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식물 이야기 아이세움 열린꿈터 14
한영식 지음, 김명길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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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내용 중에 아이들이
그래도 좋아하는 내용은 동물과 식물이 나오는 부분일 것이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친근하기 때문에
부담도 적고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4학년 2학기 과학 교과서에서 만나는 식물들은
다소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게 된다.
생김새에 따라, 사는 곳에 따라 예로 나오는 식물이 적지 않아
고스란이 암기로 이어져야 하다 보니 어렵게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식물의 각 기능과 한살이 등 주제에 따라 학년에 분산되니
내용이 이어지지 않아서 배웠던 내용도 다시 외우고 익혀야 한다.
그나마 7차 교육 과정이 개정되면서
4학년 1, 2학기에 식물을 집중적으로 모아져
이전 6차 과정 보다는 집중해서 학습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영역별로 다룰 수밖에 없기 때문에
흐름이 끊어지고, 반복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7차로 개정되면서 상당히 많아진 실험과 활동은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밀도 있는 학습이 어려워졌고, 오히려 이해보다는 암기로 흐르기도 한다.
 
때문에 교과서의 빈 공간을 독서로 채워 준다면
학교 공부가 좀더 단단해지는 것은 물론,
실험과 활동 위주의 학습이 더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아이세움의 열림꿈터 시리즈 14번째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식물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학교 공부의 빈 공간을 채우며 단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책이다.
 
 
여러 학년, 학기에 분산되어 있는 '식물'에 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고,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해를 도우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의 구성은 주인공이 아빠와 함께 아파트 화단에서 출발하여
들판와 산길, 논과 밭, 연못과 하천, 숲, 식물원과 수목원에
살고 있는 식물을 조사하여 탐사 지도를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 본격적인 탐사를 떠나기 전에 필요한 탐사 도구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화단이나 공원에는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을까?
개별꽃, 꽃마리, 꽃다지, 봄맞이, 별꽃, 뽀리뱅이...
대부분 처음 듣는 꽃들이다.
늘 주위에 피고 지었는데, 관심이 없다보니 그림으로 자세히 그려져 있어도
낯설고 생소하기만 하다.
음,,,봄이 오면 정말 이런 꽃들이 피는지 주의 깊게 살펴 보아야 겠다.
 
 
'비슷하지만 달라요' 코너는 각 페이지의 내용 중 비교할 만한 것들을
깔끔하게 표로 정리해둔다.
가장 기초적인 비교인 '동물과 식물'에서 부터 '외떡잎과 쌍떡잎'
또는 '수련과 연꽃', '억새와 갈대'처럼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들을
골라 특징을 비교해 어떤 차이점이 있는 한눈에 알 수 있다.
 
 
각 꼭지가 끝날 때마다 관찰하고 탐사한 내용을 '관찰 일지'에 정리해두고 있는데
이 부분만 따로 모아서 봐도 좋을 정도로 아주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식물 관찰의 초보자라면 처음에는 비슷하게 따라하는 것 만으로도
탐구 보고서나 식물 도감 만드는데 도움이 될 듯 하다.
 
