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와지르 디저트 수업 - 청담동 인기 베이킹 클래스 르와지르의 시크릿 레시피
김수경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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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한참 전에 베이킹을 배운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간식이라도 직접 해주려고 배웠었는데

영 소질이 없어서인지

특별한 재미를 못느끼고 그냥 마무리하고 말았다.

그 후로는 만드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구입해서 먹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아이들을 키우다

이제 손이 좀 덜가는 나이가 되니

다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요즘은 워낙 디저트 까페들이 많이 생겨

다양한 디저트들을 볼 기회도 많고

인터넷에서도 쉽고 다양한 레시피들을 볼 수 있다보니

다시금 생각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르와지르 디저트 수업]

청담동의 소문난 인기 베이킹 클래스의 레시피라고 한다.

얼뜻 보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질만큼

화려하고 이뻐서 슬쩍 자신감이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과정을 보면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기본 베이스만 잘 갖춰둔다면 해볼만 하겠다는

무모한 자신감이 드는 것이다.

 

고급스러운 디저트만큼이나

책의 전반적인 편집이나 구성도

깔끔하게 고급스럽다.

도전을 해보기 전에 일단 집중탐구를

먼저 해봐야 할 듯 싶다.

 

 

구성은 총 6개의 클래스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시작 전에는 베이킹의 기초를 배운다.

기본 도구, 기본 재료, 자주 쓰는 베이킹 기본 용어와 함께

재료와 도구의 구입처는 물론,

실패없는 베이킹을 할 수 있는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조언도 들을 수 있다.

 

 

경험을 떠올려보면 간단해보이는 것도

막상 하려면 어렵고 과정을 똑같이 했음에도

결과가 전혀 달랐던 경우가 많았다.

많은 클래스를 운영해 온 저자의 실질적인 조언이야말로

초보자들의 실패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

 

첫번 째 클래스는 '쿠키x스콘 파운드 케이크'

"간단하지만 만들 때마다 새로운 행복을 발견하게 되는 디저트"

이렇게 저자는 코멘트를 달았다.

화려하지 않고 간단한 것일수록

깊은 맛을 내기 어려운 법.

그럼에도 제대로 만든다면 여운은 가장 길게 남을 것 같다.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메이플슈거 헤이즐넛 사블레'라는

긴 이름의 디저트다.

 

 

고소하게 구운 헤이즐넛과

은은하고 달달한 단풍나무 시럽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재료가 어떻게 위치해 있는지

디테일하게 보여주니 모양을 만들기 좋다.

재료와 준비에 대한 안내를 별도로 하고,

과정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과정을 따라하기 편하다.

마지막에 위치한 <CHEF'S TOUCH>에서는

주의할 사항이나 참고하면 좋을 가이드를 제시해준다.

이 메이플슈거 헤이즐넛 사블레는

발효 버터를 사용해 구우면 풍미가 한층 올라가며,

쿠키가 완전히 식은 후에 먹으면

더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고 살짝 알려준다.

 

 

두번 째 클래스는 '슈x에클레어'이다.

바삭한 슈와 부드러운 크림이 어우러진 디저트로

차 한잔이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한다.

일단 기본 반죽과 크림을 만드는 법부터 소개한다.

 

 

만들기가 결코 녹녹해보이지는 않지만

'바닐라 쿠키 슈'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마다카스카르 바닐라빈을 사용해

한층 더 진한 맛과 풍미를 주는 디플로마트 크림이 가득 들어간 슈.

차 한 잔과 함께 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쿠키 반죽과 슈 굽기, 파티시에 크림, 디플로마트 크림, 상티 크림까지

각각 만드는 과정과 마지막 크림을 넣어 완성하는 과정도

꼼꼼하고 세세하게 보여준다.

 

 

 

세번 째 클래스는 너무도 익숙한 '케이크'.

그중에서도 시선을 잡아 끈 것은

'말차 다쿠아즈 케이크'.

