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로장의 참극 ㅣ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평점 :
1902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저자는 오사카약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약국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작품을 투고하다가 1926년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의 권유로 출판사에 입사,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1932년 퇴사한 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추리소설 전문지 '보석'에 발표한 "혼진 살인 사건"으로 제1회 탐정작가클럽상(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옥문도", "이누가미 일족", "팔묘촌" 등 긴다이치의 활약상을 그린 걸작들을 차례로 발표했습니다. 1976년 영화 '이누가미 일족'이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가 창조해낸 긴다이치 고스케는 일본의 국민 탐정으로 불립니다. 1981년에 영면, 오늘날까지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럼, 명탐정의 화려한 귀환 <미로장의 참극>을 보겠습니다.
명랑장은 도카이도선 후지역 근처에 있는데, 처음 이곳을 만든 이는 메이지 권신의 후루다테 다넨도 백작입니다. 혁명에는 숙청과 암살이 따라붙기 마련이라, 다넨도 백작도 많은 선배나 동료가 죽는 것을 보고 경계를 강화할 필요성에 따라 이 저택을 지었습니다. 저택 내에는 회전 벽이나 빠져나갈 탈출구가 있다고 하며, 뜰에 심어진 나무 하나하나에도 자객에 맞설 수 있도록 사각지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많은 여자를 거느리고 있어, 여자들의 방이 줄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비밀 설계가 많고, 줄줄이 방이 이어진 구조를 가진 명랑장을 언제인가부터 미로장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가 죽고 2대 가즌도 백작은 낭비와 허세가 심해 파산 직전까지 몰렸고, 그에게 남은 것은 명랑장뿐이었습니다. 소심한 성격의 가즌도 백작은 가세가 기울자 어두워졌고, 남의 말을 꼬아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 첫 부인은 다쓴도란 외아들을 남기고 죽었고, 후처로 30살 가까이 차이 나는 가나코를 들였습니다. 가나코는 보기 드문 미모의 소유자로 가난한 화족의 딸이었습니다. 선대 백작의 첩이었으나 선대 백작이 죽고 난 후 명랑장을 지키고 싶다는 청이 받아들여 살고 있는 이토메라는 노부인과 아내에게 열등감을 느꼈습니다. 가즌도는 가나토의 친척인 오가타 시즈마라는 청년을 온 것도 불륜을 저지르기 위해서고, 그것을 주선한 사람은 이토메라는 기묘한 환상을 품게 되었고, 쇼와 5년 10월 20일 아내를 살해하고 시즈마의 팔을 잘라내는 대참극을 벌였습니다. 당시 시즈마는 왼팔이 잘린 채 저택의 지하 동굴로 도망쳤고, 아직까지 실종 상태입니다.
은행에 저당 잡힌 명랑장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시노자키 신고는 원래 주인 후루다테 부부와 만났고, 부인 시즈코의 미모와 지위에 눈독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죽은 전처와의 사이에 요코란 딸을 둔 그는 다쓴도와 이혼한 시즈코와 작년 9월 결혼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5년이 지난 쇼와 25년 10월 18일, 새 주인 시노자키 신고는 후원자 가자마 슌로쿠의 소개로 알게 된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를 불렀습니다. 정체불명의 외팔이 남자가 나타났다 깜쪽같이 사라지자 혹시 실종된 시즈마가 아닐까 의심하고 긴다이치 고스케를 불렀습니다. 딸 요코가 후루다테 아저씨가 죽었다며 뛰어옵니다.
명랑장의 새 주인이자 죽은 다쓴도로부터 아내를 빼앗아 온 시노자키 신고, 신고가 빼앗은 아내 시즈코, 신고의 전체 소생 딸 요코, 명랑장의 실세 이토메, 신고의 초대로 명랑장에 머물고 있는 다쓴도의 외삼촌 덴보 구니타케 전 자작, 다쓴도의 계모였던 가나코의 친동생 야나기마치 요시에, 신고의 비서 오쿠무라 히로시, 마부로 일하는 혼혈아 하야미 조지, 여직원 다마코 중에 누가 범인일지, 자세한 이야기는 <미로장의 참극>에서 확인하세요.
'긴다이치 고스케'는 일본 초창기 명탐정 중 한 명으로 찌부러진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고, 낡은 모직 기모노를 입고 있으며 머리 긁는 행동을 하는, 그냥 보기엔 어수룩한 사람입니다. 그는 1913년에 태어나 미국에 홀로 건너간 후 알게 된 구보 긴조의 지원으로 탐정 생활을 시작하는데,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을 거치면서 일본으로 돌아옵니다. 친구와 그 애인의 금전적인 도움을 받는 생활을 하지만 어려운 사건들을 해결합니다. 그가 등장한 마지막 작품이 끝난 후 '소년탐정 김전일'의 주인공 긴다이치 하지메의 외할아버지라는 설정이 확립되며 자식과 손자까지 둔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의 볼품없는 외모와 살짝 지저분한 인상은 범인들의 경계를 늦추게 합니다. 하지만 용의자의 진술을 듣고 난 후 경찰들은 알아채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고,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며 탐정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1950년대에 쓴 작품이라 과학적 단서보다 인간관계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합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에 적극 협조하지만, 해결 직후 범인의 인도에 대해서는 방관합니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이 그의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진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범인이 벌을 받았다 판단하면 끝이라고 여깁니다. 호기심 해결을 위해 사건을 수사하는 긴다이치 고스케, <미로장의 참극>에서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처음 봤을 땐 별 볼일 없다 생각했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핵심에 다가가거나 의외의 사실을 알았을 때 나타나는 머리 긁는 행동 뒤에 어떤 진실을 알려줄지 기대가 되니깐요. 그가 등장한 다른 책들도 읽어야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