 
또한 챕터가 끝날 때에는 '식물 박사 따라잡기' 코너를 마련하여
식물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교과서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내용 정리는 물론
시험 대비로도 유용하게 활용해볼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많은 스틸 컷과 그림이 삽입되어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화단에서 수목원까지 사진은 물론, 생김새가 잘 구별되지 않거나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는 그림으로 자세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특징과 생김새를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책의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서식지별 대표 식물'들을
모아 놓아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오려서 활용하게끔 만들어져 있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의 식물이지만 생김새도 특징도 몰라서 늘 스쳐지나가기만 했는데
세세한 특징을 알고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더 재미있기도 하다.
식물도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땅 속에서, 씨앗으로 혹은 겨울눈으로 봄을 준비하고 있는
식물들이 얼굴을 내미는 봄이 오면,
이 책을 들고 그동안 무심하게 바라 보았던
소박해서 더욱 예쁜 우리 야생화들을 만나러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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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원소 아파트 아이세움 열린꿈터 13
이영란 지음, 우지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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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화학'하면 학창 시절에 외웠던 원소 기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이후로는 지겹고 따분하던 화학식...
문과였기에 대학 진학 이후에는 그냥 기억 속에서
잊혀져간 과목이 되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 책 [화학 원소 아파트]
만나면서 다시 '화학'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곧 참...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과목이라는 느낌이 되살아났다.
나야 그렇게 재미없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재미있어 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던 친구도 있었다.
그때는 이해가 안되면서 적성과 성향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그런 이유도 있었겠지만,
'화학'과 '원소'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지 않았나 싶다.
생각해보면 2~3가지가 만나 전혀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마술처럼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외울 것 많고, 계산도 해야하는 지겨운 과목으로 접근했다면
재미있게 공부했던 그 친구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가는 진정한 공부로서 '화학'을 접근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초등학교 과학 교과를 보면 일상 생활와 연결 지어서
흥미와 호기심을 유도하면서 경험할 수 있게끔 구성되어 있는데
이 또한 일상이 곧 과학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려는 의도가 있다.
내가 공부할 때는 '과학=교과=공부'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다 보니
나와는 무관하게 동떨어진 공부가 되어 재미없고 지루했던 것이다.
 
아이세움에서 출간된 [화학 원소 아파트]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싶다.
과학이 생활이듯 화학 역시 우리의 일상이고 생활이라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다 보면 화학의 세계도 참 재미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화학을 처음 접한 아이들은
화학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고,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입 머리말 '별별 원소들이 들려주는 신기한 화학 이야기'에서는
'화학'이 무엇인지, 화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화학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한 안내를 해준다.
이 부분을 읽다 보니 그동안 늘 접하면서도 잊고 살았던
'화학'의 존재에 대해 새롭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목차와 머리말을 건너 뛰는 경우가 많은 데
그 책의 방향과 주제가 가장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 바로 목차와 머리말이다.
특히 이 책은 '화학 원소'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이 부분을 건너 뛰고 읽기가 쉽다.
그러나 '화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왜 공부해야 하는 지에 대해
이해없이 원소의 특징과 이름을 외우는 것은 결국
공부의 한계를 넘지 못할 것이다.
'화학의 중요성'과 '화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이들 눈높이 맞춰 쉽게 잘 설명해놓고 있으므로
꼭 읽고 넘어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목차에서 오늘 만나게 될 원소 아파트의 원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소는 모두 118개인데 90종은 자연에서 발견된 것이고,
나머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란다.
이 책에서는 그 중에서 널리 알려지고, 기본적으로 배워 두어야 할
24개의 원소를 '아파트'라는 가상 공간의 형식을 빌어 접근하고 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해보자!
원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원소 아파트의 모습.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원소 아파트 1호에 살고 있는 '수소(H) 아가씨'이다.
 
 
수소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그리고, 다른 원소와 결합하면 어떤 특징을 가지게 되는 지
가족, 결혼, 출산, 직업 등으로 의인화시켜서 설명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각 원소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추가 설명이 필요하거나
읽을 거리는 따로 박스로 묶어서 설명해준다.
 
 
↑ 원소 아파트 16호에 사는 황(S) 가족에 대한 이야기 중
'황'과 관련해 알아두면 좋은 상식을 소개하고 있다.
마늘과 파에 유황 성분이 들어 있었나? ^^;;
 
 
↑ 원소 아파트 18호에 살고 있는 부녀회장 '아르곤(Ar)' 부인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아르곤'이라는 이름의 어원을 소개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화려하고 재미있는 그림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진행되지만 아무래도 원소에 대한 설명의 나열이기 때문에
자칫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루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화려하면서도 다채로운 그림으로
각 원소의 특징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으면서도 변화를 주어
지루함을 방지하고 있다.
 