어느 것을 선택해도 군침을 참기 어려운데

이것이 특히 눈에 들어온 이유는

큰 아이가 녹차를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녹차가 들어간 것이라면 웬만하면 다 섭렵을 하는데

이렇게 직접 만들어준다면

농도나 단맛을 조절할 수도 있고

재료를 가감할 수도 있어 더욱 좋을 듯하다.

<CHEF'S TOUCH>에서 일러주는 팁.

우리나라 녹차보다는 일본의 말차를 사용하면

더 선명하고 진한 초록 빛깔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유난히 선명한 시중 제품 색깔의 비밀이 여기에 있었나보다.

 

 

네 번째 클래스도 군침 예약.

바로 '타르트x파이'이다.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에스프레소 코냑 캐러멜 타르트'

부드러운 캐러멜 무와 코냑 풍미의 커피 무스를 올린 쁘티 타르트란다.

한 번에 성공하기 쉽지 않겠지만

제대로만 된다면 고급 디저트 까페 부럽지 않을 것 같다.

 

 

다섯번 째 클래스는 '무스x앙트르메'.

이름이 다소 생소한데,

하나같이 소품처럼 작고 예쁘다.

피스타치오의 깊고 고소한 풍미와

아마레나 체리의 우아한 향,

키르슈의 클래식한 조화를 느낄 수 있는

'피스타치오 체리 무스'

 

 

우아한 장미 향과 라즈베리, 리치의 조화가

한 입에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이스파한 무스'.

 

 

마지막 여섯 번째 클래스에서

드디어 '마카롱x베린느'를 만든다.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

집에서 만들기를 몇 번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던 '마카롱'.

여기서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이어지는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달달한 프랑스 밤 페이스트로 만든 마롱 크림과

'까막까치밥'이라고 불리는 강렬한 새콤함을 지닌

블랙커런트 콩포트의 만남이 새로운 이탈리안 머랭 마카롱,

'마롱 블랙커런트 마카롱'

코크 굽기가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데

저자가 살짝 팁을 준다.

"떴을 때 '끊어지지 않고 주르륵 흐르면서 반죽이 리본처럼

차곡차곡 접히는 상태'가 될 때까지만 섞는다."

어렵지만 알 것도 같다.

 

 

온갖 호강을 다한 눈은

이제 직접 먹고 싶다는 재촉을 하는 것 같다.

일반 요리에 비해 준비할 재료가

다소 까다로울 수도 있지만

저자가 알려준 곳에서 목표한 것부터

조금씩 구입해 도전해봐야겠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너무도 딱 맞아 떨어지는 디저트이니만큼

모양, 맛을 내는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많이 필요할 것 것같지만.

그럼에도 첫 성공을 기대하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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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업 - 풍성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감상을 위한 안내서
김주영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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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음악과 관련된 책을 심심치 않게 읽게 된다.

음악에 대해 알고 싶은 욕구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음악을 듣다보면

음악도, 글도 함께 살아 움직이며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공간에서 글과 음악을 여유있게 즐기는 것이

너무 좋아서 의식적으로 음악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곤 한다. 

 

[클래식 수업]을 처음 봤을 때는 가장 먼저 읽고 싶어졌던 이유는

표지와 제목 때문이었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깊은 암녹색이 시선을 확 끌었고,

뭐니뭐니 해도 [클래식 수업]이라는 제목이 원형적이면서도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꼭 읽어봐야 할 것만 같았다.

저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내용은 대충 짐작이 가지만

그럼에도 별다른 정보없이 책에서 느껴지는 풍미만으로도

충분히 품격이 느껴졌다.  

 

책은 생각보다 두꺼웠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1~12월까지의 챕터, 36꼭지에 

작곡가, 곡, 특정 주제 등을 가지고 자유롭게 서술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 마지막에는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읽을 거리 등을

박스 형식으로 구성한 lesson이 잔잔한 재미를 준다.

 

처음에는 클래식 음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많아 받아서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 추천서'를 목표로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늘 그렇듯 개인의 취향은 서로 다른 입맛인 것을.

