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왜 시험은 못 보는 걸까? - 4시간 만에 성적을 확 올리는 멘탈 트레이닝
이시스.이경희 지음 / 예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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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만에 성적을 확 올리는 멘탈 트레이닝'

 
이 책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왜 시험은 못보는 걸까]의 부제이다. 현재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은 물론이요,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정말 눈을 의심할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어떻게 단 4시간 만에 성적을 확 올릴 수 있단 말인가? 혹시 과장 광고는 아닐까? 하는 의심도 살짝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밑에 있는 문구가 허구도 과장도 아니라는 쐐기를 박고 있다.
 
'5000명의 수험생을 변화시킨 성적 향상의 비밀'
 
이미 오 천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수험생들을 실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비법이라는 것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두껍지도 그렇다고 얇지도 않은 딱 읽기 적당한 사이즈의 이 책을 받았을 때 이리저리 둘러보며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며 이어 나갔다.
 
그리고 그 비법을 하루 빨리 알아 내야겠다는 심정으로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어내려 가기 시작했다. 수많은 공부법의 책들 중에서 이 책의 특별한 점을 찾으라면 저자들이 심리학을 전공했으면 그 분야에서 오랬동안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와 심리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사실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학습자의 '심리' 상태와 많은 관계가 있다. 공부를 잘 하려는 의지와 이를 지속하려는 마음 없이는 공부는 결코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주도학습 지도 과정'을 배울 때 상담, 심리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 이러한 배경의 저자들이 학습과 관련된 책을 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겠고, 또한 저자는 학습 코칭과 관련된 전문 분야에서 오랫동안 많은 활동을 해 왔다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다른 공부법을 다른 책과는 달리 '심리'적인 분야에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사실 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학습 방법, 시간 관리 등등의 외적인 요인보다 우선 마음의 관리가 더 중요함을 경험에 보지 않았던가. 그래서 저자는 우선 '멘탈' 관리 하는 법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책의 목표는 공부를 열심히 함에도 제 실력을 발휘를 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긴장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그러한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분량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공부'에 담을 쌓았거나 공부를 전혀하지 않아서 자신감이 떨어진 독자에게도 이 책은 꽤 유용할 듯 싶다. 일단 호흡이 길지 않고, 핵심만 깔끔하게 전달하는 방식에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쉽게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그리고 한 두 가지씩 실천해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시작도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가 있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트레이닝 수업답게 장이 교시로 구분되어 있는데 총 4교시로 이루어져 있다. 1교시는 언제 어디서든 유지되는 기억력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비법을, 2교시는 지능과 상관이 없는 성적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에 대해서 살펴본다. 1교시가 주변 환경에 의해서 무능하고, 산만하다는 평가를 받아옴으로써 스스로 그렇게 작동해버린 마음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 2교시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내적인 변화를 다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인드컨트롤 같은 과정인데, 따라하기가 부담없고 쉬워서 가볍게 해 볼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냥 주문처럼 써서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들려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단순한 과정 만으로 공부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다니 참 놀라우면서도, 이렇게 쉬운 것을 하는 탄식을 하게 된다. '뇌'의 특성만 알았어도 겪지 않았을 어려움들이 많다니 참 허무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그리고 흔히 얘기하는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각 장의 끝에는 각각의 내용을 다시 한번 요약하고 정리해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공부에서 중요한 '요약'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세번 째장인 3교시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험을 망치는 여러 요인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들을 누를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한다. 사실, 시험 뿐만 아니라 생활을 하면서도 중요한 일을 앞두고, 스스로의 부정적인 주문에 걸려 일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 마음을 조정할 수 없어 끌려가기가 일쑤인데, 저자는 이러한 마음을 다스리는 비법을 전수해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몇 가지는 누구나가 쓰고 있는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좀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알려주니 따라하면 정말 그렇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게 된 이유 역시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이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를 끝없이 다독이고, 다스리며 정신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만으로 결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장에서는 그러한 과정을 연습하게 된다.
 
