서 돈은 가장 큰 도구가 되었습니다. 

돈을 순환시키는 경제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지키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루어내는 등 

인생의 운전대를 직접 잡기 위해서는 '돈을 모으는 재능', 

'정보 분석을 통해 돈을 관리하는 재능', '자산을 증식하는 재능', 

'돈을 쓰는 재능', '돈을 버는 재능' 이 다섯 가지의 능력, 

즉 '돈의 재능'을 갈고닦을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하루라도 연봉이 3천만 원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3억 원인 사람도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차이는 '사고방식'과 '행동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연봉을 3억 원 받고 싶다면 

연봉 3천만 원 받는 사람이 하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연봉 3억 원을 받는 사람이 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자신을 전환시켜야 합니다. 

즉 '지금까지 무엇을 해 왔나?'에서 벗어나,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3년 후, 혹은 5년 후 자신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의식해야 합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이 시기를 어떻게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또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기회를 찾아 낼지에 대한 지혜와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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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특서 청소년문학 26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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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 2016 청소년이 뽑은 청문상 등을 수상한 저자는 판타지 소설 "시간을 담는 여자"와 청소년 소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치타 소녀와 좀비 소년", 동화 "표그가 달린다"를 썼습니다.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봇과 아이의 우정을 그린 <팬이>를 보겠습니다.



로봇 엔지니어 고정준이 아인사와 계약하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5089번째 로봇인 '로봇-5089'는 인간의 표정을 가진 마지막 로봇입니다. 그 로봇은 작곡가로 자신이 만든 수많은 노래를 히트시켰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AI 임을 알게 되자 거부했고, 아인사 회장은 정준에게 이 로봇을 리셋하던지, 폐기하던지 선택하라고 요구합니다.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경우 꿈을 꾸는 몇몇 아인12의 오류를 고치지 못한 채 해고된다고요. 정준은 새로운 모델 아인15가 공식 출시하는 3개월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약속합니다. 로봇-5089는 정준에게 자신을 '팬이'라고 불러달라고 요구합니다. 로봇이 스스로 이름을 짓는 것부터 이상한 행동입니다. 정준은 로봇에게 자발적 리셋을 하라고 설득하지만, 팬이는 18년 동안 지내면서 입력한 모든 것들이 들어 있는 칩을 바꾸면 사람들의 기억이라는 것에 해당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이고 자신은 영혼이라고 부르는 것이 없어진다며 이를 거부합니다.


자발적 동의 없이 강제로 리셋하면 회로에 오류가 생겨서 민간인이 피해를 입은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발적 리셋을 원하지 않는 로봇은 폐기가 됩니다. 그렇기에 로봇 심리학자의 결정으로 문제 로봇들이 자발적 리셋을 할지 파기를 할지 결정합니다. 그렇게 로봇 심리학자 수잔은 아인12의 몽유병 문제 때문에 왔고, 팬이의 문제도 함께 살핍니다.


학교에서 키가 작은 건 지동원뿐이 아니었지만, 신체, 성격, 조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지는 아이는 드물었습니다. 그렇게 맞춤으로 선택된 한 명이 '장난'의 대상이 되었고, 반 아이들은 동원을 구석으로 몰아서 매일매일 괴롭혔고, 그날도 그랬습니다. 동원은 사방이 조여오자 들고 있던 긴 우산으로 아이들을 공격했고, 교장실에 간 사람들은 동원을 둘러싸고 왜 때린 거냐고 매섭게 몰아쳤습니다. 동원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지우기 위해 로봇이 되었고, 로봇의 3원칙만 반복해서 말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아이라며 프레임을 씌웠고,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동원의 엄마는 괴롭힌 아이들에게 복수하려고 겁을 주었으나 자신이 아이가 당할 때는 세 시간 동안 오지 않았던 선생이 지금은 단 3분 만에 달려와 그녀는 체포됩니다. 엄마는 사회봉사 30시간을 받았고, 이번 일은 동운에게 비밀로 합니다. 동운이 스스로 로봇이라고 주장했고 밥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로봇 심리학자를 만나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겨우 만나게 된 로봇 심리학자 수젼에게 워리는 리셋해 달라고 말합니다.