각각의 경험과 시간, 공간을 하나의 잣대로 맞춘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결국 저자가 진심으로 감동을 느낀 순간을 전달함으로써

독자도 함께 그 순간으로 들어가 체험하면서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컨셉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그렇게 힘을 빼고 편안한 마음으로 진정성있게 쓰여진 글은

읽는 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정말 저자가 느끼는 느낌, 감동 포인트가 그대로 살아 느껴지고,

빠르고 느린, 강과 약이 물흐르듯이 전달되면서

함께 곡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정말 저자가 이 곡을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느끼는 구나 하는 그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12월로 챕터가 나눠져 있지만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고,

마음가는 장부터, 마음가는 주제나 곡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글 하나하나가 속이 꽉 찬 열매처럼

촘촘하게 눌러담았기 때문에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읽을 수 있는 글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까울 정도다.

처음 느꼈던 무게감은 오히려 가벼움으로 바뀐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탄한 부분은 클래식의 거의 문외한이

내가 읽어도 쉽게 술술 읽힌다는 것이다.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음악회의 해설도 하고, 지면의 컬럼을 쓰기도 하고,

현재 팟캐스트까지 진행하는 그의 경험이

남달리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데 이력이 났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눈높이를 확 낮춰 독자의 시선으로 보는

그의 겸손한 성품도 한 몫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쉽게 읽히지만

한 편으로는 진도가 안나가고, 머리에 남는 것이 없어서

'어,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깨달았다. 음악이 없다는 것을.

음악을 얘기하는데 음악없이 설명으로만 듣고 있으니

그 음악이 머릿 속에 있지 않은 이상 공감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마치 음식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그 음식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나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 음식의 얘기를 듣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쉽게 쓰여졌다는 하지만 [클래식 수업]이라는 제목에 맞게

곡 해석은 악장별로 자세하게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무의미한 읽기를 깨닫고는

바로 검색해서 음악을 찾아 틀어놓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정말 생생하게 그 음악이 느껴지는 것이다.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 악기들끼리의 교감,

곡에 담겨 숨쉬는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풀어 헤쳐지는 느낌이었다.

모차르트의 곡이 이렇게 아름다웠는 줄 몰랐다.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멜로디라서 지금까지도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설명을 듣고 들을 때와 그냥 감성을 따라가며 들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클라리넷과 현악4중주가 힘을 합친 클라리넷5중주 A장조 K581 Quintet A major for Clarinet and Strings, K.581은 당시로서는 등장하기 힘들었던 편성이었을 뿐 아니라 원숙기에 다다른 작곡가의 능숙한 실내악적 기법을 만끽할 수 있는 걸작이다. 

-중략-

1악장은 매우 성악적인 주제들이 쓰인 소나타 형식을 독주 악기격인 클라리넷과 현악기들의 입체적인 대화가 훌륭하다. 느린 2악장은 3부 형식이며 1악장과 대조적으로 클라리넷이 먼저 주제를 연주한다. 악기 간 다양한 리듬으로 경쟁하듯 나타나는 음형들이 재미있다. 두 개의 트리오로 된 미뉴에트의 3악장은 악기가 서로 침묵을 지키며 양보하여 주인공 자리를 골고루 나눠 갖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제와 네 개의 변주인 4악장은 명쾌하면서도 탄력적인 주제로 시작되며, 모든 변주를 마친 뒤 종결부에 해당하는 아다지오(매우 느리게) 파트가 잠깐 등장하다 다시 알레그로의 코다도 끝맺는다." --- p88~89

 

 

모차르트는 플루트를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도

"저는 풀루트를 듣고 있으면 금방 머리가 아파옵니다"라고 쓸 정도 였다고.

모차르트는 플루트가 음량과 주법에 문제가 많아

조만간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테오발트 뵘이라는 사람이 개량에 성공함으로써 

지금까지 사랑받는 악기로 자리잡았다.