 
마지막 4교시에 왔을 때라야 비로소 좀더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공부법을 배우게 된다. 전체의 4분의 3을 정신적인 컨트롤에 사용하고, 나머지 4분의 1에서만 공부법에 대해 다루는 것만 보아도 공부법의 비중은 마음에 비할 것없이 적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장에서도 공부법은 또 반 정도만 다루고, 나머지는 다시 한번 멘탈 트레이닝을 강조한다. 결국 같은 시간, 같은 방법으로 공부를 해도 정신적인 통제만 할 수 있다면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서 공부법은 특별하게 중요하지 않다. 단지 좀더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필요할 뿐.
 
 
이러한 정신적인 틀을 갖춘 후에 마지막 부록에는 본격적인 시험 준비를 위한 '4시간 멘탈 트레이닝'의 과정을 담고 있다. 시험 한달 전부터 1시간 전까지 구체적인 방법과 단계를 볼 수 있다.
 
 
'단지 마음만 바꾸면 될 것을....'
그렇지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가 '마음'을 얻는 일이며, 스스로의 마음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라든지, 외부적인 평가 앞에서 우리의 정신은 얼마나 유리같이 무너지기 쉬운가. 끊임없이 독려하고 다독여주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부정하고 황폐화되어 곧 스스롤 컨트롤 할 수 있는 사정권에서 벗어나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단언컨대, 저자는 얘기한다. 공부와 머리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그렇게 실패 앞에서 좌절하고, 낙담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 여러분에게 비밀 아닌 비밀을 하나 공개할까 한다.
성적은 아이큐와는 아무 상관이 없을 뿐더러, 심지어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안 하고의 문제와도 별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머리가 좋지 않아도, 공부에 재능이 없어도, 기를 쓰고 공부하지 않아도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느냐고? 물론이다. 성적의 차이는 '방법'과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p.13
 
"내가 이 책을 쓰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그간 시험 또는 성적, 공부 문제와 관련해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을 만나며 큰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시험에서 몇 차례 낙방하거나 목표한 성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심지어는 자존감까지 크게 상처 입어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실패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어떤 실패를 경험했든 그것은 미래의 자산이 되어 줄 것이다.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결코 좌절하거나, 혹은 남이 하는 비관적인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마라. 여러분이 어제 거둔 실패에는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p.219
 
실패는 내가 아니다.
그 둘을 동일시 할 때 자존감과 자신감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놓여 있다면 그 실패의 의미를 깨닫고 마음을 모아 다시 시작하면 된다. 주위의 평가와는 무관하게 말이다. '나'만큼 '나'를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은 그 믿음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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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
이광호 지음 / 홍익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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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역사 시간에 윤리 시간에 혹은 도덕 시간에 배웠던 퇴계 이황의 주리론과 율곡 이이의 주기론. 네모 칸 메꾸기에 바빴던 당시는 그들의 사상에 대한 관심보다는 누가 무엇을 주장하고, 또 누구는 무엇을 주장했다까지가 배우고, 익히고, 외우는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주리론이 무엇인지, 주기론이 무엇인지는 시험이 끝나고, 내가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순간 머리 속에서 지워져 버렸다.
그렇게 잊어도 굳이 사는데 필요하지도, 불편할 것도 없었다.
 
그러다가 철학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생기기 시작하면서 어렵지만 철학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인문학의 관심과 더불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동서양 철학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 아무리 책을 읽는다 하여도 개념조차 정리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계보를 따라가면서 왜 그러한 이론이 나오고, 그 주장을 뒤를 이은 학파는 어떻게 이어받았고, 하면서 조금씩 정리해가면 명확하게 이해하기는 힘들 지라도 그럭저럭 힘겹게 나아갈 수는 있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고, 가장 많이 읽은 책이 아마도 <논어>가 아닐까 한다. 기업인들이 많이 읽었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현대인의 처세에 부합되게 해석되는 내용도 많다 보니 논어는 자기계발서로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여러 가지 버전으로 선을 보이고 있다. 요즘은 더불어 맹자와 노자, 장자의 책도 두루두루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아직 두루 읽어 볼 엄두가 나지 않아 좀더 시간을 두고, 조금씩 도전을 해보리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참이다.
 
