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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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후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라는 특유의 세계관 속에 다양한 테마, 참신한 시점, 충격적인 전개를 담아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며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테미스의 검", "세이렌의 참회", "날개가 없어도" 등이 있습니다. 그럼,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권인 <악덕의 윤무곡>을 보겠습니다.



남편감으로 부족할 것 없는 그런 남편의 아내인 이쿠미는 남편을 죽입니다. 정말로 선량한 남편을 죽이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돈 때문입니다. 미안하다며 계속 중얼거렸고, 남편의 몸은 허공에서 미친 듯이 춤을 췄습니다. 진동이 사라질 때까지 밧줄을 쥔 손에 계속 힘을 주었고 얼마 후 진동이 사라졌습니다. 마지막까지 남편이 자살한 것처럼 위장한 채 결국 일을 끝냈습니다. 이제 이불로 돌아가 날이 새면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비명을 한 번 지르고 경찰에 신고하면 됩니다. 퇴고와 연습을 거듭한 증언이고, 당사자가 서명한 유서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공포와 죄책감이 줄지 않았습니다. 불현듯 이쿠미는 무시무시한 악행을 저지른 인간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신이치로도 미도리를 죽일 때 이렇게 혼란스러웠을까. 아들의 행위를 수없이 질책하며 비난해 온 자신이 결국 같은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일어난 특별 노인 요양원 요양 보호사 살해 사건에서 변호를 맡았던 미코시바 레이지는 구형의 절반 이하를 얻어냈으며, 일본 법정에서 별로 다룬 적이 없는 '긴급 피난'을 변호의 논거로 들어 법률 전문지뿐 아니라 신문과 주간지에도 보도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다시 변호사 사무실에 일이 들어오던 중 미코시바가 이웃에 사는 어린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이후 30년 만에 여동생 아즈사가 찾아옵니다. 아버지 소노베 겐조가 1년 뒤에 자살하고, 엄마 이쿠미와 아즈사는 손해 배상금 일부를 지불하고 고모다로 성을 바꾼 후 이곳저곳에서 지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쿠미는 나루사와 다쿠마라는 분과 작년에 구혼 파티에서 만나 재혼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주 나루사와 다쿠마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경찰은 이쿠미가 남편을 살해 후 자살로 위장했다며 조사하고 있답니다. 이쿠미가 '시체 배달부' 소노베 신이치로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고 나면 변호를 거절해 어쩔 수 없이 친아들인 미코시바 레이지에게 변호를 맡아달라고 아즈사가 찾아온 것입니다.


악덕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승률 100%로 고액의 변호사 비용을 낼 수 있기만 하면 누가 의뢰인이든 상관없다며 아즈사의 부탁을 받아들입니다. 처음 이 사건은 자살이라고 생각되었으나 자살에 사용된 밧줄을 정밀 조사해 보니 감춰진 매듭 안쪽에 이쿠미의 피부 조직이 검출되었습니다. 또한 유서를 감정하자 서명 부분의 잉크가 필기구 잉크가 아닌 카본지 잉크인 것이 판명됐고, 시신을 사법 해부하니 나루사와 다쿠마의 체내에서 다량의 알코올이 검출됐습니다. 당시 생활이 힘들었던 이쿠미가 자산가인 나루사와 다쿠마의 재산을 노리고 구혼 파티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했다고 경찰은 추측합니다. 미코시바는 이쿠미를 직접 만나 남편을 죽였는지 물었고, 이쿠미는 아니라며 대답합니다.


핏줄 따위 상관없이 원하는 액수의 돈만 받으면 희대의 살인귀든 인간 말종의 약물 중독자든 변호하겠다고 선언한 미코시바 레이지가 재혼한 남편을 죽였다는 친어머니를 어떻게 변호할지, <악덕의 윤무곡>에서 확인하세요.