그럼에도 그는 플루트 작품을 여럿 썼고,

그 곡들이 하나같이 걸작들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하기 싫어 억지로 쓴 작품들마저 이런 걸작이라니 말이 안 나올 지경이지만 플루티스트들이 무한 감사를 보내야 할 작품인 동시에 모차르트의 작품 중에서도 베스트 들어가는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임이 틀림없다. 풀르 애호가였던 드 장에 대한 호감이 듬뿍 담긴 플루트4중주 1번 D장조 K285 Flute Quarter No. 1 D major, K.285의 1악장은 음색이 빛나는 플루트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1주제로 시작하여 현악기가 연주하는 2주제를 지나 전개부가 시작되기 전 새로운 부주제가 등장하여 다채롭다. 아다지오(매우 느리게)의 2악장은 B단조로, 현악기 피치카로 반주하는 위에서 노니는 풀루트의 센티멘털한 가락이 참으로 매혹적이다. 3악장은 명랑하고 희극적인 분위기로 론도로, 플루트가 시종 기교적으로 활약한다. 중간부 새로운 요소가 등장할 때 비올라의 활약도 뛰어난데 악기 간의 절묘한 균형, 작은 악구도 놓치지 않고 적재적소에 사용한 천재의 꼼꼼함이 돋보인다. --- p.92~93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20세기 초에 발표된 낭만주의의 마지막 불꽃처럼 느껴지는 곡이다. 교향시 《핀란디아》Finlandia로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가 된 시벨리우스는 낭만파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작품 목록에 '결정적 한 방'이 될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만큼 작곡가의 정성이 느껴지는데 우선 오케스트라안에서 잘게 나뉜 앙상블과 다양한 조합에서 나오는 특별한 음색, 솔로와의 변화무쌍한 대화가 흥미로우며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로 형식에서도 파격적인 구성을 보인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북유럽 특유의 어두운 서정성과 묵직한 맛이 잇는 관현악법이 감상의 포인트다.

신비스러운 악상의 테마로 조용히 문을 여는 1악장은 서두에 등장하는 바이올린 솔로의 멜로디가 기본 주제, 오케스트라가 B플랫단조로 연주하는 주제가 두 번째 주제인데 그 외 여러 음악적 재료가 랩소디풍으로 전개된다. 장대한 카덴차가 곡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아다지오(매우 느리게)인 2악장의 주제는 무겁고 장중한 동시에 북구의 맑은 노래가 느껴진다. 서두르지 않는 행보로 때론 오케스트라에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에서 더 큰 스케일이 만들어진다. 3악장은 거칠고 투박한 기분의 3박자 춤 곡인데 작곡가는 농민의 춤곡을 그대로 나타냈다. 신나지만 들뜨지 않는 1주제는 바이올린으로, 여기에 화답하는 2주제는 오케스트라가 먼저 연주하며 서로 자리를 바꾸는 동시에 음폭이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두꺼운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뚫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솔로 바이올린의 활약이 극적이며 멋지다." --- p.135~136

 

 

 

음악을 찾아가며 듣다보니 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된다.

이전 곡이 너무 좋아서 끄지 않고 그냥 다음 꼭지로 옮겨가 읽는데

영 덜그럭거리며 느낌이 살지 않는다.

바로 다시 해당 음악을 검색해서 들으며 읽노라니

이제야 비로소 안정감이 느껴지고 음악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어차피 한 번 읽고 말 수는 없을 것 같다.

천천히 음독하며, 음미하며 반복하며 들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읽고 들으며 클래식 수업을 받다보면

클래식 음악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가을, 정말 오랜만에 고마운 은사님을 만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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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분 감성영어 - 지친 하루의 끝, 당신의 감성과 지성을 모두 채워줄 1분의 기적 하루 1분 영어
YM기획 엮음, 성재원 감수 / 베프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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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영화를 즐겨보고 있다.

2시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딱히 한 것도 없었을 시간이 아까워

현실로 빠져 나왔을 때의 헛헛한 마음이 싫어서

한동안 영화를 즐기지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은 영화보는 시간 자체가 즐겁다.