그러다가 이 책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의 사상가들에 대한 책은 아직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는 생각까지 미치었다. 물론 유학을 근본으로 나라가 세워진 조선이 사상적으로 중국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만, 그 유학사상을 우리만의 관점으로 해석해내고, 풀어낸 위대한 사상가는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고지에 있었던 대표적인 분이 퇴계와 율곡이었을 것이다. 물론 두 분의 견해는 점점 벌어져 차이를 좁힐 수 없는 격차를 보였으나 이 두 분으로 시작된 조선 유학의 계보는 조선의 후기까지 이어져 정약용 때 정점을 찍으며, 조금씩 학문의 한 부분으로 축소가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가 35년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상적으로 대립하고 언쟁을 했던 9번의 편지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퇴계가 내면세계와 내면세계의 근원인 초월적 하늘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율곡은 객관세계와 객관세계의 근원인 초월적 이법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책의 처음에는 이율곡의 학문에 대해 이황은 나이에 비해 영민한 학문의 수준에 대해 칭찬도 하고, 금강산으로 들어갔다가 나와서 지탄을 받을 때도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앞으로 더욱 정진하라고 위로도 해주고 감싸 안아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율곡이 묻고, 퇴계가 답하고, 다시 반론하는 과정의 편지의 내용을 보면 서로 다른 관점의 이견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
정복심의 <심학도>에 대한 이해를 둘러싼 심한 견해 차이를 보일 때 퇴계는 정복심에 대해 함부로 비판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더 나아가 율곡의 학문하는 태도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음을 지적하면서 마지막 편지까지 끈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인설도>가 <심학도>의 앞에 있어야 한다는 율곡의 주장에 퇴계는 그의 견해를 받아 들여 <성학십도>에서 수정을 한 것처럼 율곡의 주장을 수용하기도 하였으나 둘 사이의 주장은 끝내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주리파, 주기파라는 학파로 나뉘게 되는 논쟁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책은 두 분의 편지와 이를 좀더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단 역자의 해설, 그리고 원문 순으로 실려 있다. 물론 두 분의 편지에서 언급된 원전이나 원문에 대한 내용은 주해석으로 달려 있다. 그럼에서 역자의 해설이 외국어같은 편지의 내용의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된다. 역자는 두 분의 편지의 대립이 세상에 좀더 빨리 나오지 않은 것을 의아해 하며, 그러한 일을 하게 된 것을 사명처럼 얘기한다.
 

 
 
유학을 고루하게 생각하지 않고, 좀더 옛 성인의 사상적 지표로 여기고, 관심을 갖다 보면 그 분들의 관점으로 당시의 사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너무 어렵고, 힘들지만 조금씩 그 간격을 좁혀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이 책은 그러한 나의 미약한 노력에 힘이 되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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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잘 찍고 싶다 - 생각하며 찍는 사진
남규한 지음 / 혜지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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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던 것 같다. 우리가 자주 가던 대중 목욕탕 로비에 지금도 또렷이 기억이 나는 흑백 사진 한 장이 걸려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프린트된 액자였겠지만 나름의 인테리어를 위해 걸어두었던 것 같다. 여러 개가 걸려있는 지 기억이 확실치는 않으나 늘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사진이 있었다. 바닷가인지 돌다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아이들 손을 흔들며 서로를 향해서 뛰어가는 장면이었다. 멀리 있었고, 역광이기에 사진 주인공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고 배경과 검은 실루엣이 사진의 스토리를 말해주는 그런 사진이었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목욕탕을 갈 때마다 그 사진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하곤 했었다. 저 곳은 어딜까부터 시작해서 저 아이들은 왜 저렇게 반갑게 뛰어갈까? 먼저 놀러간 친구들과 뒤늦게 쫓아 온 친구가 만나는 장면일까?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은 무수한 스토리를 갈 때마다 새롭게 상상하며 그 자리에 서서 사진 속으로 빠져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때 그 사진이 도대체 어떤 사진인지 너무 궁금해서 어른이 된 다음에도 찾아봤는데 사진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찾기가 어려웠다. 아니면 그 사진이 그렇게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거나.
암튼 사진은 기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종종 지금도 궁금한 것이 있었다. 도대체 내가 왜 그 사진을 그토록 열심히 보았는가 하는 것이다. 왜 다른 사진은 두고, 유독 그 사진만 그렇게 열심히 보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이 책 [사진, 잘 찍고 싶다]를 읽으면서 내내 어릴 적 보았던 그 사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에게 강렬한 인상과 많은 이야기를 남겨주었던 그 사진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를 파헤치고 싶은 마음으로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나는 '사진, 잘 찍고 싶다'가 아니라 '사진, 잘 보고 싶다'로 읽은 셈이다. 그렇지만 사실, 잘 찍으려면 좋은 사진을 많이 봐야 하고,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사진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니 맥락은 같다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찍는 것보다 잘 보는 것에 포인트를 맞춰 책을 읽어 나가고 있었는데(그래서 사실 기술적인 부분은 어렵기도 하고, 조작하기 전까지 이론적으로는 감이 잘 오지 않기에 나중에 다시 볼 것을 기약하며 한번 훑고 지나갔었다)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구가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진에서 그림자의 역할이 그렇게 중요한 지 몰랐고, 구도에 그렇게 깊은 메시지를 담길 수 있는 지 처음 알았다. 무엇보다도 사진이 주어진 사물을 그저 카메라 앵글에 담아 내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과 빛, 자연 또는 사물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현실이 아닌 자신 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작가의 의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하지만 그림처럼 작가의 의도만으로 완성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진 작가는 끝없는 인내심으로 기다리기도 해야 하며, 순간을 포착해내는 민첩성과 순발력도 갖춰야 하고, 적합한 소재를 찾아낼 수 있는 혜안과 상상력을 갖춰야 한다. 물론 사진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과 숙련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지면서 한 장의 사진이 잉태되어 나오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어릴 적 보았던 그 사진도 그런 작가의 치열한 노력의 과정을 거치며 세상에 나온 사진일 것이다. 작가는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여러 가지 장치로 표현해 놓았을 것이고, 그 장치들을 통해서 나는 그 사진 속으로 빨려들어 갔었을 것이다. 비록 작가가 하고픈 얘기와 내가 생각한 이야기가 다를 지라도. 그 느낌은 서로 공유했으리라고 본다.
 
