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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원소 아파트 ㅣ 아이세움 열린꿈터 13
이영란 지음, 우지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화학'하면 학창 시절에 외웠던 원소 기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이후로는 지겹고 따분하던 화학식...
문과였기에 대학 진학 이후에는 그냥 기억 속에서
잊혀져간 과목이 되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 책 [화학 원소 아파트]를
만나면서 다시 '화학'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곧 참...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과목이라는 느낌이 되살아났다.
나야 그렇게 재미없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재미있어 하면서 즐겁게 공부했던 친구도 있었다.
그때는 이해가 안되면서 적성과 성향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그런 이유도 있었겠지만,
'화학'과 '원소'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지 않았나 싶다.
생각해보면 2~3가지가 만나 전혀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마술처럼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외울 것 많고, 계산도 해야하는 지겨운 과목으로 접근했다면
재미있게 공부했던 그 친구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가는 진정한 공부로서 '화학'을 접근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초등학교 과학 교과를 보면 일상 생활와 연결 지어서
흥미와 호기심을 유도하면서 경험할 수 있게끔 구성되어 있는데
이 또한 일상이 곧 과학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려는 의도가 있다.
내가 공부할 때는 '과학=교과=공부'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다 보니
나와는 무관하게 동떨어진 공부가 되어 재미없고 지루했던 것이다.
아이세움에서 출간된 [화학 원소 아파트]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싶다.
과학이 생활이듯 화학 역시 우리의 일상이고 생활이라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다 보면 화학의 세계도 참 재미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화학을 처음 접한 아이들은
화학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고,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입 머리말 '별별 원소들이 들려주는 신기한 화학 이야기'에서는
'화학'이 무엇인지, 화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화학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한 안내를 해준다.
이 부분을 읽다 보니 그동안 늘 접하면서도 잊고 살았던
'화학'의 존재에 대해 새롭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목차와 머리말을 건너 뛰는 경우가 많은 데
그 책의 방향과 주제가 가장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 바로 목차와 머리말이다.
특히 이 책은 '화학 원소'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이 부분을 건너 뛰고 읽기가 쉽다.
그러나 '화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왜 공부해야 하는 지에 대해
이해없이 원소의 특징과 이름을 외우는 것은 결국
공부의 한계를 넘지 못할 것이다.
'화학의 중요성'과 '화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이들 눈높이 맞춰 쉽게 잘 설명해놓고 있으므로
꼭 읽고 넘어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목차에서 오늘 만나게 될 원소 아파트의 원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소는 모두 118개인데 90종은 자연에서 발견된 것이고,
나머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란다.
이 책에서는 그 중에서 널리 알려지고, 기본적으로 배워 두어야 할
24개의 원소를 '아파트'라는 가상 공간의 형식을 빌어 접근하고 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해보자!
원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원소 아파트의 모습.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원소 아파트 1호에 살고 있는 '수소(H) 아가씨'이다.
수소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그리고, 다른 원소와 결합하면 어떤 특징을 가지게 되는 지
가족, 결혼, 출산, 직업 등으로 의인화시켜서 설명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각 원소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추가 설명이 필요하거나
읽을 거리는 따로 박스로 묶어서 설명해준다.
↑ 원소 아파트 16호에 사는 황(S) 가족에 대한 이야기 중
'황'과 관련해 알아두면 좋은 상식을 소개하고 있다.
마늘과 파에 유황 성분이 들어 있었나? ^^;;
↑ 원소 아파트 18호에 살고 있는 부녀회장 '아르곤(Ar)' 부인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아르곤'이라는 이름의 어원을 소개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화려하고 재미있는 그림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진행되지만 아무래도 원소에 대한 설명의 나열이기 때문에
자칫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루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화려하면서도 다채로운 그림으로
각 원소의 특징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으면서도 변화를 주어
지루함을 방지하고 있다.
92호 우라늄(U)까지 24개 원소의 소개가 끝난 후에는
화학 물질때문에 생긴 오염과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대체 에너지 등의 정보도 함께 실어 화학 원소에 대한 확장 학습을 하도록 한다.
교과서에서도 배우게 될 내용인 만큼 원소에 대해 배우면서
함께 읽어두면 이해하기 더 쉽고, 교과에서 배울 때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책을 쏙쏙 잘 골라내는 5학년이 될 둘째가
재미있다고 인정하고 반복해서 볼 만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재미있게 구성이 된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화학'하면 머리부터 아파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재미있게 접근하면 학년이 올라가서
본격적으로 배울 때에도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며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