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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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원예학자, 식물학자이자 저술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하노버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한 후 식물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했습니다. 

십 대 때부터 부모님 집의 정원을 관리하는 정원사들에게서 

식물에 대한 지식과 관리법을 배우고 경험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입지와 그곳에서 자라나는 식물들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지식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쓴 <선량한 이웃들>을 보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꿀벌이 사라져서 뉴스에도 보도될 정도였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고 뉴스에 나오나 싶었는데 

기사를 보니 수정을 하는 식물들 대부분이 꿀벌에 의존한답니다. 

그래서 꿀벌이 사라지면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런 꿀벌이 가을이나 초봄엔 잘 안 보이다가 따뜻해지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는 섭씨 10도가 넘어야 벌이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꽃이 사라지고 서늘한 날씨가 시작되면 

벌들의 바쁜 움직임도 점점 사라집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파트 부근에 방음벽이 설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엔 그냥 투명한 유리처럼 몇 미터 높이로 세웠는데, 

요즘은 투명 방음벽에 독수리 그림을 실사로 붙였더라고요. 

왜 그런가 찾아보니 하루 2만 마리가 넘는 새들이 

투명 방음벽을 인지하지 못하고 부딪쳐서 죽는다고 합니다. 

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맹금의 실루엣을 창유리에 붙이면 

작은 새들이 접근하지 않을 거라 여기지만 작은 새들은 곧장 적응하고 

해 질 녘엔 검은색 스티커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표시물을 써야 한다면 

밝고 어두운 색이 교차된 띠 모양의 디자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적혀 있으니 

참고해서 더 이상 창에 부딪쳐서 죽는 새들이 없어졌으면 합니다.


전혀 쓸 데 없다는 평을 듣는 동물이 몇 있는데, 

모기나 진드기 아니면 파리를 말합니다. 

우리 인간에게 파리는 과연 필요할까요.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파리가 없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울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파리는 배설물과 사체를 없애 줍니다. 

게다가 파리는 성충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전에 

구더기로 죽은 유기체를 분해합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상관없이 

식물이 섭취할 수 있는 정도의 아주 작은 입자로 분해합니다. 

이 입자를 흡수해 식물은 

다시 우리 삶의 바탕이 되는 싱싱한 유기물을 만들어 냅니다.


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든,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든 

제일 힘든 부분이 바로 진딧물입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는데 갑자기 몇 마리가 보이더니 

얼마 안 가 떼거지로 식물에 붙어 있습니다. 

정원 구석도, 발코니나 옥상 정원조차 이들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녀석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진딧물은 알의 형태로 겨울을 나고, 알에서 부화한 진딧물은 

'간모'라고 하는데 암수의 결합 없이 번식을 합니다. 

종에 따라 진딧물은 갈라진 틈새나 나무 겉껍질 속 아니면 

식물의 다른 부분에 알을 낳습니다. 

대다수 다른 곤충과 마찬가지로 알의 단계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훅하고 등장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갓 생성된 반려동물과 가축의 배설물은 

토양 생명체에게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너무 날것이라서 오랫동안, 한 일 년 정도 삭히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러고 나면 불쾌한 냄새는 거의 사라지고 흙과도 비교적 잘 섞여 들어갑니다. 

동물의 똥은 아주 훌륭한 거름이며, 치우러 가는 출장비만 있으면 

구할 수 있지만 대부분 원예 용품 전문점 매대에서 포장된 거름 봉지를 삽니다.




스트레스 없는 이웃 관계를 모두가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여기서 더 수준이 높아지면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힘닿는 데까지 서로 돕고 뒷받침하는 '잘 돌아가는 이웃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관계는 발코니, 테라스 또는 정원에서도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이웃은 낯설고 눈에 잘 띄지 않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 거기서 살아온 이 이웃들은 

자기만의 방식과 주어진 능력의 틀 안에서 둥지를 짓고 먹이를 찾고 활동합니다. 

그런데 이 이웃들이 인간이 정해진 그 경계선을 자꾸만 넘어와서 

우리의 생활 안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이웃들에게 정해진 그 경계는 

인간이 상의 없이 정해준 경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이웃 관계가 잘 돌아가기 위해선 

모든 동식물을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으로 나누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연계에서는 한 유기체가 뭔가를 더 얻으면 

다른 유기체가 그걸 먹이로 삼는 일이 균형적으로 이뤄집니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동식물만 

내가 사는 곳에 자라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인간의 이기주의를 내려놓으면 이 이웃들과 더불어 공생하자는 생각이 할 것이고, 

<선량한 이웃들>이 그 방법에 힌트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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