이 책의 저자는 가장 먼저 첫번째 장에서 '사진을 찍는 마음 준비'를 다룬다. 처음부터 딱딱한 방법론이 어울리지도 않겠지만 사진을 찍기에 앞서 무엇이 담겨야 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주제를 보는 눈', '이야기를 넣는 방법', '소재를 찾는 방법', '좋은 사진을 위한 준비'를 통해서 좋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한다. 그래서 나같은 초보자는 더없이 편한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맛을 볼 수 있었다.
 
 
글의 형식은 주제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 후에 예가 되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면서 주제 이외에 사진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과정, 결과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줌으로써 내용에 대한 이해를 훨씬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설명 역시 딱딱한 것이 아니라 에세이를 쓰듯 에피소드나 실수담 등을 섞어서 편안하게 전달해줌으로써 마치 전시회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것과 같은 재미가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사진 잘 찍는 법을 배운다기 보다는 사진 에세이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들곤 한다.
 
 
다음 사진은 '계산 먼저'라는 작품인데 상당히 재미있다.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저자 자신인데, 사진의 장치가 말해주는 메시지를 읽는 방법을 알게 해준 작품이다. 과연, 어떤 메시지가 숨어 있는 것일까?
 
 
"백화점 탈의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허름한 옷을 입고 백화점에 구경을 왔던 저는 탈의실에서 옷을 입어보다가 그냥 입고 나가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장난스러운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서 입고 있는 옷이 제 옷이 아니란 것을 알려줄 단서가 필요합니다. 청바지의 뒷주머니에 붙어있는 태그가 아직 계산하지 않은 옷이란 것을 말해줍니다. 그냥 나가고 싶어하는 제 표정과 프레임의 왼쪽 상단에 보이는 CCTV가 대비되어 흥미롭습니다. 영화에서 사용되는 미장센(화면구성)처럼 사진 안에서 태그와 CCTV가 이야기를 만들어 줍니다. 프레임을 구성할 때 의도적으로 이런 단서들을 넣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작가가 의도한 이런 디테일을 발견하려면 한 장의 사진을 감상할 때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여 자세히 감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p.28
 
이렇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한 후에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좋은 사진 만들기'를 위한 각 요소들에 대해 살펴 본다. 노출, 빛, 그림자, 구도, 단순화, 대비, 초점 등 사진에서 들어봤음직한 요소들이 사진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 지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지 역시 수많은 예들과 함께 살펴 본다. 조금 딱딱할 수도,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이 역시 사진을 통해서 배우기 때문에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
 
 
 
