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사라진 세계
모리타 아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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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심장에 종양이 생겼다. 수술하기도 어렵다며

언제 어떻게 심장이 멈춰도 이상할 것 없다고 한다.

그렇게 아키토는 길어야 일 년이라는 시한부

환자가 되었다. 모든 것에 의욕을 잃은 아키토에게

사는 것 이란 그저 죽는 날을 기다리는 일이다.

좋아하던 그림마저 손을 놓고 자살을 생각한다.

그런 아키토에게 봄처럼 따스하게 나타난 하루나.

하루나로 인해 아키토의 하루하루는 해야 할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생각 나누기-

봄을 닮은 소녀 하루나. 그리고

가을을 품은 소년 아키토. 그리고 이들을

가슴에 깊이 품은 미우라 아야카.

하루나와 아키토 둘 다 죽기만을 기다리며

모든 감정을 잃고 살아갔지만 우연한 만남으로

이제는 살고 싶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사람의 본성이겠지? 시한부 환자라 해도 삶을

쉽게 놓치는 못하겠지. 더군다나 이제야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웃을 수 있게 되었다면 더더욱.

엄청 슬플 거 같지만 오히려 슬픔보단 희망이 더

느껴지는 소설이다. 바람에 놓인 촛불 같은 하루

하루를 살던 아이들이 누군가를 통해 활활

타오르는 장작 같은 날들을 보내기에 희망이

더 느껴졌다.

비록 봄도 사라지고 가을도 사라져 버린

계절이지만 타오르는 여름과 포근한 겨울이

있으니 남은 이들은 또 그렇게

그리워하며 다시 살아갈 것이다.

하루나와 아키토의 슬픈 시한부 사랑만 담았다면

뭔가 뻔했을지도 모르지만 남겨진 미우라를 통해

모든 이야기의 결말을 정리해 주어서 더 좋았다.

-책 속에 밑줄 긋기-

나의 사랑을 하루나가 죽거나 아니면 내가

죽거나 그 둘 중 하나로 끝난다. 나는 이 사랑을

'시한부의 사랑' 이라고 불렀다.

104쪽

두근 두근 하고 심장이 작게 고동치고 있다.

조금만 더 버텨주면 돼. 하루나가 죽을 때까지는

멈추지 말아 줘. 그 다음에는 편히 쉬어도 좋으니까

153쪽

그거 알아? 거베라는 말이지 일 년에 주번 피는

꽃이야. 봄에 피고 여름에는 쉬었다가 다시

가을에 피고 겨울에는 또 쉬지

202쪽

세 송이의 거베라에는 말이야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의미가 있단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내 가슴에는 격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동시에 눈에서 눈물이 배어 나와 흐르지 않도록 참아야 했다.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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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알러지
박한솔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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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알러지"한줄평

제목이 주는 가벼움을 뛰어넘는

강하고 굵은 메시지가 있는 힐링 소설


-줄거리-

교수님의 추천으로 캘리포니아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된 휘현. 처음부터 뭔가 일이 꼬이는 듯

하지만 우연을 가장한 운명인 이든을 만난다.

유독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는

휘현에게 이든은 완전 다는세계의 사람 같다.

그와 가까워 질수록 휘현은 숨 쉬는 게 힘들다.

-생각 나누기-

교수님의 추천으로 가게 된 학교지만 어쩌면

부모로 부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도망치듯 떠난 휘현. 그리고 친 부모에게

버려졌지만 양부모님의 사랑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란 이든. 또 한 사람, 아버지에 의해

철저히 만들어진 삶을 사는 휘현이 사랑했던 남자

도하. 이 세 사람의 감정선은 책을 읽는 내내

설렘과 불안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단순히 삼각관계를 통해 사랑 이야기만 담아낸

소설이었다면 그냥 그런 로맨스 소설로 끝이었을

거다. 하지만 휘현과이든 그리고 도하의 보이지

않았던, 미처 알지 못했던 상처들이 드러나면서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서서히 치유한다. 그래서인지 설렘 뿜뿜보다는

이들을 응원하는 간절함이 더 컸다. 그저 그런

로맨스 소설을 뛰어넘은 힐링 가득 설렘 소설이다.

-책 속에 밑줄 긋기-

"네가 좋은 사람이니까 반드시

그 특별함이 귀하게 쓰일 거야"

그 말이 이든의 심장을 뭉근하게 데웠다

45쪽

"그럼... 가면은 언제 벗어요?"

여전히 휘현을 주시하며 이든이물었다.

그 말에 휘현의 입술이 작게 벌어졌다.

가면?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연인 관계가 가식이라고?

56쪽

용기를 내야 볼 수 있는 게 있지..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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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책세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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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줄거리-

한 소년과 한 소녀가 있다.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지만 이 아이들에게

그건 사치다. 한쪽 눈이 사시인 소년 . 그리고

늘 더러운 소녀. 두 아이는 학교폭력의 피해자다.

그리고 둘만의 언어인 편지로 우정을 쌓아간다.

-생각 나누기-

단도직입적으로 이 책은 학교폭력 관련해서

최고의 문제작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마음을

속 깊이 들어가서 보여주는 책은 그동안 내가

읽은 것 중에서는 없었다. 단편적으로 보여주거나

피해자의 입장에서의 마음을 보여주거나.

하지만 이 책은 소름이 돋고 미치도록 화가 나도록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너무 태연하게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우리 딸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겪은 일이다.