 
92호 우라늄(U)까지 24개 원소의 소개가 끝난 후에는
화학 물질때문에 생긴 오염과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대체 에너지 등의 정보도 함께 실어 화학 원소에 대한 확장 학습을 하도록 한다.
교과서에서도 배우게 될 내용인 만큼 원소에 대해 배우면서
함께 읽어두면 이해하기 더 쉽고, 교과에서 배울 때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책을 쏙쏙 잘 골라내는 5학년이 될 둘째가
재미있다고 인정하고 반복해서 볼 만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재미있게 구성이 된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화학'하면 머리부터 아파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재미있게 접근하면 학년이 올라가서
본격적으로 배울 때에도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며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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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위즈키즈 2013.1
위즈키즈 편집부 엮음 / (주)교원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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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어려서부터 시사잡지와 과학 잡지를 계속 보고 있었는데
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니 조금 심화된 잡지가 필요하게 되었다.
[위즈키즈]는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읽어 볼 기회가 없어서
2013년 1월호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계속 읽을 지 결정하기로 했다.
 
[위즈키즈]지 시사·논술 잡지이다.
표지는 1월호의 특집 기사의 주제인 'SNS'에 대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차례를 보면 특집을 비롯해 크게 '시사' '역사' '문학' '진로'의 영역을
다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즈키즈를 읽는 목적은 물론 논술을 위한 배경 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공부라는 것이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학교 공부,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그 외 공부라고 구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위즈키즈'에서는 학교 교과 내용과 관련 있는 내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 지 각 꼭지별로 표시를 해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 페이지에 모아서 좀더 찾기 쉽도록 해 주고 있다.
내용을 보면 이 책의 주 독자층을 알 수 있다.
중학교 교과 내용이 대부분이라 중학생 수준의 내용이 실려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으며, 때문에 20종이 넘는 교과서의 페이지는 표시할 수 없기에
어떤 교과, 어떤 단원의 내용과 연관되어 있는 지만을 표시해두고 있다.
 
 
'시사' 섹션의 메인 기사는 '중3 사회' 에서 배우는 '민주 시민과 경제 생활'과
관련된 내용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미디어 속 논술' 에서는 국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무한이 사랑 받는 이유는?'이라는 기사를 통해서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비결을
무한도전이 그동안 진행해왔던 프로그램과 연결해서 분석하고 있다.
이 기사를 통해 중학교 1학년 사회 '문화의 이해와 창조' 단원 중
'현대 사회와 대중 문화' 단원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특징적인 것은 그냥 단순히 인기 비결과 프로그램 분석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나와 연결해서 좀더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Think+' 코너를 마련하여 활동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 '업치락 뒤치락 시사논술'에서는
아이돌 스캔들과 관련된 팬들의 행동이 과한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주제로 '찬반 형식'의 지상 토론을 펼친다.
논술 뿐만 아니라 토론에서는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정립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제시가 되어 있어 연습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역사' 섹션에서는 '강화도 조약 체결'의 문제점을
'고종'과 '유생'간의 논쟁과 그로 인한 결과를 살펴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키울 수 있다.
 
 
'문학' 섹션에서는 <선녀와 나무꾼>과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살펴본다.
역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거리를 던져서 직접
활동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큰 딸이 가장 좋아했던 코너'동화 작가랑 나랑'가 있다.
동화 작가 선생님이 동화 전편을 쓰면
후편을 써서 보내온 독자의 글을 연결하는 코너이다.
 
 
마지막으로 진로 섹션은 중학교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내용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번 호 멘토로서는 얼마 전에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성공에 이르기 까지 '결정적 순간'에
어떤 행동을 했는 지 케이스별로 살펴본다.
 
 
또한 직업에 대한 탐구로는 '라디오 PD'라는 직업을
일상부터 전망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해주고 있다.
 