아래 작품은 '액자 속의 여자'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프레임에 따라 주위에 널려 있는 쓰레기도 작가의 시선에 따라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책에는 이러한 작품들이 꽤 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건너편 집 창문에 흘러 내린 녹물도 새로운 의미 부여를 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흑백사진'에 대한 작가의 단상이다. 컬러가 보편화 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작가들이 흑백사진으로 작품을 찍고 있는데, 이는 흑백사진 만이 가지고 있는 힘 때문일 것이다. 주제에 좀더 집중할 수 있고,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매력에 여전히 흑백사진은 사랑받고 있다. 나 역시 컬러 사진을 볼 때보다 흑백사진에서 더 많은 상상과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하는데 이 장에서는 전문가적인 관점에서의 흑백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들어 볼 수 있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사진을 찍은 후에 '후보정' 하는 법과 보정 전후를 비교함으로써 후보정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후보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에 대해서 저자는 논리적으로 반박을 한다. 직접 사진을 찍는 작가가 아니니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시대와 방법에 따라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옛 기준에 모순점이 있다면 더더욱이 말이다.
 
 
어렸을 때 목욕탕에서 보았던 사진 외에도, 당시 집에는 아버지가 보시던 사진집이 몇 권 있었다. 지금 기억을 떠올려보면 사진대전 같은 곳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모아놓았던 것 같은데 그 사진집을 무심히 꺼내볼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받곤 했었다. 대부분이 흑백사진이었는데 음영의 강한 대비가 쏟아내는 알 수 없는 메시지들을 보면서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지 참 궁금했었다.
아마도 그러한 궁금증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해갈되지 않은 갈증으로 남아 있었나 보다. 사진에 관한 책을 한 두 권 읽어 보긴 했으나 여전히 어렵고 답답했었다. 그렇게 또 잊고 있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사진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좋은 사진이 말하는 법을 사진의 기본 형식에 맞게 조금씩 따라가면서 보다 보니 어디에 포인트를 두고 봐야 하는지 조금은 그 갑갑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더불어 나를 감싸고 있는 수많은 오브젝트에 대해 민감해졌다는 것도 부정할 수가 없다. 요즘처럼 언제 어디서나 셔터만 누르면 되는 환경에서 그간 의식없이 스쳐갔던 것들이 이제는 하나의 이야기로, 의미있는 메시지로 보이면서 프레이밍하게 될 것 같다. 벌써 끝없이 펼쳐지는 골목이 수직 분할되는 창밖의 풍경 한 컷, 그리고 빛이 마루바닥에 그려놓은 그림자 또 한 컷을 나도 모르게 찍고 있다. 비록 너무 많은 선으로 복잡해지기도 하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심심한 작품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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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명상
이승헌 지음 / 한문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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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력도 저하되고 사회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도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명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단 번잡한 생각에서 잠시나마 떠날 수 있고, 스트레스로 굳어진 몸도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몇 번을 시도해봤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방법이 잘못되어서인지 쉽게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었다. 그나마 반신욕을 하면서 호흡에 집중을 하면 몸이 조금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는데, 반신욕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니 번잡해서 생각만큼 많이 하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요가를 해볼까, 기체조를 해볼까 고민은 많지만 직장 생활에 몸이 묶여 있다 보니 생각만 앞설 뿐 차일피일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자주 느껴져 아무래도 기의 흐름이 원하지 않은 것 같아서 다시금 운동이나 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을 즈음에 이 책 [자기명상]을 보게 되었다. 자석을 이용한 명상이라 생소하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을 끄는 것은 초보자도 쉽게 명상을 할 수 있다는 문구였다.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한 터라 틈날 때마다 조금씩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자석만으로 할 수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였다.
 
 
책은 두껍지 않고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참고할 수 있을 정도의 핸드북 사이즈로 작고 가벼워 일단 읽는 데 부담이 없었다. 또한 자석(이 책에서는 '사랑자석'이라 부른다)도 포함되어 있어 책을 읽어 보면서 직접 연습해볼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자석과 명상이 무슨 관계일까 의아했지만 '1장 우리는 마그네틱 세상에 산다'를 읽으면서 곧 인체와 자기가 어떤 관계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책의 첫 장은 자석과 명상과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자기명상'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자기명상의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2장은 기본, 3장은 응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에는 자기명상을 경험하고 효과를 본 사람들의 체험기를 소개함으로써 '자기명상'의 효능을 실제 검증해주고 있다.
 