돈이 아니고 물질적인 것도 아닌 범죄 피해자 유족이 진정 만족할 수 있는 배상이란 것이 있을까요. 범죄 피해자 유족은 죽은 피해자가 다시 살아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고서야 진정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순 없고, 그런 상황에서 가해자가 보일 수 있는 진정한 속죄는 무엇일까요.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이 아닌, 제3자인 우리는 마음 놓고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그들을 비난합니다. 특히 소년 범죄자라면 어린 나이로 인해 재판도 받지 않아 아무 죄도 묻지 못했다면, 그런 괴물을 그대로 괴물로 키운 건 가해자 부모니까 책임을 지라고 합니다. 말로 하진 않아도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이런 마음이 바로 일반 시민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들의 본심입니다. <악덕의 윤무곡>의 주인공 미코시바 레이지는 과거 끔찍한 살인 사건을 저지른 소년 살인범으로 의료 소년원에서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재혼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쓴 친어머니의 변호를 맡았고, 무죄를 입증할 여지가 힘든 이 사건을 결국 승리로 이끌고 갑니다.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악덕 변호사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시니컬한 윤리관과 냉철한 카리스마는 따뜻한 인간미의 주인공이 대부분인 다른 책들과 비교해 특이하고 특별합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마음에 더욱 오랫동안 남는 캐릭터일 것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의 문제들을 내보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악덕의 윤무곡>, 차기작이 일본에서 연재되고 있다니 다음 권이 빨리 출간되길 기대리겠습니다.


원래 인간들은 모두 자신은 재판받지 않을 거라 자신합니다.

어쨌든 자기 자신만은 선인이고 정의롭다고 믿어 의심치 않죠.

정의가 재판받을 리 없으니 안심하고 죄인을 몰아붙입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면 항상 떠올리게 됩니다.

세상에서 인간이 입에 담는 '정의'라는 단어만큼 의심스러운 건 없다는 걸요.

(p. 191)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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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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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괴담과 호러 작품을 좋아했던 저자는 오사카대학을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사와무라 덴지'라는 이름으로 응모한 "보기왕"이 독특한 문체와 뛰어난 구성으로 심사위원들의 절찬을 받으며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은 같은 해 "보기왕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즈우노메 인형", "시시리바의 집", "나도라키의 머리", "젠슈의 발소리"를 시리즈로 출간했고 "보기왕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그 외 "공포소설 기리카", "예언의 섬",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등을 썼습니다. 그럼 <젠슈의 발소리>를 보겠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는 30년 전 쌍둥이 형제가 산에 놀러 갔다가 동생 겐타로만 돌아온 기사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컬트 기자인 노자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10년 전 남편과 결혼한 기요코는 2년 전 시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간병이 필요한 상태라 함께 살게 됩니다. 그러다 1년 전 남편이 회사에서 해고된 후로 취직이 힘들자 집안일도 어머님 간병도 손을 놓았고, 모르는 사이에 어머님은 치매가 진행되었습니다. 기요코는 일도 간병도 집안일도 이를 악물며 버텼으나 결국 쓰러져서 입원을 했고, 퇴원한 날 남편과 시어머니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날 저녁 모든 의욕이 사라져 울고 있자 남편이 그녀를 위로하며 형이 있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며 30년 전 쌍둥이 형 데루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에게 끌려 갔다고 말합니다. 마음속으론 요괴의 소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린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았고 그렇게 실종인 상태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출근하려고 문을 열자 남편과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머리 모양에 상하 트레이닝복을 입고 샌들을 신은 남자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젠슈의 발소리'는 휴대폰 소리에 정신을 차리는 노자키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육교가 흔들리면서 문득 노자키는 어떻게 된 일인지 기억이 납니다. 닷새 전 마코토와 결혼한 내게 결혼식과 피로연을 치르고 마코토의 언니 고토코가 축하한다며 돈 봉투를 건넵니다. 거절하다가 넘어졌고 마코토는 왼발을 삐었습니다. 마코토는 아르바이트로 고엔지의 작은 바에서 이상한 일이 생긴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있는데 고토코가 대신 나갑니다. 요 근래 7명에게 오전 0시에서 5시 사이 인적이 없는 어둠 속에서 옷이나 가방이 잡혀 질질 끌려다니거나 내동댕이쳐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뉴스에 따르면 피해자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고 수사도 진전되지 않아 뉴스에서는 묻지마 범죄처럼 보도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피해자 중 어느 누구도 가해자의 모습을 보지 못했고, 짐승의 발톱이 아스팔트를 긁는 듯한 발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 일련의 사건이 오컬트 영역으로 소문이 났고 고토코가 노자키와 함께 조사를 시작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습격을 당했습니다.