 
그 외에도 추천할 만한 체험학습 장소나
진로에 도움이 되는 특성화고 등의 소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노초핑의 통합교과 블로그'에서는 '팔레스타인의 UN 준회원 자격 획득의 의미'를
역사, 지리, 사회적인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주제도 심도 있고, 다양한 영역으로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치고 기사 한 꼭지 한 꼭지를
읽다 보니 주제와 소재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지만
결코 가볍고, 얕게 다루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신문을 읽으면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내용들을 끄집어 내어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와 연결시켜 여러 가지 형식으로 다루면서
흥미와 다양한 경험들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잡지의 장점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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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사는 내 친구들
유영소 지음, 박해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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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회 교과서를 들여다 보면 아이들 발달 단계에 따라
배우는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을 할 수 있다.
1학년 슬기로운 생활 '나'에서 출발하여
가족, 친구, 학교까지 확대가 되며, 3, 4학년 때는 구, 시도까지 다루게 된다.
6학년 때는 드디어 우리나라와 세계까지 시야를 넓히게 된다.
물론, 3, 4학년 때에도 우리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비교해서 배우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다루는 시기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가서야 배우는 것이다.
외국 여행이 새로울 것 없고, 지구촌이라는 용어가 친숙할 만큼 자연스러운데도
아이들이 다른 나라를 배우기 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책 [유럽에 사는 내 친구들] 학교에서 다른 나라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세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소개할 수도 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원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유럽으로 범위를 한정해서 집중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했으며,
그 나라에서 나고 자란 이 책의 독자 또래의 친구들이
마치 여행 온 친구에게 가이드를 해주듯이
눈높이에 맞춰서 솔직하게 그 나라에 대해 소개를 해준다.
어른의 얘기는 잔소리로 들릴 수 있고,
외워야 하는 압박감으로 느낄 수 있지만
친구의 얘기는 수다처럼 공감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다.
 
더구나, 각 나라를 소개하는 친구들이 반듯한 모범생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친구도 나오고,
시험을 너무 많이 봐서 괴로워하는 친구도 나온다.
지극히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들이다.
더구나 교포이거나 엄마나 아빠가 한국인인 친구들이기에
더 친숙하게 느껴지며, 단지 사는 곳이 조금 멀리 있다고 느낄 뿐이다.
그러기에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유럽이라는 곳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가야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표지를 넘기면 앞으로 만나게 될 나라의 지도가 나온다.
그리고 차례를 보면서 어디로 여행을 다니게 될 지
눈으로 먼저 따라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친구는 영국에 살고 있는 '서지운'이라는 친구다.
각 장의 시작하기 전에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취재를 하고 한 작가가 쓴
각 나라 친구들의 느낌을 간단히 소개하고,
그 나라가 어디쯤 있는 지 지도상으로 보여주며,
오른쪽 페이지에는 친구들의 자기 소개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정식 이름을 비롯한 간단한 소개글이 실려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한 소개를 시작한다.
각 나라의 특징, 자신이 살고 있는 곳, 역사, 문화, 자랑거리,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기도 한다.
 
 
↑ 벨기에에 살고 있는 승훈이가 소개해준 '브뤼셀의 오줌 누는 소년상'
세계 각국에서 보내 준 전통 아기 의상들을 하루에 한 번씩 갈아 입는데,
우리나라에서 보낸 한복을 입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 학생이다 보니 자신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한 소개도 하고,
친한 친구, 학교에서의 생활 등을 소개하는데
아마도 이 부분이 아이들이 제일 궁금해하면서도 재미있게
생각되지 않을까 싶다.
 
 
↑ 프랑스에 살고 있는 사라가 소개해준 학교 생활.
수요일마다 학교 대신 클럽에 가서 운동, 춤, 노래, 발레 등을 배운다고 한다.
큰 아이가 가장 부러워 했던 부분이다.
 
여행을 할 때 뭐니뭐니 해도 가장 즐거운 것은 먹는 것.
역시 여기서도 그 나라의 전통 음식이나 각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소개해준다.
 
 
↑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종률이가 소개해준 네덜란드 사람이라면
대부분 좋아한다는 절인 청어 '하링'.
엄지와 검지로 청어 꼬리를 잡은 다음 고개를 들어 한 입에 쏙 먹는다고 한다.
식초와 설탕, 소금 등에 절인 양파랑 먹는데, 종률이는 노 땡스~ 라고..ㅎㅎ
 
소개를 마친 후에는 미처 다 소개하지 못했거나
추가로 재미있는 얘기 거리를 모아서 소개하고 있다.
 