수젼은 함께 자발적 리셋을 받자고 로봇-5089를 설득해야만 해준다고 조건을 답니다. 워리는 팬이를 만났고 리셋을 받지 않는 이유를 물어봅니다. 팬이는 예술을 하고 싶을 뿐인데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말합니다. 둘은 도서관 공원에서 행위예술가를 만났고, 그 행위예술가 위술은 예술은 고통이라고 말합니다. 이제까지 예술은 보고 듣고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는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했던 팬이는 충격을 받습니다.


예술을 하고 싶은 팬이와 감정을 느끼지 않고 싶어 로봇이 된 워리, 고통스러운 예술을 하는 위술, 이들의 조합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팬이>에서 확인하세요.




현실이 힘들어 차라리 고통을 느끼지 않는 로봇이 된 소년과 예술을 하고 싶어서 자발적 리셋을 거부하는 로봇, 이 둘은 만납니다.


예술은 아름답고 행복한 거라고만 생각했던 로봇은 예술이 고통이라는 행위예술가를 만납니다. 자신은 예술을 하고 싶은 것뿐인데 사람들은 자신만이 남은 영역인 예술마저 로봇이 한다는 생각에 이를 격렬히 반대합니다. 이 로봇은 예술을 계속하면 사라져야 합니다.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소년은 로봇 워리로 모든 것을 거부한 채 리셋되기만을 소망합니다. 이 모든 것이 리셋으로 없앨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인간이기에 고통을 느낍니다. 로봇은 고통을 느끼지 않습니다. 로봇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 건 로봇을 위한 게 아닙니다, 인간들을 위한 것이죠. 더 많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더 오래 하기 위해서 고통을 느끼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로봇은 고통을 느낄지 말지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선택이라는 것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입니다. 소년은 로봇을 만나 많은 것을 경험하고 생각합니다. 로봇도 소년을 만나 많은 것을 경험하고 생각합니다.


아이만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른도 부족하고 실수합니다. 그렇게 여러 가지를 경험하며 성장합니다. 그렇게 성장하며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됩니다. <팬이>를 통해 힘든 일이 있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볼 수 있습니다. 소년과 로봇이 어떻게 자라고 변할지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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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 교실 - 젠더가 금지된 학교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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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일본 지바 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저자는 대학 재학 시절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데뷔 후에도 편의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2003년 "수유"로 제46회 군조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 등단했고, 2009년 "은색의 노래"로 제31회 노마문예신인상을, 2013년 "적의를 담아 애정을 고백하는 법"으로 제26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2016년 "편의점 인간"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최신작 <무성 교실>을 보겠습니다.



지가사키 리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텔레비전에서 '마법쇼녀 큐티 프린세스'가 방영되자 친구 레이코와 마법소녀가 되어 학교와 동네를 지키는 마법소녀 콤비 활동을 했습니다. 둘은 열정적으로 마법소녀가 되었고 소소하게 활동했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레이코의 부모님이 시험 성적이 떨어지자 프린세스 물품을 모두 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필사적으로 사수한 변신 콤팩트를 교정에 묻으며 리나에게 언젠가 이 콤팩트를 찾으로 올거라며 혼자 싸워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후 관심은 패션, 화장, 뜨개질 연습 등 새로운 놀이에 빠졌고 시간이 지났지만 리나는 미라클 리나를 그만둘 계기를 찾지 못해 36살이 되었습니다. 자신도 진짜 마법사가 아닌 걸 알지만, 스트레스가 가득한 나날을 귀여운 망상으로 각색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레이코가 폭력적인 남자친구 마사시를 피해 리나에게 오고 같이 지냅니다. 마사시가 리나의 집에 와서 용서를 구했고 그 모습을 보는 레이코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리나는 마시시에게 마법소녀 놀이를 2주 동안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미라클 리나와 2대 매지컬 레이미의 순찰은 시작됩니다.