 
자기와 에너지 즉 '기'의 관계를 살펴보면 인체를 포함한 모든 물질은 전기를 띠며, 이 전기활동으로 인해 자기장이 형성되고, 이 자기장이 곧 에너지의 공간이 된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 몸을 감싸면서 보호한다고 하는데 이 에너지 공간은 내외부의 환경과 연결되어 있어 시시각각 달라진다고 한다.
 
"에너지는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느낄 수 있다.' 내가 자기 명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에너지의 '느낌'이다. 에너지를 '느끼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느끼면 에너지를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에너지를 조절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육체적, 정신적 문제는 에너지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에너지를 느낄 줄 알면 에너지의 균형이 깨졌을 때 그렇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 감각이 없거나 둔하면 에너지의 불균형이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문제로 나타나기 전까지 그 기미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에너지를 느끼고 조절하는 감각은 누구나 터득해야 할 아주 중요한 삶의 기술이다."---p.41
 
"제일 쉬운 명상은 자신의 에너지를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지난 30년 간 명상을 지도하면서 갖게 된 확신 중의 하나다. 명상을 하려면 잡념을 없애고 집중해야 하는데 에너지를 느끼는 순간 자연스럽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쉽고 강력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자석을 활용한 자기명상이다.
자기명상은 굳이 오랜 시간 할 필요도 없다. 바쁠 때는 한 번에 5분씩, 하루에 두 세 번 정도만 해도 에너지 상태에 많은 변화가 온다.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몸이 더워지고, 입안에 침이 고이며, 에너지 순환이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손에서 에너지가 느껴지지만 계속 집중하면 에너지가 증폭되면서 그 느낌이 몸 전체로 확산된다. 대개 명상을 시작해서 잡념이 없어지고 우리 몸에 이러한 에너지 변화가 일어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자기명상으로는 단 몇 분 만에 그런 에너지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에너지로 연결되어 있다. 자기 몸의 에너지를 느끼는 순간, 보다 큰 차원의 에너지 우주의 대생명력과 소통하게 된다. 그 생명력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면 균형을 잃고 교란된 에너지장, 찢기고 구멍 난 에너지장이 정상을 회복하고 치유된다."---p.43
 
최근 균형이 깨진 생체 리듬의 경험을 하면서 몸이 상당히 무거워짐을 느꼈었다. 그러한 이유가 바로 에너지장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며, 나도 모르게 명상을 하려고 했던 것은 스스로 막혔던 기를 통하게 하기 위한 자가치료의 방편이지 않았나 싶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자기 명상의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우선 자석과 놀면서 친해지고, 간단하게 자석으로 에너지장을 느끼고, 강화하는 연습을 한다. 어렵지 않은 동작이니 하나씩 따라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3장 응용편에서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명상,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활력충전을 하는 명상, 파트너와 함께 하는 명상 등 자석을 활용한 좀더 다양한 명상법을 소개하고 있다.
 
 
동작이 어렵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을 반드시 하고 응용을 넘어가야 하는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집중력을 높일 필요가 있거나 혹은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증상에 필요한 동작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때 그때 필요한 동작을 찾아서 활용하면 된다. 모든 동작을 다 익혀서 바로 사용할 수 있기 전까지는 이 책을 들고 다니며 참고해보면 좋을 듯하다.
 