정말 좋은 영화를 만났을 때는 더없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라할지라도

그저 다른 세계, 다른 공간, 다른 시간으로 들어가

다른 삶을 느끼고 나온 것만으로도

새롭고 행복한 느낌을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 1부 감성영어]는 그래서 너무 반갑고 반가웠다.

영화를 보는 시간이 즐거워진 만큼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고, 발견하는 과정도 즐기게 되어서

'영화'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이 번쩍, 귀가 쫑긋해진다.

게다가 그 영화로 영어까지 배울 수 있다니...

금상첨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출퇴근 시간을 쪼개서 영어를 배우고 있던 차라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책이 도착하기만을 학수고대했다.

 

그런데...

왜 영화영어 혹은 영어대사 영어가 아니라 감성영어일까?

아마도 영화 속 명대사가 주는 잔잔한 감동으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주려는 목적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꼭 달달 외우지 않아도 마음의 따스한 위로가 되는

영어 한 문장이 가슴을 적셔주다 보면

감동과 함께 영어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은 감동을 주는 한 마디 대사와 함께

감성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이미지와 사진들을

시원하게 배치시켜놓고 있다.

거기다가 영어 문장에 대한

감성이 뚝뚝 흘러넘치는 코멘트라니!

영어를 빼고라도 지면 가득 생생하게 말을 걸어오는

사진과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흩어져가는 시간들을 영어로 잡고 싶다면

하루에 딱 1장, 1문장만(여러 문장도 물론 많지만) 만나면 된다.

부담없이.

그리고 함께 실려있는 QR코드를 찍어

영화 예고편을 보거나 영화의 명장면을 즐기거나

OST를 듣거나 영화 소개 영상을 듣거나 하면 된다.

사진을 좀더 응시하며 영화와 영어문장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감상을 마친 후에는

저자가 전하는 영어 문장에 대한 메시지를 읽으며

공감을 해보고...

마지막으로는 영어 문장의 팁을 읽으며 마무리.

출근길 혹은 퇴근길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낭만 영어공부법이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가지 않았나요?

취업 준비하느라, 야근에 회식까지 해내느라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어 살아야 하고, 그 와중에 썸도 타고 데이트도 해야 하고...

그렇게 일상을 쫓기다 보면 잊어버리고 지나가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소중한 사람, 소중한 감정, 소중한 시간들.

영화 한 편 마음 놓고 볼 시간이 없고, 아무 생각 없이 소설 한 권 읽으며 뒹굴자니 그저 논다는 죄책감이 엄습해온다면, 이 책은 어떤가요? 하루 단 한 장, 아름다운 석양이 내려앉는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지친 하루를 어루만져 주는 폭신한 이불 속에서, 때로는 따뜻한, 때로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영화 속 한 장면을 만나보세요. 죄책감은 걱정 마세요. 아름다운 명대사들을 마음에 새기다보면 어느새 수백 개의 영문장을 익힐 수 있답니다. 억지로 펜을 들고 밑줄을 긋고 달달 외우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루 1분, 당신의 마음을 뜨겁게 물들인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잊지 마세요. 당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아름다움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걸. --- p.6~7 프롤로그 中

 

책은 총 세 파트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Love

두 번째는 Life

세 번째는 You

 

사랑만큼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수많은 영화들 속에....

아마도 사랑에 관한 대사가 가장 많지 않을까....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The first day I met Bryce Loski, I flipped.

내가 블라이스를 처음 만난 순간, 나는 사랑에 빠졌다.

 - 플립(Flipped, 2010) --- p.20

 

 

사랑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아니 오히려 상대의 약점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한참 후에나 깨닫게 된다.

 

 

 

Affection is when you see someone's strengths,

love is when you accept someone's flaws.

애정은 누군가의 강함을 보는 것이고

사랑은 당신이 누군가의 결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원데이 (One Day, 2011) --- p.41

 

 

그런 사람을, 그런 사랑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생 최고의 행운일 것이다.

언제봐도 가슴 찡한 영화,

언제 들어도 가슴 절절한 음악,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음악.

