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투쟁기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한 1500일
우춘희 지음 / 교양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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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인권 활동가이자 연구자인 저자는 

사회를 먹여 살리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 아시아여성학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사회학 박사 과정에 있고 

이주, 젠더, 농업 노동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4년 넘게 이주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을 보며 겪은 

이야기, <깻잎 투쟁기>를 보겠습니다.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 

돈을 주고 한국어를 배웠고, 빨리 취업하기 위해 여성 인력을 적게 뽑는 제조업보다, 

노동 환경은 더 열악하나 상대적으로 여성을 많이 뽑는 농업을 택했습니다. 

자격 요건인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한국 사업주의 선택을 받아 

근로계약이 체결되기를 기다렸을 것이고, 

마침내 고용하겠다는 사업주에게 연락을 받았을 것입니다. 

만약 2년 안에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다시 한국어능력시험을 보고 사업주의 연락을 기다려야 합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16개국에서 온 5만 8천 명의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입니다. 

저자는 2018년부터 경기도, 충청도, 경상남도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 특히 농업 이주노동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기숙사는 마을과 떨어져 그들이 일하는 농지 바로 옆에 지어진 가설건축물입니다. 

그 형태는 비닐하우스 안에 옅은 노란색의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것이거나 컨테이너인 경우가 많습니다. 

햇빛도 제대로 들지 않고 환기도 전혀 되지 않았으며 

집 안 곳곳에 온갖 벌레가 우글거립니다. 

이런 기숙사 안에는 화장실에 대부분 없어 

집 밖으로 나가 근처 간이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집은 잠금장치가 아예 없거나 허술한 곳이 많습니다. 

어떤 기숙사는 왕복 2차선 도로 옆에 있는 네다섯 평의 컨테이너고, 

콘크리트 농수로 위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화재를 비롯한 재난에 취약합니다. 

2017년 이전에 정부는 고용주에게 알아서 기숙사비를 걷으라고 했습니다. 

기숙사비를 받지 않는 고용주도 있지만 

한 사람당 30만 원씩 받는 고용주도 있습니다. 

어떤 고용주는 하루 10시간씩 일을 시키고서 

8시간에 해당하는 최저 임금을 주고 

나머지 2시간 일한 것은 기숙사비로 제했습니다. 

이주인권단체들은 기숙사비 과잉 책정에 대해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고 

2017년 2월 고용노동부에서 지침을 만들었습니다. 

'숙식비 징수 상한선'을 만들어 과도한 숙식비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이 지침이 시행되자 기존에 기숙사비를 받지 않던 고용주까지 

기숙사비를 최대로 받지 시작했습니다. 상한선이 기존선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많은 고용주가 임금 체불을 하고도 

'불법' 체류 신분을 만들겠다고 소리치며 노동자를 협박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행여 잘못되어 곧바로 추방당할까 봐, 

그래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릴까 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 참으며 전전긍긍했습니다. 

직장을 옮길 수 있는 권한이 노동자가 아니라 고용주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취업 기간(4년 10개월) 중 

사업장 변경이 없으면 '성실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주와 이주노동자가 재고용에 서로 동의해 사업주가 당국에 요청하면, 

이주노동자는 본국으로 돌아가 3개월 이상 머물다가 

다시 한국에 입국해 최대 4년 10개월 더 일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잘 이용하면 이주노동자는 최대 9년 8개월을 한국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많은 고용주가 성실근로자로 다시 데려오겠다고 약속하면서 

고용 기간 내내 이주노동자들을 옭아맵니다.


농업 분야는 대부분 계절의 영향을 받습니다. 

농번기에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농한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 한 배추 농가는 

여름에 한두 달 쉬기에 상용 노동자를 쓰기 어려웠습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면 

근로계약 기간 내내 임금을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주노동자들도 몇 달 쉬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돈을 벌고 돌아가야 하기에 

몇 달을 쉬면 그만큼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배추 농가는 깻잎으로 작물을 바꿉니다.