실종된 남편의 형이 30년 만에 나타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젠슈의 발소리>에서 확인하세요.




사랑하는 아이가 곧 태어날 예정인 다하라 히데키가 거래처의 높은 분의 아들 결혼식에서 이상한 느낌의 거울을 보게 된 이후에 기묘한 경험을 하는 '거울', 고등학생인 아스카는 오컬트 잡지의 편집 일을 하는 이모에게 여장 남자인 레이지 씨의 기묘한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가 사실에 기반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 아픈 시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함께 살면서 기요코는 몸도 마음도 지쳐가던 중 30년 전 실종된 남편의 쌍둥이 형이 나타나면서 겪게 되는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슌스케는 같은 병실 사람들이 만나러 가는 빨간 학생복의 소녀를 자신도 찾아가며 겪게 되는 '빨간 학생복의 소녀', 노자키와 마코토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온 언니 고토코는 다친 동생을 대신해 의뢰받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경험하는 '젠슈의 발소리'까지 <젠슈의 발소리>는 다섯 편의 단편이 들어 있습니다. "나도라키의 머리"에서 마음이 통하게 된 노자키와 마코토의 결혼식도 엿볼 수 있고, 마코토와 언니 고토코, 노자키의 활약도 골고루 실려 있습니다. 단순한 호러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와 도시 전설이 생겨난 이유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무섭다, 끔찍하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등장인물이 사와무라 이치 작가가 그리는 호러 미스터리입니다. 다음 작품에는 히가 자매와 노자키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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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나의 집
오노 후유미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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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일본 오이타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오타니대학 재학 당시 교토대학 추리소설 연구회에서 활동하며 소설 작법을 배웠습니다. 1988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악령"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이후 내용을 대폭 수정해 "고스트 헌트"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었으며, 만화책 및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판타지 소설 "십이국기" 시리즈, 기담 소설 "동경이문", 호러 소설 "시귀", 미스터리 소설 "흑사의 섬" 등이 있습니다. 2013년 "잔예"로 제26회 야마모토슈고로상, 2020년 "십이국기" 시리즈로 제5회 요시카와에이지문고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녹색의 나의 집>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16살 아라카와 히로시는 반년 전 엄마가 교통사고로 죽고 장례식을 치를 때부터 엄마의 고등학교 동창 나오코 아줌마가 살림을 봐주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히로시 집에 머물다가 아버지와 재혼을 했고, 배신감이 든 히로시는 그곳에서 벗어나고파 전근이 잦았던 아빠 때문에 초등학생 때 1년 정도 살았던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일방통행인 상점가, 편의점과 비디오 대여점 사이로 난 좁은 50미터 남짓 되는 막다른 골목 안 끝에 자리한 흰색 건물에 녹색 문의 하이츠 그린 홈에 살게 되었습니다. 사정상 발품을 팔 여력이 없어서 부동산에 맡겨서 살게 된 첫 자취방이지만 상주 관리인인 노자키는 1호실, 히스테리를 부리는 5호실 타카무라, 처음 볼 때부터 이상한 말을 하는 히로시와 비슷한 나이의 6호실 이즈미 사토루, 갓난아이와 함께 사는 7호실의 음침한 인상의 카가와 부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악의를 보이는 옆방 8호실 오오바야시까지 입주민들은 전부 불쾌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하지만 히로시는 돌아갈 집이 녹색 문의 9호실 이곳뿐이고, 이사를 가려고 해도 아버지께 사정하기가 싫어서 그냥 지내기로 합니다.