이 영화, 이 곡이 빠질 수가 없다.

 

Winning that ticket was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me.

이 티켓을 얻은 것이 내 인생에서 최고의 행운이었어.

- 타이타닉 (Titanic, 1997) --- p.29

 

  

그럼에도 가장 잊혀지지 않는 너무도 유명한 대사.

학창시절, 영화보다 책을 먼저 접하고

가슴이 뛰어서 몇날 몇일을 설레어 다니게 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대사를 

여기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After all tomorrow is anther day.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 --- p.178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영화대사는 바로 이것이다.

 

My heart still taken.

내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어.

- 더 레슬러 (The Wrestler, 2008) --- p.236

 

 

heart와 take의 위치를 바꾸어

take heart가 되면

'(특히 가망성이 없다는 생각하는 중에) 자신감을 얻다'라는 뜻의

의미가 전혀 달라진다고 한다.

 

심장이 뛰어야,

살아갈 의지가 있어야,

다시 한 번 해볼 용기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니

어쩌면 의미가 통하는 것같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나 역시,

아름다운 영화와 감동적인 대사 한 마디에

여전히 심장이 뛰고,

다시 한번 도전해볼 용기도,

자신감도 얻은 것 같다.

급할 것없이, 매일매일 감상을 즐기면서

그렇게 조금씩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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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 독해유형비법 MSG 시리즈
한승훈 지음 / 도서출판SION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영어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어도 영어는 늘 주위에 어른거린다.

큰 아이가 영어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욱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저학년 때는 회화와 흥미 위주의 학습을 하다가

이제는 시험대비를 위한 학습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수능 기출문제나 모의고사가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살짝 풀어봤는데 만만하지가 않다.

가르쳐줄 수는 없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생각에

영어 문제집을 이리저리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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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 독해유형비법]은 그런 상황에서 만나게 된 학습서였다.

수능대비 뿐 아니라 공무원, 편입, 공채, TOEFL, TEPS 등

각종 영어시험을 대비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그야말로 '독해비법'이라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책의 저자 해설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책을 받는 순간 정말 순전히 독해만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는 것을 한순간에 파악할 수 있었다.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독해 원리를 기능적으로 파악하여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교재의 구성은 비법개념을 설명을 하고,

기본확인문제에서 연습한 후 실전문제를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기출문제로 실전감각을 읽히는 과정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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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총 10개 유형의 60개 비법이 제시된다.

이 비법을 학습하는 방법

1. 매일 MSG의 1강좌씩 학습한다.

2. 중요 내용은 영어 Sub-Note에 요약해서 정리하고

단어는 휴대용 단어장에 정리한다.

3. 오늘의 학습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어제 학습을 복습한다.

4. 주5일(월~금) 학습 후 토요일에는 5일간 학습한 내용을

교재를 이용해서 복습한다.

5. 일요일에는 5일간 정리한 Sub-Note 복습 및 단어장의 단어를 복습한다.

6. 4주간의 학습(1회독)이 종료되면 다시 같은 방법으로

2회독 실시한다. (일부 어려웠던 강좌만 반복)

7. 3회독부터는 2회독에서도 어려웠던 강좌만 추가로 반복하여

총 3회 반복학습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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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을 구입할 때 보통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늘 난감했는데 이렇게 명쾌하게 알려주고,

3회독까지의 과정을 체크할 수 있는 표까지

목차 대신 실어주고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영어책이지만 한글이 더 많다.

비법을 기초부터 천천히 설명을 하다보니

한글이 더 많아졌다.

그렇기때문에 딱 떨어지지 않는 모호하고 애매한 부분을

깔끔하고 명확하게 정리해주니 확실하게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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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1. 처음 시작은 영어 독해의 유형을 분석하는 것이다.

"세상의 영어 독해문제는 5가지 유형과 15가지의 종류의 문제로 분류할 수 있다."

--- p.8

 

Main Idea, 추론, 통일성&일관성, 정보의 파악, 어법&어휘

이렇게 5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고,

Main Idea는 주제/요지/제목찾기, 빈칸 추론, 문단요약의 종류로,

추론은 연결사 추론, 지시어 추론, 함의 추론으로 나눌 수 있다.