초등학교 때 잘생긴 얼굴에 운동을 잘해 많은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차지한 하야카와, 우치야마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푹 빠져 혼자서 좋아했고 중학교에 가서도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변함없었습니다. 자신만의 환상으로 하야카와를 각색했고, 실제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었지만 현실의 연애는 환상과 달라 결국 헤어졌습니다. 대학교에 가서 하야카와와 다시 만났고, 두 번째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첫사랑을 소멸하기 위해 그를 감금하기로 결심하고 계획에 옮겼습니다.


학교 밖에서는 자유지만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성별이 금지되어 어느 쪽도 아닌 성으로 생활해야 합니다. 모두 비슷한 쇼트커트에 화장도 귀걸이도 금지돼 있고, 트랜스셔츠를 입어 성을 감춥니다. 이름도 남성, 여성이 드러나지 않는 중성의 이름으로 바꿔야 합니다. 중학교 1학년 즈음까지는 가슴을 싸매고 같은 헤어스타일을 하면 성별을 잘 구분할 수 없었지만, 변성기가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변하니 성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됩니다. 고등학생인 우리도 같은 교복을 입었지만, 몸과 키, 목소리, 목울대, 부드러운 팔의 곡선 같은 신체적 특징이 오히려 부각되는 바람에 말만 하지 않을 뿐 사실상 어느 성별인지 아는 상태에서 생활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겉보기에 성별이 모호한 친구도 있습니다. 유토인 나는 세나에게 마음이 있는데 세나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습니다. 유키에 집에 놀러 간 날 유키는 가까운 미래에 성별 폐지 법안이 의회에 제출될 거라며 중성으로 살아갈 거라고 말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자기 성별을 선택할 수 없어서 성별을 없애는 수술을 받는 사람들도 이미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나,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년 동안 친정엄마의 수술로 간병과 친정을 오가며 돌보다가 친정엄마가 퇴원하면서 그만 와도 된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할 일을 잃어버린 마코토, 남편의 권유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같이 일을 하는 대학생 다카오카와 유키자키는 무례한 손님을 대할 때 화를 내지 않고 시종일관 웃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며 말하면서 화가 나지 않냐고 물어봅니다. 그러자 분노가 뭐냐며 사전적인 의미는 알지만 느껴 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이 일을 남편에게 말했더니 분노란 감정이 청년들에게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고 합니다. 그게 말이 되냐고 했더니, 남편은 옮는 것처럼 자신도 슬프다는 감정은 느껴도 분노한 적은 잘 없다고 합니다. 마코토는 분노도 중요한 감정인데 이것이 없어지는 게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으로 망상을 선택해 변신하는 '마루노우치 선의 마법소녀'는 그 망상이 침범당했을 때를 이야기합니다. 남자친구가 돈을 안 갚아도, 물건을 던져도, 소리를 지르고, 휴대전화를 검사해도 헤어지지 못했던 친구가 용서할 수 없었던 그 한 가지 때문에 결국 헤어집니다.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첫사랑을 환상 속의 이미지로 만들어 계속 간직하며 어른이 된 그녀는 '비밀의 화원'처럼 그의 실체를 마주해 첫사랑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합니다. 성차별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젠더를 금지한 학교에서 도리어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여학생의 이야기를 담은 '무성 교실'. 결국 허락된 자유는 사랑뿐임을 알고 성별을 알지 못했도 상관하지 않고 그 사람 자체를 봅니다. 같은 감정을 공유하며 공감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분노란 감정을 잃어가는 세상에서 소속된 집단에 맞춰 모방하고, 전염하고, 변용하지 못해 절망하는 자신을 그린 '변용'.감정은 인간이 느끼는 것이라 믿었는데 그것이 전부 계획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네 가지 이야기가 담긴 <무성 교실>은 의심해 본 적 없어서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상에 의문을 남기고 그 의문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킵니다. 만약 이 이야기가 그리는 세계가 전부 현실이 된다면 난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서서히 다가오는 섬뜩한 존재를 본 것처럼 공포를 느낍니다. 무엇이 과연 정상일까를 생각하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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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 지음, 곽세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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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와세다대학 문화구상학부를 졸업했습니다. 2009년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제22회 소설스바루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2012년 동명의 작품이 영화화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2013년 소설 "누구"로 제148회 나오키상을 수상했습니다. 젊음을 대표하는 소설가가 쓴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를 보겠습니다.