'깻잎' 농사는 1년 내내 일거리가 있는 노동집약도가 높은 일이며, 

깻잎은 단위 면적당 소득이 높아 규모가 작은 농가에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농가에서 고추, 배추 같은 작물을 재배하다가 깻잎으로 많이 바꿉니다. 

이주노동자라는 '인력'이 만들어낸 농촌의 새로운 변화입니다.


여성노동자가 성희롱하는 고용주를 신고해도 고용 센터는

 조사 기간이 아니라 제대로 된 조사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입증하기 어려운 성희롱 사건보다는 

조금 더 쉬운 임금 체불로 사업주를 신고해 마무리하자는 제안을 한답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던 김이찬 감독이 

2009년 경기도 안산에 세운 이주인권단체입니다. 

이곳에 성폭력 피해에 관해 도움을 청하는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라고 합니다. 

사장님한테 말해서 다른 농장에서 일하게 해달라고요. 

대부분의 여성 노동자들은 성폭력 문제 해결에 체념했고, 

돈을 벌지 못할까 봐 걱정합니다. 

2020년 초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지던 시기, 대부분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주의 통제 아래 거의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습니다. 

원래부터 이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 왔습니다. 

이들은 동네나 마을이 아닌, 비닐하우스 근처 기숙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데다, 

정말 가끔 시내에 장을 보러 가기 때문에 마주칠 환경 자체가 안 되었습니다. 

분명 사회 어딘가에는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이제는 외국인 없이 농사를 못 짓습니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전 세계의 농업은 이주노동자 없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고용허가제는 고용주의 동의가 있어야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 법의 폐해를 주장하는 이주노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0

 "우리는 노예가 되기 위해서 한국에 온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로서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그들이 전한 이주노동 현장은 참혹합니다. 

장시간 고된 노동을 강요하며 법으로 정한 최저 시급도 주지 않습니다. 

몇 달 치 임금을 체불하는 사례도 많았고, 노동자들이 일하는 밭 

바로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가 그들의 기숙사입니다. 

그 안에는 화장실도 없어 노동자들은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가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사업주의 언어폭력과 성폭력을 호소하는 노동자들도 많습니다. 

이 모든 일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수년째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일손이 필요한 곳에 데려다가 채우는 

'인력 수급 정책'의 대상으로만 봅니다. 

오로지 어떻게 농촌의 부족한 인력을 채울지 골몰하며, 

일하는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수요와 공급의 숫자에만 관심을 쏟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어떤 곳에서 사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일하는지,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를 받기는 하는지, 

그 실상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0

 4년이 넘게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실상을 본 저자가 쓴 

<깻잎 투쟁기>를 읽으며 우리가 쉽게 사 먹는 깻잎이 

이주노동자들의 피, 땀, 눈물로 이뤄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밥상 위의 인권을 위해서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같이 고민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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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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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눈먼 돈은 없으며, 부모도 아닌 나를 위해 누군가가 돈을 주는 일은 없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수록 사기 사건은 더 많이 벌어지는데
이런 때일수록 더욱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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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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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스테이션 일레븐"이 전미도서상, 펜;포크너 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2015년에 아서 C. 클라크 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인정받은 작가는 

대표작이 최근 HBO Max에서 시리즈물로 영상화되어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신작 영미소설 <글래스 호텔>을 보겠습니다.



폴의 아버지는 아주 어릴 때 시를 쓰는 젊은 히피와 사랑에 빠졌고 

얼마 안 돼 이복 여동생 빈센트를 임신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도 되지 않아 어머니는 폴을 데리고 카이에트를 떠났습니다. 

폴은 토론토 교외에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내면서 

여름방학에는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2년에 한 번씩 브리시티 컬럼비아를 오갔습니다. 