통일성&일관성은 불필요한 문장 제거, 주어진 문장 넣기, 문장 순서로

나눠볼 수 있고, 나머지 유형들도 각각 이렇게 나눠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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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 유형이 어떤 식으로 문제가

구성되어 나오는지 자세하게 안내한다.

처음에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문제를 자꾸 접하면서 익숙해지면

바로 구조 파악을 할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엉뚱한 방향으로 문제는 푸는 실수를 줄일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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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MSG는 그 어려운 '직독직해'이다.

직독직해의 중요성과 함께

직독직해의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심지어 초급자, 중급자, 고급자의 직독직해 패턴을

비교해줌으로써 수준별로 영어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섬세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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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영어 공부에 들어가기 전에

저자는 약간의 잔소리(?)를 한다.

마치 선생님이 옆에 앉아서 잘못된 부분을 잡아주듯이

이 책을 공부하는 목적을 명확하게 해준다.

이 책은 영어 실력 향상이 아니라

영어 시험 점수의 향상임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영어 시험 대비를 할 수 있는지 팁을 소개한다.

일반 영어책과는 달리 철저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방법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지시어, 연결사 등의 기능어 활용도 강조 또 강조한다.

 

공부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 목표가 이 책의 목적과 부합된다면

이 책은 그 목표에 도달하는데,

그 공부 과정을 체계화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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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학원 교재같은 빽빽한 글자에 압도당하지만

저자의 명쾌한 강의와 함께 들으면

이해하는게 훨씬 수월해진다.

4주에 3회독까지 2달 정도의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으로 인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도전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은 그 과정에 있지만

분명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좀더 힘내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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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책에 관한 책은 언제나 옳다.

언제부터인가 책 자체 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된 책도 즐기게 되었다.

책을 읽고 쓴 책, 책과 관련된 여행,

책의 역사, 책을 담아두는 도서관, 책을 사고 파는 서점....

책을 직접 읽지 않아도 그저 책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고 편안하고 풍요롭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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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숍 스토리]의 출간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너무 읽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책을 다루는 곳, 그것도 전 세계의 서점이라니.

그것도 무려 300개의 서점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이국적인 멋이 더해진 서점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도 뿌듯하고 즐거웠다.

저자는 서점에서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작가였다.

그야말로 서점의 장점과 매력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그것을 생생하게 전달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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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단순히 서점의 순례가 아니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서점들이 경영난을 못이기고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인가보다.

그럼에도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다시 힘을 모아 

일으키기 위한 노력들을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자책, 온라인 시장... 악재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서점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바로 저자가 서점 탐방을 통해서 풀고 싶은 명제였다.

 

"이런 온갖 도전에 세계 곳곳의 서점들은 자신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산리안 타오펀 서점'은 2014년 4월에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24시간 서점을 오픈해 크게 매출을 올렸다. 세계 곳곳에서는 '책 도시'가 싹트며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주민들을 단결시키고 있다. 2014년 초에 열린 미국 서점 협회 겨울 회의에서 회장 오렌 타이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자책 판매가 정체하기 시작했고 미국 내 많은 독립 서점들이 2013년 크리스마스에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영국 출판전문잡지 《북셀러》의 편집자 필립 존스는 선두적인 독립 서점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잠재력과 시장을 갖추고 있다고 장담한다. 서점의 입장에서는 흥분된 시기다. 서점들은 어느 때보다 힘들게 싸우고 있으며,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창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p.12~13

 

우리도 주의깊게 들어야 할 대목이다.

다행이도 최근 특색이고, 특화된 서점들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같아 위안이 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 또한

바로 이 지점이다.

중국, 일본은 물론 태국, 말레이지아,

케냐, 탄자니아, 몽골의 서점까지 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만의 색깔이든, 창의성이든

세계에 소개할 서점이 아직 없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었다.