현재입니다. 낮 근무, 심야 근무, 준야근, 휴일의 4일을 한 묶음으로 사는 간호사 유리코는 매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냅니다. 10살 아래 남동생 쇼타가 학교도 안 가고 방에만 있음을 알지만 일에 치여 신경을 쓰지 못하다가, 쇼타의 절친이 전학 가서 우울해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휴일에 쇼타를 데리고 자신의 근무처인 병원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지인의 아파트에서 넘어져 치명적인 머리 부위를 다쳐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고 있는 미나미 도모야가 누워있는 병실에 갑니다. 도모야가 이 병원으로 오고 난 후 그의 단짝 친구 호리키타 유스케가 매일 평일 낮에 병문안을 옵니다. 유리코는 쇼타에게 유스케를 인사시키며 친구와 놀 수 없게 돼버렸지만 이렇게 활기차게 지낸다고 말합니다. 쇼타는 유스케에게 외롭지 않냐고, 슬프지 않냐고 물어봅니다. 그에 유스케는 오늘이 친구가 다시 눈뜨기 전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하지요. 내일은 반드시 소중한 친구를 만날 거라며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면서 한 번에 하루씩 살아내는 거라고요. 그러면 쇼타의 절친 같은 친구를 꼭 만날 수 있다고요.


자주 전학을 다니는 가즈히로는 이곳 홋카이도로 왔습니다. 완전히 낯선 풍경, 날씨에 적응하기도 힘든데, 전학 첫날은 어색한 일 투성입니다. 다행히 도모야의 도움으로 수업 준비를 마치고, 집 가는 길이 비슷한 유스케까지 친해져 삼총사가 됩니다. '제국의 법칙'이라는 주간지에 연재 중인 소년 만화를 셋 다 좋아해서 더욱 친해졌고, 극장판이 개봉되어 같이 보러 가기도 했습니다. 6학년이 되어 6학년만 할 수 있는 운동회 종목인 단체체조가 안전을 이유로 폐지되고, 장대눕히기도 논의 중이라는 말에 큰 키에 운동, 공부까지 뭐든 1등을 차지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유스케는 화가 납니다. 장대눕히기 연습을 못하고 다른 반과 축구시합을 하는데 유스케는 다른 반이 된 도모야가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며 달려듭니다. 도모야는 천성이 그럴 아이가 아니고, 그건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유스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1등부터 30등까지 과목별 등수가 학년별로 게시되었는데 이제 등수 제도 폐지로 인해 시험뿐만 아니라 학교 활동이나 행사에도 등수 매기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체육대회에서 승패를 결정짓지 않게 되었고, 합창대회에서 그랑프리 투표가 없어졌습니다. 큰 키에 낮은 목소리, 그림자가 질 정도로 선명한 근육, 큰 발소리, 거친 말투의 유스케는 가만히 있어도 튀는 타입인데다가 머리도 좋아서 명단에 자주 올라갔습니다. 그는 등수 공개를 그만두기로 설명하는 선생님의 말에 반발하며 경쟁 상대가 있어야 공부할 의욕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아야나와 레이카, 도모야는 동아리 활동으로 수영부이고, 중3 선배들이 나가고 도모야는 차기 부장이 될 예정입니다. 레이카는 유스케에게 마을 축제날 고백한다며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아야나에게 부탁합니다. 아야나와 도모야는 자리를 비켜주고 아야나 역시 도모야에게 마음을 고백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눈이 아파 콘택트렌즈를 뺍니다. 도모야라면 자신의 맨눈을 봐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푸른 눈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고백하려고 하는데 도모야가 이를 막습니다.