처음 이 책을 받고 기대감을 가지고 부분적으로 필요한 동작을 찾아서 해보았다. 처음에는 에너지 즉 자력을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고 에너지를 느끼는 순간 온몸이 더워지는 열감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몸이 점점 덥혀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석 없이는 5분 집중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자석을 이용하여 자력을 느끼면서 자력에 집중하다보니 잡생각을 할 틈없이 집중할 수 있었고, 조금 더 그 상태를 유지하다보니 다리가 조금씩 저릿해지면서 몸이 후끈한 열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현기증이 조금 나는 듯해서 명상을 멈추니 몸의 혈액이 순환되는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졌다. 처음이었기에 강렬한 느낌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해왔던 어떠한 명상보다도 쉽게, 그리고 강했던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그 뒤로 몸이 피곤하거나 어깨 통증이 심할 때면 틈틈이 자기 명상을 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렇듯 효과를 느꼈기에 뒤에 나온 체험기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 처음이다보니 여러 가지로 미숙하겠지만 좀더 꾸준히 수련하다 보면 자석에 의지하지 않고도 기를 느낄 수 있는 상태로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한 여름에 내리는 시원한 소낙비처럼 스트레스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을 때 만난 단비같은 책이다. 사람마다 효과와 느껴지는 것은 다르겠지만 내게는 지치고 힘들 때 어떻게 몸을 추스려 다시 활력을 찾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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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초등 미술 교과서 - 창의력을 길러 주는 재미있는 미술 감상
김정숙 지음, 최경진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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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라고 하면 공부와 연결되니 학교 수업 시간이나 시험 공부를 할 때 외에는 제대로 들여다 보는 것이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술 교과서는 흥미를 느껴서 보는 경우가 아니면 따로 볼 일이 별로 없으니 학교 수업 시간에 활용되는 것 아니면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요즘은 미술과 관련된 재미있는 어린이 도서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 독서 수업도 많이 진행되고 있어, 미술 작품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예술 작품의 이해와 교과서의 갭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 [스토리텔링 초등 미술 교과서]는 이러한 교과서와 미술의 간격을 좁혀보려고 하는 시도인 것 같다. 단순히 학교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접하는 매체를 통해서 미술을 좀더 흥미롭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는 만큼 보이는' 미술 작품 감상을 위해서 재미있는 배경 이야기와 여러 가지 감상 포인트를 제시함으로써 그냥 수업 시간에 넘겨 버릴 뻔한 의미있는 작품들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초등 미술 교과서]라는 제목이 오히려 이 책이 담고 있는 다양한 내용들에 한계를 지우는 듯하지만, 일단 교과서로 범위를 접혀 놓으면 무궁무진한 미술의 세계에 접근하는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교과서를 뛰어넘는 다양한 지식과 창의적인 활동 등은 낯선 미술로 한 발 더 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책은 7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진 21개의 작품을 살펴 보면서 작가나 미술 사조, 장르 등 작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함께 풀어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함께 미술 여행을 떠난 네 명의 친구 '색깔대로', '모양대로', '느낌대로', '엉뚱한대로'의 이름과 같은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살펴보고, 활동을 해봄으로써 학교에서 배울 때와는 다른 좀더 깊이있고, 심도있는 이해를 할 수 있다.  
 


 
 
더불어 이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 지도 포인트로 알려줌으로써 작품을 감상하고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술 작품도 화가의 대표작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내용에 맞는 작품을 선정하여 다룸으로써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신선함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고흐의 작품을 다룰 때도 흔히 알고 있는 <자화상>이나 <해바라기>가 아니라 <붓꽃>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고흐의 특징과 작품 세계, 고민 등을 살펴 본다. 귀를 자르고 정신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의 느낌과 감정, 그리고 불안한 마음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긴 작품을 보면서 수없이 많이 접했던 고흐가 아니 또다른 새로운 고흐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널리 알려진 작품 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현대 미술 작품도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작품은 이천세라피아(세계도자센터)에 있는 공공조형물 <소리나무>이다. 이 작품은 2007년 제4회 세계도자비엔날레를 개최하면서 설치된 조형물로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나무에 매달린 2,007개의 도자기 종이 늘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들려 준다고 한다. 거대한 스테인리스 나무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과연 어떨 지 궁금한 마음에 꼭 다녀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미술' 이야기나 '벽화'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은 내용이다. 미술의 세계라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게 표현될 수 있는 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 한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삽화이다.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는 보조 장치로 사용되기도 하고, 때로는 작가의 상황을 묘사하기도 하는가 하면, 또한편으로는 장식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작품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삽화를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에 하나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김득신의 <야묘도추>의 작품을 소개할 때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은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한다.
 

 
늘 보던 작품이나 작가의 작품도 주제에 따라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보니 작품들이 새롭게 보이게 된다. 그러면서 작품을 다른 각도로 보려고 하는 시도로 하게 되는 등 창의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미술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지고, 작품들을 좀더 호기심 어린 눈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교과서'의 작품 만으로 한정된 것이 못내 아쉽기에 좀더 폭을 넓혀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과 만나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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