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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은 끝! - 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폴커 키츠 지음, 신동화 옮김 / 판미동 / 2019년 12월
평점 :

'일'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보통 지루하고, 힘들고, 하기 싫은 기분이 많이 들 겁니다.
간혹 하고 싶고,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긴 할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이 힘들게 느끼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월요병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힘든 이유는 일 때문이 아니라 일에 대한 '거짓말' 때문이랍니다.
<오늘 일은 끝!>에서 들려주는 일에 대한 민낯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엄밀히 말해 '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일하는 것'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일하는 게 좋다는 사람은 일을 가졌다는 사실을 좋아할 뿐이래요.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하루 중 다양한 시간대에
지금 이 순간 기분이 어떤지 질문을 던졌답니다.
그랬더니 친구들과 있을 때,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을 때,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을 때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일할 때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일은 좋아하는데, 왜 일하기는 좋아하지 않는 걸까요?
저자는 이 의문에 답을 하기 위해 알아보았어요.
일은 우리 머릿속에 관념으로, 이상으로 존재합니다.
현실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우리는 어쩌지 못하고 괴로워합니다.
우리는 관념으로서의 일은 좋아하지만 막상 일을 직접 하는 건 질색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실을 이상에 맞춰야' 합니다.
성경아니 그리스 역사에 의하면 일하지 않는 것이 이상적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 즐겼고, 사색하고 배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은 하나님에게 벌을 받거나, 노예와 천민에게 맡겨 두었어요.
중세 수도승은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죄를 회개했습니다.
16세기 루터는 일을 '직업'이라 부르며, 신 앞의 인간을 규정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비로소 '일'은 하나의 개념이 되고 현대로 갈수록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일은 사회에서 우리의 자리를 지정해 주고, 사회는 우리를 이용해 무언가를 합니다.
일은 우리에게 일과를 부여하고, 우리를 집에서 나와 타인과 접촉하게 합니다.
일을 원하지만 일이 없는 자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심각한 병에 거릴 수 있습니다.
일을 잃는다는 것은 파트너를 잃는 것처럼 삶을 파괴하는 트라우마적 사건이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에 관한 7가지 이야기,
'열정을 불태우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한다',
'자유롭게 무언가 만들어 낸다', '일에서 내 삶의 의미를 찾는다',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 '나는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가 어떻게 거짓말인지 <오늘 일은 끝!>에서 파헤칩니다.

어느 병원에 춤을 추며 환자들을 웃게 하고, 환자들이 검사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안내원 역할을 하는 청소부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춤을 추는 몇몇 청소부가 없더라도 병원은 잘 운영되겠죠.
분위기는 덜 생기발랄할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오직' 자기 일인 청소만 하는 다수의 청소부가 없다면
이 병원은 며칠을 못 버틸 것입니다.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고 병원을 돌아가게 하는 것은 춤추는 청소부가 아니라
청소하는 청소부입니다.
자신의 통상적 업무를 통상적으로 처리하는 일반적인 사람들 말입니다.
이 사람들이 매일 차이를 만들어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몇몇 수평적 사고의 소유자가 아니라
매일 수직적 사고를 하고 수직적으로 행동하는 다수입니다.
비전을 선포하는 일, 뭔가 있어 보이게 연출하는 일, 획기적인 목표를 선언하는 일은
굉장해 보이는 일들이지만 모든 조직은
다수의 사람이 그런 일을 하지 않고 평범한 일을 할 때에만 돌아갑니다.
그런데 사회는 '그저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을 폄하하죠.
마땅히 할 일을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나요?
사람이 자기 일에 만족하게 하는 것은 돈입니다.
적절한 보수란, 전일제 근무를 하는 사람은 일로 먹고살아야 하며,
동일한 능력을 갖췄고 동일한 일을 수행하는 사람은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받아야 하며,
한 사람 몫의 임금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 몫의 노동력으로 일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에 대한 보상은 지금 당장 이루어져야 합니다.
공정한 사람은, 고용주로 하여금 자기 임금을 책임지게 하지
자기 인생을 책임지게 하지 않고,
약속된 범위에서 자기 인생이 아니라 자기 노동력을 제공하면 됩니다.
양심적으로 일하는 성실한 태도로요.
직장 생활에 대한 거짓말 때문에 열정, 중요성, 분주함, 도전을 연기하고
일을 하는 대신에 일을 연출합니다. 그러면 탈진과 실망만 남게 되죠.
이제 직장 생활에서의 솔직함을 통한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
책에 나온 9가지로 일하는 게 덜 힘들 것입니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일이 아니라 우리가 일에 관해 하는 거짓말이다.'라며
일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던지는 <오늘 일은 끝!>.
이제껏 일은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배우고 그렇게 알고 있었고,
아들에게도 그렇게 알려주었건만, 그게 아니라니 멘붕이 옵니다.
일이 자아실현의 수단이 되려면 나의 인생 목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에 부합하는 직업상을 타협 없이 찾아야 하며,
내 삶의 형편이 그 직업을 선택하고 수행하는 것을 허락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자아는 직업과 융합되지 않아요.
만약 자아가 일과 동일하다면 퇴근 후 나는 무엇이며, 은퇴 후 나는 무엇이고,
일자리를 잃으면 무엇이 남을까요?
그러므로 일은 사회에 의미를 가지지 내 인생에 의미를 가지진 않습니다.
내 인생의 의미는 나 스스로가 책임져야 합니다.
<오늘 일은 끝!>처럼 상큼하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완수하고 일에서 빠져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