우편함엔 히로시의 이름만 적혀 있고, 뒷장 모서리 부분에 빨간 지문이 묻어 있는 빈 편지가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노란색 원복을 입은 남자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노란색 분필로 무언가를 가득 그리고 있는데, 그림을 자세히 보니 다양한 형태로 피를 토해 내는 사람들이 층층이 겹친 그림입니다. 전학 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가 그린 낙서는 5호실 현관문 바로 앞에서 끊겨 있습니다. 한 덩어리로 뭉쳐진 낙서 중에서 딱 하나 삐져나온 그림대로 5호실 입주자가 죽었습니다. 게다가 창밖으로 보이는 신사를 보면 알 수 없는 공포와 불길한 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또한 전화를 개통한 날부터 아무 말도 없는 전화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여기로 이사 온 후부터 기분이 나빠진 히로시는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이곳에서 지냈을 때의 일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하이츠 그린 홈에서 생기는 기괴한 일과 어릴 때의 일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녹색의 나의 집>에서 확인하세요.




집이란 공간이 주는 느낌은 모두에게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집은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이며, 따뜻하고 행복한 곳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렇진 않습니다. 집이 무섭고 힘든 곳이 되어버리면 마음의 휴식처가 사라지게 되어 몸도 마음도 떠돌게 됩니다. <녹색의 나의 집>은 아버지의 재혼을 계기로 혼자 자취를 하게 된 16살 아라카와 히로시의 이야기입니다. 음침하고 기분 나쁜 이웃들, 매일같이 걸려오는 말 없는 전화,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편지, 한밤중에 나타나 땅바닥에 죽은 사람들을 그리는 남자아이에 여기를 떠나라는 소년까지, 무섭지만 돌아갈 집이 없는 히로시는 이곳에 계속 있습니다.


나에게는 이제 집이 없었다.

아무리 기분 나쁜 공간이라 할지라도 내게는 돌아갈 곳이 필요했다.

(p. 27)


읽으면서 나이가 어리든, 많든 누구라도 마음을 놓이고 쉴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난 그런 공간이 될 집을 자녀에게 느끼게 해주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마지막까지 감동과 깊은 여운을 느끼게 하는 호러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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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리노블 1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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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가 늘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우려스러운 점들이 생기지만 그렇다고 뽀족한 수가 없는 지금 이 시대를 잘 반영하는 작품이라 더욱 섬뜩하고 찝찝한 기분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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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리노블 1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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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음습한 이야기만을 좋아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고 나서도 그런 이야기들을 계속 읽었습니다.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을 계속해서 쓰는 것을 목표로, '장르문학 IP 공모전 리노블 시즌1' 대상 수상작인 <습기>를 계기로 본격적인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미연은 신도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어 잔금을 치르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도 만들고 시어머님께도 큰돈을 빌렸습니다. 경기 남부의 신도시인 동명시는 주위에 대형 쇼핑몰이니 산업단지니 하는 개발 호재로 언론에도 자주 등장했던 곳으로, 기자인 남편과 자신의 연봉을 몇 년간 고스란히 모아도 이사 가기는 불가능한 곳입니다. 그런 곳에 청약 당첨이 되어 이사를 가게 되는 날, 미연은 예전보다 직장과의 거리가 훨씬 멀어져서 1시간 반 정도 걸리지만 그것마저도 기꺼이 감수할 마음입니다. 이사하면서 경비실에 들린 미연은 무서운 표정과 생김새의 경비원에게 불쾌한 느낌이 들었고 어딘지 모르게 찝찝했습니다. 대충 이사를 마치고 근처 쇼핑몰에 가서 저녁을 해결하고 키즈카페에서 정우를 놀리던 중 정우와 같은 나이의 채윤과 채윤엄마를 만났습니다. 미연이 드림힐 아파트에 산다고 하니 채윤엄마는 놀라서 굳은 채로 잠시 있다가 당황한 듯 횡설수설합니다. 이상한 기분을 가진 채로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정신이 온전치 못한 여자가 갑자기 튀어나와 차를 가로막고 기괴하게 웃습니다. 집으로 들어와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며 다음날 출근을 했습니다.