딸아이 반에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힘이 센

여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건들고 다니던

그런 아이였다. 어느 날 딸아이가 점심을 먹고

식판을 치우러 가는데 그 여학생이 와서 갑자기

자기 식판에 남은 음식물을 주면서 "너, 그거

남김없이 다 먹어" 이러더랜다. 순간 놀랐지만

"싫어,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는데?"

라고 반문했더니 "그래? 그럼 넌 오늘부터 왕따"

하더니 가버렸다고 했다. 왕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올 거 같았는데

그때 함께 있던 친구가 "네가 왜 왕따야? 내가

있는데. 너는 친구가 있으니까 왕따 아니야"

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 뒤로 그 여학생이

우리 딸아이를 괴롭히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얘기를 하면서 우리 딸이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는 그

왕따라는 말이 왜 그리 무서웠는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었다.

이 책을 읽고 알았다. 그 여학생의 행동을, 말을.

무슨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자기 기분이

좋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시비를 걸고 싶었을 때

하필이면 우리 딸이 자기 앞에 있었던 거다.

그래서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데로 의미 없이

그냥 자기 앞에 우리 딸이 있어서 툭 건든 거다.

가해자 아이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은 커서

자기들의 행동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의미 없이 그냥 순간순간 하고싶은걸

죄책감 느끼지 않고 그냥 했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행동이니 기억하지 못 할수 밖에...

그래서 이 책이 주는 무게감은

미치도록 무겁고 무섭다. 그리고 아프다.

책 속의 주인공인 소년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놓친 게 아니라면 책 속의 아이의

이름은 한 번도 불리지 않았다. 그러고는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 아이의 이름은 매일 매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인사했던 내 아이의

이름이었고 가방을 메고 힘차게 뛰어가지만 왠지

발걸음이 무거워 보이는 저 아이의 이름이었고

웃고 있지만 눈이 슬퍼 보이는 저 아이의 이름이다.

-책 속에 밑줄 긋기-

딱히 네가 아니라도 아무 상관없는 거야

누구라도 괜찮아. 근데 우연히 거기에

네가 있었고 우연히 우리의 분위기 같은 게

있었고 또 우연히 그게일치 했을뿐이니까

197쪽

그건 옳거나 그른 게 아니라 애초에

구분이 되어 있는 일이거든. 자기한테

편리 하도록 말이지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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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모래를 박차다
이시하라 넨 지음, 박정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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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엄마가 가고 싶어 했던 브라질 여행. 하지만

엄마는 세상에 없다. 지카는 엄마를 대신해서

엄마 친구 메이코와 함께 브라질로 떠난다.

여행길에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에서 엄마를

떠올린다. 쉽지만은 않은 여행길.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생각 나누기-

누군가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친구인 기요코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화가였던 기요코.

사람은 분명 한 명이지만 각자 세계 속에서

기억하는 기요코는 다 다르다.

지카와 메이코는 자신의 추억 속의 기요코를

생각하며 미처 알지 못했던 그를 다시 알아간다.

딸이었지만 엄마를 다 알지 못했고 이해 하지

못했던 지카. 동생의 죽음 이후로 자신을 더

놓아버렸을 엄마에게 서운한 거 투성이였지만

이제 지카는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

지카가 병실에서 엄마를 보며 메이코와 엄마에

대해 얘기를 하는 장면은 정말 답답하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딸의 이야기에 답 해주고

싶었던 엄마는 말이 되어 나오지 못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혼자 독백하듯 내뱉는다.

그러고는 끊임없이 지카에게 사과한다.

결코 지카에게 닿지 못할 엄마의 진심이었다.

남편의 폭력과 지독하게 괴롭힌 시어머니 밑에서

순종하며 살았던 메이코. 그리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았던 메이코.

그 사이에 있는 지카. 여자의 삶을 극과 극으로

보여주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책 속에 밑줄 긋기-

사람들의 삶이 완전히 변하고 수많은 인간관계가

깨지고 재상했다. 나와 엄마도 그 속에 있었다.

99쪽

엄마는 원하는 대로 살아왔어요. 정말로 제

멋대로 였어. 하지만 그 덕분에 나도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어쩌면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된다고 내게

가르쳐 주기 위해서 엄마가 먼저 원하는

대로 살았는지도 몰라.

146쪽

엄마, 듣고 있어? 나는 불쌍하지 않아. 싫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어. 하지만 살아갈 거야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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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 세월호 생존학생, 청년이 되어 쓰는 다짐
유가영 지음 / 다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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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책 소개-

세월호 생존 학생이 청년이 되어

기록한 9년간의 삶과 새로운 다짐

-생각 나누기-

처음 책을 받고 읽을 때 몇 장 넘기지도 못하고

덮었었다. 눈물이 나서 읽을 수가 없었다.

9년이 지났지만 나에게 그날은 생생하다.

신기하게도 하루가 생생히 기억나고

며칠을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기도하며 울었었다. 누군가 아는 지인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부탁받은 것도 아닌데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고 그리고 화가 나서

가만히 있지 못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4월이 되면 마음이 아프다. 나도 이런데

하물며 당사자는 어떨까? 9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괜찮아졌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여전히 아프고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이기고 있고 또 다른 아픈 이를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이 아이들은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한다. 나는 이 아이들을

위해 고작 "기억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라는 말만 해줄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 아이들은 오히려

더 자신들을 내어놓으며 다른 아픈 이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 눈물 나게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해줄게 없다. 0416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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