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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모차르트 ㅣ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7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인 저자는 1961년 기후 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언제까지나 쇼팽"을 비롯해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은수의 레퀴엠", "악덕의 윤무곡", "테미스의 검", "비웃는 숙녀" 등이 있습니다. 그럼,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인 <이별은 모차르트>를 보겠습니다.

사카키바 류헤이는 빛 한 점 보지 못하는 맹인입니다. 선천 녹내장이 원인으로 유전성은 명확하지 않으며 이상이 생기는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른 시기에 발견하면 수술도 검토할 수 있지만 류헤이는 병세의 진행이 너무 빨라서 병명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어릴 때 아빠가 죽고 엄마 유카가 류헤이를 키웠습니다. 신은 류헤이에게 시각을 빼앗은 대신 다른 사람이 그토록 원해도 결코 얻을 수 없는 절대음감이란 능력을 주셨습니다. 그날부터 음악은 류헤이의 언어가 되고 세상으로 통하는 창이 되고 무기가 됐습니다. 5살 때 피아노 발표회에서 훌륭하게 연주하는 류헤이를 본 시오타는 너무 어린 나이라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지켜보다가 10년이 지난 뒤 그를 찾아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류헤이의 재능은 마흔의 시오타를 미치게 할 만큼 경이로웠고, 국내 유명 콩쿠르를 싹쓸이한 뒤 마침내 쇼팽 콩쿠르까지 입상했습니다. 매니저 토마스 야마자키는 예전에 스튜디오 뮤지션이었습니다. 경력과 호감 가는 인상으로 얼굴을 알린 톰이지만 연주 테크닉은 더 이상 발전할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매니저로 직업을 바꾼 이유는 자신의 재능을 포기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시각장애라는 핸디캡을 보완하고도 남는 재능을 가진 류헤이에게 끌렸고, 매니저를 자처했습니다. 이렇게 시오타, 톰, 유카 세 사람이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줍니다.
쇼팽 콩쿠르 입상자인 류헤이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만 연주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홍보차 종합잡지 주간슌초의 프리랜서 기자라는 데라시타 히로유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는 이 년 전 청각장애를 사칭한 작곡가의 일화를 언급하며 거짓 장애가 들킬까 봐 초조하지 않냐고 류헤이에게 물어봅니다. 화가 난 톰이 그를 쫓아냈습니다. 그러나 투어 프로그램의 첫날 1악장의 연주를 마치고 곧 2악장이 시작되기 전, 객석에서 다 보이는 거 안다며 데라시타가 야유를 합니다. 그를 톰과 무대감독이 밖으로 데려갔지만, 류헤이는 멘탈이 흔들려 이후 연주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데라시타와 관련된 사건을 담당한다는 구마마루 다카히토 경찰이 찾아왔고, 인터뷰로 유인해 함정을 파기로 합니다. 하지만 데라시타는 류헤이의 연습실에서 총상을 입은 채로 발견됩니다.
경찰은 류헤이를 의심하고, 류헤이는 쇼팽 콩쿠르에서 만난 미사키 요스케에게 도움의 메일을 보내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이별은 모차르트>에서 확인하세요.
태어날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은 피아니스트 류헤이는 시각 대신 다른 감각을 타고납니다. 미각과 후각도 예민하고, 손끝만 대도 건반의 재질을 알아맞힐 수 있습니다. 피부는 습도와 온도는 물론 공연장 크기까지 짐작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예민한 감각기관은 청각입니다. 한 번 들은 목소리나 들린 소리는 잊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해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인지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피아노를 쳤던 류헤이는 자신과 피아노는 한 몸이라 생각합니다. 둘도 없는 친구이자 형제이자 연인인 존재, 피아노는 류헤이에게 그런 존재입니다. 류헤이는 한 번 들은 음악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거기에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합니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피아니즘을 가진 류헤이에게 가짜 장애인을 연기한다고 비방하던 기자가 그의 연습실에서 총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류헤이에게 불리한 단서들이 발견되고, 그는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의 <이별은 모차르트>엔 작가의 다른 시리즈의 주인공인 경시청 형사 이누카이 하야토와 이름만 언급된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가 나옵니다. 아는 인물이라 반가웠고, 작품을 넘나들어 함께 협력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습니다. '미시키 요스케 시리즈'는 이 책으로 처음 접했는데, 일반 탐정처럼 탐문한다거나 단서를 찾기보다 피아니스트 탐정답게 음악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을 묘사하는 부분이 놀라웠습니다. 음악은 들어야지 어느 정도 이해되는데, 글로 음악을 풀어쓴 부분이 마치 음악을 듣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만큼 작가의 클래식에 대한 깊은 이해도에 감탄했고, 그것을 우리말로 잘 번역한 번역가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음악이 지닌 힘과 그 힘에 반한 사람들을 보여준 <이별은 모차르트>.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만 읽었지만, 다음 편이 이미 일본에서 출간되었고, 그다음 편의 제목이 예고됐다는 글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다음 편이 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전 못 읽었던 시리즈의 전편을 읽어야겠습니다.
무언가를 잃어도 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세상은 만화경과 같아서 한 가지 면만 존재하지 않는다.
p.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