전학 첫날 지호는 키즈카페에서 만난 채윤이 덕에 친구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준서, 시후, 영희였는데, 다들 동명시로 이사 왔고, 영희는 지호 윗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엄마들 채팅방에 미연을 초대했고 영희엄마는 미연에게 집에 놀러 가도 되냐며 개인 메시지를 보내면서 부담스럽게 합니다. 며칠 후 미연은 반차를 내고 지호와 등교를 했고, 채윤엄마와 영희엄마를 만납니다. 영희엄마의 얼굴은 60대에 가까워 보였지만 옷은 몸에 붙은 붉은 원피스를 입고 얼굴엔 진한 메이크업과 머리카락은 탈색을 했는지 지나치게 밝은 갈색입니다. 미연은 거부감이 들었지만 영희엄마가 팔짱을 끼며 친근하게 행동하자 어쩔수 없이 함께 카페에 갑니다. 점심시간에 맞춰 출근하기 위해 나가는데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주말에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집 구경하러 왔는데, 시누이가 옛날에 이곳에서 유괴사건이 있었다는 말을 합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떠난 뒤 알아보니 지난 주말에 실화를 기반으로 한 범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동명시에서 일어난 연쇄 아동 실종사건에 대해 다뤘습니다. 간혹 혼자 있을 지호가 걱정되는 미연은 회식으로 늦어 대신 데리러 가기로 한 정우마저 일이 생겨 못 갑니다. 지호와 연락이 안 된다는 정우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집으로 가니 영희네 집에서 밥 먹고 놀았다고 신나하는 지호와 만납니다.


제물을 바치고 기도를 하는 혜미는 실패로 끝났다며 울부짖습니다. 상제님의 말씀을 전하는 교구장 진숙은 혜미의 엄마이고,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며 그녀를 빗자루로 때립니다. 다음 제물을 구해 오라는 진숙의 말에 혜미의 눈은 광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일어난 연쇄 아동 실종사건과 제물을 구해오라는 만세교의 정체는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습기>에서 확인하세요.




누구나 꿈꾸는 신도시 아파트의 청약 당첨,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한 행운이라고 다들 말합니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낸 주인공 미연은 기대에 부풀었지만, 이사 첫날부터 이상한 일들을 마주하고 섬뜩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불쾌한 윗집 영희엄마가 맞벌이로 혼자 있는 외동아들 지호를 챙겨주는 것도 싫습니다. 하지만 대안은 없고 그저 별일이 없기를 바라는데, 이곳에서 벌어졌던 연쇄 아동 실종사건을 알게 되어 미연은 더욱 불안해집니다. 불안한 마음과 호기심으로 실종사건을 알아볼수록 그녀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 끝의 실체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 그러하듯 반전을 선사합니다. 마지막까지 독자들로 하여금 찝찝함을 남기게 하는 <습기>는 이단이라는 중요 소재 외에도 맞벌이 부부의 현실적인 문제를 실감 나게 그렸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를 마치고 부모가 돌아올 때까지 아이를 여러 학원에 다니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혼자 집에 있게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엄마 같은 마음으로 주변의 엄마들이 아이를 간혹 돌보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요원합니다. 재작년에 입주한 아파트 근처에 이단교회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성인만 있는 전 그렇구나에 그쳤지만, 어린아이들을 둔 아파트 단지 내 엄마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런저런 것으로 아이들을 꼬셔서 그곳에 다니게 한다는 것입니다. 맞벌이가 늘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우려스러운 점들이 생기지만 그렇다고 뽀족한 수가 없는 지금 이 시대를 잘 반영하는 작품이라 더욱 섬뜩하고 찝찝한 기분이 남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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