 

이 책에는 서점 뿐만 아니라

《시간 여행자의 아내》 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오드리 니페네거'를 비롯한 저명한 작가들의

인터뷰가 함께 실려있다.

그들에게 책이란, 그리고 서점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갖는지 생생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서점은 살아남아야 하고,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그들의 입을 통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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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런던의 앤티크 서점 '리핑 얀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중고 서적과 고서적을 취급하는 이 서점은

아동서적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차고 세 곳과 서점 주인의 살림집에도 책이 가득할 정도로

없는 책이 없다고 한다.

저자는 처음에는 쇼윈도에 커다랗게 붙은 앨리스 그림에 혹해서

이 서점에 발을 들이기 시작해서

지금은 파트타임으로 일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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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는 서점'으로 유명한 '북 바지(The Barge)'를 봤을 때는 깜짝 놀랐다.

서점의 형태가 이럴 수도 있구나.

물론 책의 초반에 나와서 더욱 놀란 것도 있지만,

(물론 뒤로 갈수록 이색적이고 특색있는 서점들도 많이 소개된다) 

서점이 멸종 위기에 처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고

배를 개조해서 반년 동안 1,500백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항해했다는 부분에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쉽지만은 않았을 여행.

모험과 서점... 이질적인 두 단어가 묘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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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훔치는 자는 지옥의 불길에 타오를지어다!"

무시무시하게 소개를 하는 '펜들리버스' 서점은

숲 한가운데에 있는 농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1997년 여름, 책 도둑이 들었는데 누가 훔쳐갔는지를

알 수 없어 고민거리였는데

스페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던 친구가 우연히 발견한

고대 저주 주문을 보내줘서 재미삼아 플래카드로 만들어

서점에 걸어두었는데 신기하게도 책이 더이상 사라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책을 돌려받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갈겨 쓴 사과 편지와 함께.

재미있는 것은 애초에 펜들버리스에 없던 책도 왔다고 한다.

 

'이 도서관에서 책을 훔치는 자, 그 책이 손에서 뱀으로 변하고, 그 뱀에 몸이 갈기갈기 찢길지어다. 사지는 마비되고 내장은 터질지어다. 고통에 휩싸여 엉엉 울며 용서를 빌지어다. 정신이 잃을 때까지 고통이 멈추지 않을지어다. 벌레들이 내장을 갉아먹어 죽지 않는 벌레로 변하고, 마지막 벌로 지옥의 불길에 영원무궁하게 타오를지어다.' ---p.14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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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수많은 독립 서점들에 영감을 주는 곳.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왔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비포 선셋>의 장면이 더 인상적이었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책장 사이에 침대 13개가 숨어 있는데,

4만 명에 가까운 작가들이 여기서 묵었다고 한다.

창업자 조지가 묵었던 작가들에게 요구한 것은

자기 이야기를 써서 남기는 것이었고,

지금은 그의 딸 실비아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역사를

담은 책을 집필 중인데 여기에 그 작가들의 글도 실을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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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실비아가 말하는 조지의 독특한 서점 운영 철학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의 정신을 그대로 말해준다.

 

1.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하라. 변장한 천사일 수 있다.

2. 손님들에게 상속받는 아파트에 들어서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센강 변에 있고 책들이 늘어선 아파트. 게다가 남들과 함께 쓰고 있어서 더 즐거운 아파트.

3. 서점이란 세상이라는 세로 길과 정신이라는 가로 길이 만나는 곳이다.

 

수많은 서점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성업중이다.

나무가 자라는 서점도 있고,

동물들을 친구처럼 만날 수 있는 서점도 있고,

비밀리에 약속을 하고 가야만 하는 서점도 있다.

지역과 형태와 역사는 모두 다르지만

그들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책을 사랑하고

책으로 소통하며, 책과의 이야기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서점으로의 기행과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자는 결론에 이른다.

책은, 서점은 역시 불멸할 것이라고.

 

"인생은 짧고, 책에서 발견할 것은 많다.

책은 맛있고 배부르고 달콤하고 진귀하다."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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