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책세상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간단 줄거리-

한 소년과 한 소녀가 있다.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지만 이 아이들에게

그건 사치다. 한쪽 눈이 사시인 소년 . 그리고

늘 더러운 소녀. 두 아이는 학교폭력의 피해자다.

그리고 둘만의 언어인 편지로 우정을 쌓아간다.

-생각 나누기-

단도직입적으로 이 책은 학교폭력 관련해서

최고의 문제작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마음을

속 깊이 들어가서 보여주는 책은 그동안 내가

읽은 것 중에서는 없었다. 단편적으로 보여주거나

피해자의 입장에서의 마음을 보여주거나.

하지만 이 책은 소름이 돋고 미치도록 화가 나도록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너무 태연하게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우리 딸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겪은 일이다.

딸아이 반에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힘이 센

여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건들고 다니던

그런 아이였다. 어느 날 딸아이가 점심을 먹고

식판을 치우러 가는데 그 여학생이 와서 갑자기

자기 식판에 남은 음식물을 주면서 "너, 그거

남김없이 다 먹어" 이러더랜다. 순간 놀랐지만

"싫어,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는데?"

라고 반문했더니 "그래? 그럼 넌 오늘부터 왕따"

하더니 가버렸다고 했다. 왕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올 거 같았는데

그때 함께 있던 친구가 "네가 왜 왕따야? 내가

있는데. 너는 친구가 있으니까 왕따 아니야"

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 뒤로 그 여학생이

우리 딸아이를 괴롭히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얘기를 하면서 우리 딸이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는 그

왕따라는 말이 왜 그리 무서웠는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었다.

이 책을 읽고 알았다. 그 여학생의 행동을, 말을.

무슨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자기 기분이

좋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시비를 걸고 싶었을 때

하필이면 우리 딸이 자기 앞에 있었던 거다.

그래서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데로 의미 없이

그냥 자기 앞에 우리 딸이 있어서 툭 건든 거다.

가해자 아이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은 커서

자기들의 행동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의미 없이 그냥 순간순간 하고싶은걸

죄책감 느끼지 않고 그냥 했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행동이니 기억하지 못 할수 밖에...

그래서 이 책이 주는 무게감은

미치도록 무겁고 무섭다. 그리고 아프다.

책 속의 주인공인 소년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놓친 게 아니라면 책 속의 아이의

이름은 한 번도 불리지 않았다. 그러고는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 아이의 이름은 매일 매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인사했던 내 아이의

이름이었고 가방을 메고 힘차게 뛰어가지만 왠지

발걸음이 무거워 보이는 저 아이의 이름이었고

웃고 있지만 눈이 슬퍼 보이는 저 아이의 이름이다.

-책 속에 밑줄 긋기-

딱히 네가 아니라도 아무 상관없는 거야

누구라도 괜찮아. 근데 우연히 거기에

네가 있었고 우연히 우리의 분위기 같은 게

있었고 또 우연히 그게일치 했을뿐이니까

197쪽

그건 옳거나 그른 게 아니라 애초에

구분이 되어 있는 일이거든. 자기한테

편리 하도록 말이지

20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