 
↑ 오른쪽 아래 노르웨이의 안네 뮤렌이 소개해준 '미스터 리' 라면.
노르웨이 사람들도 즐겨 먹는다는 '미스터 리' 라면은 한국인 이철호 씨가 처음
한국식 라면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철호 씨는 텔레비전에도 종종 나올 정도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라고 한다.
 
길고 긴 역사 속에 남겨진 유적과 유물, 예술 작품을 다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에 나라별로 이러한 유적지나 박물관의 작품들을 따로 모아서
소개해주기도 한다.
 
 
↑ 지금도 유럽은 물론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로마의 유적지는 두 페이지에 담기도 어렵다. 로마에 살고 있는 용준이가 소개주었다.
 
 실제로 살고 있고, 직접 겪으면서 느꼈던 사실들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소개하니
에피소드도 생생하고 재미있으면서도 공감이 간다.
풍부한 사진과 유쾌한 일러스트는 직접 가 본 것과 같은
 생동감있는 재미를 주는데 한 몫을 한다.

 

역사와 문화는 달라도 사는 모습은 꼭 같구나 라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정말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이렇게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존중해주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책이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를 먼저 접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폭은 좀더 넓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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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손님과 어머니 아이세움 명작스케치 6
주요섭 글, 장호 그림, 김서정 해설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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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의 단편 소설을 그림책으로 읽는다?
어째, 독자 대상과 형식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이 책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보았을 때 순간적으로 떠오른 느낌이었다.
둘째가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아직까지
그림책을 사서 볼 만큼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로서야 반가운 일이지만
보편적인 독자는 좀 다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느껴졌던 느낌은
사진으로 봤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A4 정도의 큰 사이즈에 유화를 보는 듯한 깊은 그림,
두툼하고 고급스런 표지와 종이질...
상당히 고급스럽고, 품격이 느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마도 그림책이 주는 독특하면서도 멋진 매력이
유아나 초등 저학년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안타까워  그 영역을 확대해보려는 시도가 아닌가,
책을 들고, 읽기 전에 이리저리 살피며 한참을 생각해 봤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림책의 매력에 쏙 빠졌었다.
그러면서 그림책은 아이들만 보는 유치한 책이 아니라
웃음과 기쁨, 치유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랬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는 그림책은 서서히 한 켠으로 밀려나고
연령에 맞춘 책들이 책장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림책에 대한 애정이 줄었다기 보다는
그 연령에 맞는 그림책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관심의 빈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늘 한구석에 안타까움이 들었다.
초등 고학년은 물론이고, 성인까지도 공감하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림책이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물론, 그런 그림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그렇게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랬는데 이 책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보니 이제 조금씩
그런 움직임들이 시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와 설렘을 갖게 했다.
 
이 책은 [아이세움 명작스케치]의 6번째 책이라고 한다.
아니, 벌써 다섯 권이나 나왔다고?
급하게 인터넷 서점에서 시리즈를 검색해보니
한국 단편 [수난 이대] 를 비롯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모파상의 [목걸이]도 선을 보였었다.
외국 작품에는 외국 작가의 그림이, 국내 작품은 국내 작가의 그림이
사용되었는데, 그 느낌은 화집을 보는 것처럼 강렬하고 색다르다.
그림의 역할의 굉장히 중요한 시리즈라는 것에 감탄을 하면서
이 시리즈, 슬슬 탐나기 시작했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아이세움 명작스케치 시리즈 중
한국 단편으로는 두 번째 책이다.
주요섭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이며,
영화는 물론이고 코미디의 모티브가 되었을 정도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렇게 대중화 아닌 대중화가 된 작품이니
내용은 물론 결말 역시 대부분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가물가물해도
결말 만큼은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던 터였다.
도대체 이렇게 잘 알려진 작품을
그림책으로는 어떻게 풀어냈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표지부터 살펴보기 시작했다.
 