빈센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폴은 빈센트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이곳으로 왔지만 

실상은 전에 다니던 학교를 더는 다닐 수 없게 되어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빈센트, 할머니와 지내는데 

빈센트가 '나를 멸하라'라며 학교 유리창에 글을 썼습니다. 

늦게 가서 말리진 못했지만 그녀가 사고 치는 장면은 볼 수 있었습니다. 

빈센트, 폴, 빈센트의 친구 멀리사가 아무 말 없이 유리창에 적힌 글자에서 

산성 용액이 흘러내리는 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일은 학교에 알려졌고 며칠 정학 처분을 받습니다. 

폴은 마약 문제로 재활원에 갔다 왔고 마리화나를 피운 것이 

아버지에게 발각되어 토론토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일을 해야 해서 빈센트를 자신의 동생에게 보내기로 합니다. 

그때 빈센트는 13살이었고, 폴은 18살이었습니다. 

이후 재활원도 여러 번 드나들던 폴은 뭔지도 모르는 약을 누군가에게 주었고, 

그 약을 먹은 사람은 심장이 멎어 죽고 말았습니다. 

두려움에 도망쳐 고모로부터 독립한 빈센트를 만나러 갔습니다.


시간은 흘러 5성급 카이에트 호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빈센트와 

야간 청소 관리인으로 일하는 폴. 

카이에트 호텔은 핸드폰이 터지지 않고 아름다운 건물이지만 

이질적으로 보여 초현실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호텔 유리창에 '깨진 유리 조각을 삼켜라'라는 낙서를 썼습니다. 

호텔 직원들은 폴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폴은 해고를 당합니다. 

빈센트는 호텔의 주인인 조너선 알카이티스의 호감을 얻어 

구애를 받게 되고 이곳을 떠납니다. 

조너선 알카이티스는 금융 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의 사업은 초대형 폰지사기 범죄였고 투자한 사람들은 무너집니다. 

그리고 빈센트는 떠나고, 그는 170년 형을 선고받습니다.


그러부터 수년이 지난 후 당시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컨설턴트 리언 프레반트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옵니다. 

내용은 공해를 지나던 배의 갑판에서 한 여성이 실종되었는데 

그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것입니다.


유리창에 낙서한 범인과 사라진 여성은 누구이며, 

폴과 빈센트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글래스 호텔>에서 확인하세요.




<글래스 호텔>은 '메이도프 폰지사기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 출신의 펀드매니저 버나드 메이도프가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의 개인 투자자로부터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그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한 

금융 사기 사건입니다. 

당시 메이도프는 매년 8~10%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결국 다단계 금융 사기로 밝혀졌고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액은 650억 달러에 달합니다. 

애널리스트 해리 마코폴로스가 1999년에 이 사건에 대해 사기 의혹을 제기하고 

증권거래위원회에 제보했으나 무시당했고, 

2005년과 2007년에도 증거를 제출했으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폰지사기라는 것이 드러나 

메이도프는 2008년 체포돼 15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습니다.


이 책은 등장인물인 빈센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으나 

초현실 같은 곳에 위치한 카이에트 호텔의 주인의 눈에 들어 부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가 쓰는 돈은 누군가가 피땀 흘려 모은 돈이지요. 

간혹 언론에서 사기 사건을 보면 속는 사람이 바보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절박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사기꾼들은 

권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추천이나 돈을 벌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로 

그들을 현혹시킵니다. 

처음 한두 번은 말대로 되는 현실을 보여주니 

그들은 진짜라고 믿게 되고 자신의 지인이나 친척들의 돈을 

빌리거나 끌어들이면서 사기에 더욱 빠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사기란 것을 눈치채도 현실을 부정하게 되지요. 

어디에도 눈먼 돈은 없으며, 부모도 아닌 나를 위해 

누군가가 돈을 주는 일은 없습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수록 사기 사건은 더 많이 벌어지는데 

이런 때일수록 더욱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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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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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원예학자, 식물학자이자 저술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하노버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한 후 식물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했습니다. 

