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사는 내 친구들
유영소 지음, 박해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아이들 사회 교과서를 들여다 보면 아이들 발달 단계에 따라
배우는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을 할 수 있다.
1학년 슬기로운 생활 '나'에서 출발하여
가족, 친구, 학교까지 확대가 되며, 3, 4학년 때는 구, 시도까지 다루게 된다.
6학년 때는 드디어 우리나라와 세계까지 시야를 넓히게 된다.
물론, 3, 4학년 때에도 우리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비교해서 배우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다루는 시기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가서야 배우는 것이다.
외국 여행이 새로울 것 없고, 지구촌이라는 용어가 친숙할 만큼 자연스러운데도
아이들이 다른 나라를 배우기 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책 [유럽에 사는 내 친구들] 학교에서 다른 나라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세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소개할 수도 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원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유럽으로 범위를 한정해서 집중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했으며,
그 나라에서 나고 자란 이 책의 독자 또래의 친구들이
마치 여행 온 친구에게 가이드를 해주듯이
눈높이에 맞춰서 솔직하게 그 나라에 대해 소개를 해준다.
어른의 얘기는 잔소리로 들릴 수 있고,
외워야 하는 압박감으로 느낄 수 있지만
친구의 얘기는 수다처럼 공감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다.
 
더구나, 각 나라를 소개하는 친구들이 반듯한 모범생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친구도 나오고,
시험을 너무 많이 봐서 괴로워하는 친구도 나온다.
지극히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들이다.
더구나 교포이거나 엄마나 아빠가 한국인인 친구들이기에
더 친숙하게 느껴지며, 단지 사는 곳이 조금 멀리 있다고 느낄 뿐이다.
그러기에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유럽이라는 곳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가야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표지를 넘기면 앞으로 만나게 될 나라의 지도가 나온다.
그리고 차례를 보면서 어디로 여행을 다니게 될 지
눈으로 먼저 따라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친구는 영국에 살고 있는 '서지운'이라는 친구다.
각 장의 시작하기 전에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취재를 하고 한 작가가 쓴
각 나라 친구들의 느낌을 간단히 소개하고,
그 나라가 어디쯤 있는 지 지도상으로 보여주며,
오른쪽 페이지에는 친구들의 자기 소개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정식 이름을 비롯한 간단한 소개글이 실려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한 소개를 시작한다.
각 나라의 특징, 자신이 살고 있는 곳, 역사, 문화, 자랑거리,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기도 한다.
 
 
↑ 벨기에에 살고 있는 승훈이가 소개해준 '브뤼셀의 오줌 누는 소년상'
세계 각국에서 보내 준 전통 아기 의상들을 하루에 한 번씩 갈아 입는데,
우리나라에서 보낸 한복을 입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 학생이다 보니 자신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한 소개도 하고,
친한 친구, 학교에서의 생활 등을 소개하는데
아마도 이 부분이 아이들이 제일 궁금해하면서도 재미있게
생각되지 않을까 싶다.
 
 
↑ 프랑스에 살고 있는 사라가 소개해준 학교 생활.
수요일마다 학교 대신 클럽에 가서 운동, 춤, 노래, 발레 등을 배운다고 한다.
큰 아이가 가장 부러워 했던 부분이다.
 
여행을 할 때 뭐니뭐니 해도 가장 즐거운 것은 먹는 것.
역시 여기서도 그 나라의 전통 음식이나 각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소개해준다.
 
 
↑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종률이가 소개해준 네덜란드 사람이라면
대부분 좋아한다는 절인 청어 '하링'.
엄지와 검지로 청어 꼬리를 잡은 다음 고개를 들어 한 입에 쏙 먹는다고 한다.
식초와 설탕, 소금 등에 절인 양파랑 먹는데, 종률이는 노 땡스~ 라고..ㅎㅎ
 
소개를 마친 후에는 미처 다 소개하지 못했거나
추가로 재미있는 얘기 거리를 모아서 소개하고 있다.
 
 
↑ 오른쪽 아래 노르웨이의 안네 뮤렌이 소개해준 '미스터 리' 라면.
노르웨이 사람들도 즐겨 먹는다는 '미스터 리' 라면은 한국인 이철호 씨가 처음
한국식 라면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철호 씨는 텔레비전에도 종종 나올 정도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라고 한다.
 
길고 긴 역사 속에 남겨진 유적과 유물, 예술 작품을 다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에 나라별로 이러한 유적지나 박물관의 작품들을 따로 모아서
소개해주기도 한다.
 
 
↑ 지금도 유럽은 물론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로마의 유적지는 두 페이지에 담기도 어렵다. 로마에 살고 있는 용준이가 소개주었다.
 
 실제로 살고 있고, 직접 겪으면서 느꼈던 사실들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소개하니
에피소드도 생생하고 재미있으면서도 공감이 간다.
풍부한 사진과 유쾌한 일러스트는 직접 가 본 것과 같은
 생동감있는 재미를 주는데 한 몫을 한다.

 

역사와 문화는 달라도 사는 모습은 꼭 같구나 라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정말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이렇게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존중해주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책이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를 먼저 접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폭은 좀더 넓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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