'반경 5미터의 세상을 바꾸기 위한 홋카이도 젊은이들의 스페셜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노숙자들을 돕는 하타노 메구미와 한국인 유학생 이민준, 홋카이도대학의 전통인 징파를 부활시키자는 호리키타 유스케, 프라스타일 스키 전 챔피언이 전하는 겨울스포츠의 매력, 음악에 이야기를 얹어 사람들에게 전하는 레이브를 하자는 안도 요시키가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던 야오야마와 요시키가 학교 축제 때 유학생 존에서 레이브를 했더니 중국인과 한국인들이 랩과 노래로 센카쿠 제도와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외쳤습니다. 그걸 보고 정치 이야기를 음악에 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주 전하고 싶은 테마나 사회에 던지고 싶은 질문들로 활동하게 되었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사람들의 관심을 보이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요시키는 유스케의 친구인 도모야가 관심 없는 것을 보고 한마디 합니다. 그러자 도모야는 둘을 가르는 선이 있다고 치면 그 선에서 오른쪽으로 1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는 사람도 있고, 1밀리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나누다 보니 통째로 쫙 갈라져버린다고 합니다. 실은 어느 쪽이든 모두가 조금씩 반대 성향도 갖고 있을 텐데, 단지 한쪽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커다란 집단 속에 구분돼버린다면서요. 자꾸만 이렇게 선을 긋다 보면 그 한가운데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며 자신은 그런 집단 속의 한가운데 부분, 그라데이션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는 '나선 프로젝트'라는 기획에서 탄생했고, 각 장르에서 활약하는 소설가들이 참여해 총 여덟 권의 장편소설이 출판됩니다. 이 프로젝트엔 두 가지 룰이 있는데 첫 번째 룰은 작품 테마가 '대립'이라는 점입니다. 나선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모든 작품에는 산족과 바다족이라는 부족이 등장합니다. 두 부족에는 신체적 특징이 있으며 이들 부족의 역사가 전 작품에 걸쳐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책도 그 가운데 한 권에 들어가는 소설입니다. 두 번째 룰은 모든 작품이 다른 시대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일본의 '헤이세이 시대(서력 1989년~2019년)'만이 갖는 대립을 산족과 바다족이라는 모티브를 이용해 집필했습니다. 이 헤이세이 시대는 '유토리 교육'을 받은 세대입니다. 경쟁보다 자신의 개성을 소중히 여기자는 풍조로 넘버원보다 '온리원'을 강조했지요. 유스케는 세상엔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유형으로 매일이 저절로 흘러간답니다. 두 번째는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유형으로 그냥 사는 맛을 느낀답니다. 세 번째는 살아가는 이유가 없는 유형으로 그저 숨쉬기에 살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그 세 번째 인간이 되기 싫어서 뭔가에 목숨을 걸고 살아가려고 했다고요. 죽을 때까지 역할이 필요해 '살아도 되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요. 이전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경쟁을 강조하지 않아 편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헤이세이 시대의 아이들이 왜 전 시대의 사람들보다 더 힘들어할까요. 보면 좋은 것처럼 보여도 개성이나 나다움의 정체를 아무도 모르고 알려주지 않아 이 세대가 느끼는 정체성 상실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 정체성이 찾지 못해 이 사회에서 의미가 없다거나 가치가 없다는 마음에 어떤 이들은 자멸합니다. 그런 자멸에 이르기 전에, '나의 쓸모'는 무엇인지, 내가 꼭 사회에 쓸모가 있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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