십 대 때부터 부모님 집의 정원을 관리하는 정원사들에게서 

식물에 대한 지식과 관리법을 배우고 경험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입지와 그곳에서 자라나는 식물들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지식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쓴 <선량한 이웃들>을 보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꿀벌이 사라져서 뉴스에도 보도될 정도였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고 뉴스에 나오나 싶었는데 

기사를 보니 수정을 하는 식물들 대부분이 꿀벌에 의존한답니다. 

그래서 꿀벌이 사라지면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런 꿀벌이 가을이나 초봄엔 잘 안 보이다가 따뜻해지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는 섭씨 10도가 넘어야 벌이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꽃이 사라지고 서늘한 날씨가 시작되면 

벌들의 바쁜 움직임도 점점 사라집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파트 부근에 방음벽이 설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엔 그냥 투명한 유리처럼 몇 미터 높이로 세웠는데, 

요즘은 투명 방음벽에 독수리 그림을 실사로 붙였더라고요. 

왜 그런가 찾아보니 하루 2만 마리가 넘는 새들이 

투명 방음벽을 인지하지 못하고 부딪쳐서 죽는다고 합니다. 

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맹금의 실루엣을 창유리에 붙이면 

작은 새들이 접근하지 않을 거라 여기지만 작은 새들은 곧장 적응하고 

해 질 녘엔 검은색 스티커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표시물을 써야 한다면 

밝고 어두운 색이 교차된 띠 모양의 디자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적혀 있으니 

참고해서 더 이상 창에 부딪쳐서 죽는 새들이 없어졌으면 합니다.


전혀 쓸 데 없다는 평을 듣는 동물이 몇 있는데, 

모기나 진드기 아니면 파리를 말합니다. 

우리 인간에게 파리는 과연 필요할까요.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파리가 없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파리는 배설물과 사체를 없애 줍니다. 

게다가 파리는 성충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전에 

구더기로 죽은 유기체를 분해합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상관없이 

식물이 섭취할 수 있는 정도의 아주 작은 입자로 분해합니다. 

이 입자를 흡수해 식물은 

다시 우리 삶의 바탕이 되는 싱싱한 유기물을 만들어 냅니다.


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든,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든 

제일 힘든 부분이 바로 진딧물입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는데 갑자기 몇 마리가 보이더니 

얼마 안 가 떼거지로 식물에 붙어 있습니다. 

정원 구석도, 발코니나 옥상 정원조차 이들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녀석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진딧물은 알의 형태로 겨울을 나고, 알에서 부화한 진딧물은 

'간모'라고 하는데 암수의 결합 없이 번식을 합니다. 

종에 따라 진딧물은 갈라진 틈새나 나무 겉껍질 속 아니면 

식물의 다른 부분에 알을 낳습니다. 

대다수 다른 곤충과 마찬가지로 알의 단계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훅하고 등장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갓 생성된 반려동물과 가축의 배설물은 

토양 생명체에게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너무 날것이라서 오랫동안, 한 일 년 정도 삭히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러고 나면 불쾌한 냄새는 거의 사라지고 흙과도 비교적 잘 섞여 들어갑니다. 

동물의 똥은 아주 훌륭한 거름이며, 치우러 가는 출장비만 있으면 

구할 수 있지만 대부분 원예 용품 전문점 매대에서 포장된 거름 봉지를 삽니다.




스트레스 없는 이웃 관계를 모두가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여기서 더 수준이 높아지면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힘닿는 데까지 서로 돕고 뒷받침하는 '잘 돌아가는 이웃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관계는 발코니, 테라스 또는 정원에서도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이웃은 낯설고 눈에 잘 띄지 않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 거기서 살아온 이 이웃들은 

자기만의 방식과 주어진 능력의 틀 안에서 둥지를 짓고 먹이를 찾고 활동합니다. 