표지의 앞면을 보면 어머니와 딸인 나의 모습이 전면에 나온다.
나는 정면을 보고 있지만 어머니는 어딘가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다.
그곳인 어디인지는 책의 뒷표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바로 이야기의 갈등을 가져오게 될 남자 주인공이
어머니의 시선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표지를 양쪽으로 펼쳐 보면 마치 결말을 말해주는 듯한
구도가 잡히게 된다.
어머니가 아래 위로 차려 입은 순백색의 한복은
아이가 얼떨결에 거짓으로 건냈던 빨간 꽃과 강한 대조를 이루며,
순수해서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이들의 사랑처럼 느껴진다. 
꽃잎이 흩어져 내리고 있는 모습에서
이들의 사랑의 결말을 느낄 수 있다.
 

그림책은 이렇게 나만의 방법으로 상상하면서
그림을 해석해가는 맛이 있어 참 좋다.
그것이 정답이든 아니든, 작가가 그러한 의도로 그렸던 그렇지 않던 간에
내가 마음대로 감탄하고, 감동도 하면서 그림을 읽는 재미는
그림책만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매력 중에 하나일 것이다.
 
책 표지를 넘기면 <일러두기>가 나온다.
1935년 잡지 <조광>에 실렸던 작품을 기본으로 하고,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말투가 옛스러운 느낌이 나지만
워낙 자연스럽게 윤색을 잘 하여 오히려 글 속으로 더  잘 빠져들 수 있었다.
 
 
첫장을 넘기면 나에 대한 소개와 어머니, 그리고 함께 살고 있는
외삼촌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그리고 그림은 이들이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 지를 한 눈에 보여준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2009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올 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혔다던 그림 작가의 그림은
마치 갤러리에 걸려 있는 유화로 된 그림을 보는 것 같다.
거칠지만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 상태가 잘 표현되어 있어
마치 글과 그림이 한 작가의 작품처럼 느껴질 만큼
그림에 작품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리고 갈등을 가져오게 될 큰 외삼촌의 친구이자
돌아가신 아빠의 친구 '사랑 아저씨'가 등장한다.
아저씨가 동네에 교사로 오면서 사랑방 한 켠을 빌어 쓰게 된 것이다.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풍금이라는 것을 알게 된
나는 우리집에도 풍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빠가 사준 풍금을 엄마는 아빠가 돌아간 후에는 한 번도
켜지 않고 윗간에 올려다 놓았다.
 
풍금은 곧 아빠이며, 돌아가셨지만 아빠라는 존재로 인해 엄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살아가고 있다.
풍금 너머 굳게 닫혀져 있는 창문은 엄마의 그러한 마음과 생활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23살, 마음의 문을 닫고 살기에는 어머니의 나이는 너무나 젊다.
사랑 아저씨로 인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그 마음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어머니가 먼저 깨닫는다.
 
 
복잡한 심경에 어머니는 그동안 한 번도 타지 않았던
'풍금'을 연주하면서 마음을 다스려 보려 하지만,,,
 
 
요동치는 사랑의 뜨거운 감정을 누르기에 어머니는 너무 젊었다.
그러나, 그녀의 곁에는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딸 '옥희'가 있다.
엄마로 인해 손가락질 받으면 살아가게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어머니는 아저씨를 떠나 보낸다.
 
 
그리고 혼란한 감정으로부터 다시금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근다.
어머니에게 있어 유일한 빛이고, 희망인 나 '옥희'를 위해서.
 
 
 책을 읽는 내내 절제되고 생략된 두 사람의 감정에
몰입되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지금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겠건만...
그렇기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외면하며 다잡는 상황이 더 절절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엄마는 옥희 아나문 그뿐이야. 응, 그렇지......."
 
여자를 포기하고 엄마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그 순간,
활자를 따라가던 내 눈이 갑자기 뜨거워지고, 목이 메였다.
 
아주 오래 전에도 이 소설을 읽었었는데,
그 때도 이 뜨거움이 느껴졌던가......?
 
나이가 들면서 자식에 대한 사랑, 삶의 고단함이
공감이 되어서 그런지,
어머니의 마음과 하나가 된 듯한 그림 때문인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에도...
책 속에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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