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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
찰스 디킨스 외 지음, 이주현 옮김 / B612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찰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오래된 골동품 상점" 단편집 "머그비 교차로", "바다에서 온 편지", 에세이 "이탈리아의 초상" 등을 썼습니다. 아일랜드 작가인 로사 멀홀랜드는 찰스 디킨스의 잡지에 정기적으로 기고했으며 다작한 작가로 유명합니다. "월장석"의 작가 윌키 콜린스의 동생인 찰스 콜린스는 저널리스트면서 소설가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종교 서적을 쓴 복음전도 작가인 헤스바 스트레튼의 본명은 사라 스미스입니다. 윌터 손버리는 기자였고, 1845년 브리스톨 저널에 기고하며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19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가스코인 부인은 "유혹", "에블린 하코트", "해롤드 박사의 노트" 등 산문과 시로 된 여러 작품을 출간했습니다. 그럼, 찰스 디킨스 외 5명의 작가가 쓴 단편을 모은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을 보겠습니다.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은 특이한 형식의 단편집입니다. 처방전이라 이름 붙었지만 의사가 나오지도, 의학이 소재로 쓰이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름이 붙은 데는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때문입니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데려온 의사는 무척 친절했기에 그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주인공의 이름은 닥터가 되었고, 성은 메리골드였습니다. 그렇게 닥터 메리골드는 아버지를 따라 잡상인이 되었고, 아내를 만났으나 성질이 고약했습니다. 화가 나면 딸 소피를 때렸고, 심하게 아프더니 닥터의 곁을 떠났습니다. 아내는 자책하다가 결국 자살했고, 청각장애인에 언어장애인 여자아이가 의붓 아빠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보고 돈을 주고 샀습니다. 그녀가 친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녀를 소피라 불렀으며, 시간이 지나며 닥터에게 마음을 열였습니다. 글도 가르치고, 수화도 만들어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둘은 소피가 16살이 되던 해까지 수레 안에서 행복하게 지냈고, 닥터는 런던의 농아 시설을 찾아가 소피의 교육을 부탁합니다. 그동안 닥터는 수레 안에 선반을 설치해 책으로 채우고, 테이블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소피를 위한 책을 썼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입니다.
2년이 지나 서로 만나게 된 둘에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에서 확인하세요.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은 잡상인 닥터 메리골드가 수양딸을 위해 책을 씁니다. 그 책의 제목은 '닥터 메리골드의 처방전'으로 두 번째 이야기부터는 그가 쓴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성입니다. 이야기는 찰스 디킨스와 빅토리아 시대의 저명한 작가 5명이 썼으며, 주술, 탐욕, 무책임한 처방, 미신, 심판, 의심 등을 소재로 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지냈는지를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소피가 이유 없이 엄마에게 맞고 장애인 소녀도 의붓 아빠에게 이유 없이 맞습니다. 지금은 아동학대가 처벌의 대상이며 우리나라 형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2013년에 의결해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어 이제 10년이 되었습니다. 영국은 1933년 아동학대법을 시행했으나 정부와 국민이 경각심을 갖게 된 건 2000년 발생한 빅토리아 사건 때문이고, 이후 기존의 아동법을 강화했습니다. 2015년에는 정신적 학대도 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신데렐라법을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책이 씐 1837년에서 1901년 빅토리아 여왕이 다스리던 이때는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고,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학대란 말도 없었을 것이고, 그것에 대한 잘못도 인지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닥터 메리골드처럼 아이를 사랑하고 인격체로 대우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했을 것입니다. 좋은 환경에선 누구나 마음이 너그러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좋지 않은 환경과 조건에서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마음에 와닿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