그런데 이 이웃들이 인간이 정해진 그 경계선을 자꾸만 넘어와서 

우리의 생활 안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이웃들에게 정해진 그 경계는 

인간이 상의 없이 정해준 경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이웃 관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선 

모든 동식물을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으로 나누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연계에서는 한 유기체가 뭔가를 더 얻으면 

다른 유기체가 그걸 먹이로 삼는 일이 균형적으로 이뤄집니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동식물만 

내가 사는 곳에 자라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인간의 이기주의를 내려놓으면 이 이웃들과 더불어 공생하자는 생각이 할 것이고, 

<선량한 이웃들>이 그 방법에 힌트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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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투어
김상균 지음 / 이야기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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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 등을 공부했으며 

이를 토대로 게임과 놀이의 구성요소를 적용해 

사람의 흥미와 몰입을 유발하는 게이미피케이션과 

현실을 디지털 기반의 가상 세계와 공존하게 만드는 메타버스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업·기관의 프로젝트 자문을 맡고 있으며, 방송과 강연 등 

다양한 방면에서 메타버스 전문가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쓴 <브레인투어>를 보겠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브레인투어'는 잠든 사이 누군가의 머릿속에 접속해서 

그의 과거 기억을 낱낱이 둘러보며 탐험하는 브레인투어가 시작된 지 

일 년 정도 지난 시대가 배경입니다. 

탐험 대상자의 건강을 고려해 동시 접속을 10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하루에 8시간 동안 운영이 가능한데 1200명이 하루에 탐험할 수 있고, 

그로 인한 한 달 수익은 80억 원입니다. 

퇴물이 되어가는 아이돌 시우에게 브레인투어와 반씩 나누고, 

소속사 몫으로 10억 떼고 남은 30억으로 빚도 해결하고 편안히 살라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기억은 메모리 커튼으로 가릴 수 있고 

브레인투어도 알 수 없다며 안심하라고 합니다.


열두 번째, '원더풀 데이'는 역할, 시나리오, 등장인물을 

자신이 꿈꾸는 대로 설정해 12시간 살아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야기입니다. 

배우가 되고파 꿈으로 달려왔으나 아직까지 단역도 맡기 힘든 현실에 

규연은 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만족감과 함께 허탈감도 느꼈습니다. 

지인을 소개하면 할인해 준다는 말에 친구 배우를 소개했습니다. 

단골이 된 규연에게 회사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시했고 

규연은 돈을 마련할 때마다 이용했습니다. 

오디션을 보러 다닌 지도 오래됐고,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생활비나 

친구에게 빌린 돈,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모은 돈을 전부 쏟아부었습니다. 

자신만의 원더풀 데이를 위해서요.


열일곱 번째, 증강현실 렌즈를 끼고 있으면 

상대의 얼굴이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로 보이는 서비스 이야기입니다. 

성철과 미주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로

 성철이 원하는 여배우와 미주가 원하는 남배우를 선택해 체험을 했더니

 정말 실제 배우가 움직이고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회사에선 바로 계약할 것인지를 물어봤으나 

성철과 미주는 눈치 보며 결국 대리점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둘에게 각자 문자가 옵니다.




<브레인투어>는 17편의 3~6장 정도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중에서 '원더풀 데이'에서 등장인물이 자신이 원하는 10시간을 

가상세계에서 보내는데 200만 원 정도의 돈으로 

나라면 어떤 가상체험을 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늦게 알게 되어 항상 아쉬웠는데, 

진로를 정하는 고등학교 때 알았더라면 하고 한 번씩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그 상상을 가상체험해 보고 싶습니다.


작가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자로, 

그에게 메타버스는 인간의 마음을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이라고 합니다. 

메타버스란 단어를 접하고 이것이 어떤 곳임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는 기대와 

낯선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메타버스라는 세상 자체가 나쁘고 좋고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겠지요. 

어떤 것이 절대선이고 절대악이지 않듯이 최선을 다한 선택으로 살아가면 

메타버스에서도 현실처럼 어느 정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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