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책에 관한 책은 언제나 옳다.

언제부터인가 책 자체 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된 책도 즐기게 되었다.

책을 읽고 쓴 책, 책과 관련된 여행,

책의 역사, 책을 담아두는 도서관, 책을 사고 파는 서점....

책을 직접 읽지 않아도 그저 책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고 편안하고 풍요롭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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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숍 스토리]의 출간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너무 읽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책을 다루는 곳, 그것도 전 세계의 서점이라니.

그것도 무려 300개의 서점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이국적인 멋이 더해진 서점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도 뿌듯하고 즐거웠다.

저자는 서점에서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작가였다.

그야말로 서점의 장점과 매력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그것을 생생하게 전달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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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단순히 서점의 순례가 아니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서점들이 경영난을 못이기고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인가보다.

그럼에도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다시 힘을 모아 

일으키기 위한 노력들을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자책, 온라인 시장... 악재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서점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바로 저자가 서점 탐방을 통해서 풀고 싶은 명제였다.

 

"이런 온갖 도전에 세계 곳곳의 서점들은 자신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산리안 타오펀 서점'은 2014년 4월에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24시간 서점을 오픈해 크게 매출을 올렸다. 세계 곳곳에서는 '책 도시'가 싹트며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주민들을 단결시키고 있다. 2014년 초에 열린 미국 서점 협회 겨울 회의에서 회장 오렌 타이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자책 판매가 정체하기 시작했고 미국 내 많은 독립 서점들이 2013년 크리스마스에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영국 출판전문잡지 《북셀러》의 편집자 필립 존스는 선두적인 독립 서점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잠재력과 시장을 갖추고 있다고 장담한다. 서점의 입장에서는 흥분된 시기다. 서점들은 어느 때보다 힘들게 싸우고 있으며,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창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p.12~13

 

우리도 주의깊게 들어야 할 대목이다.

다행이도 최근 특색이고, 특화된 서점들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같아 위안이 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 또한

바로 이 지점이다.

중국, 일본은 물론 태국, 말레이지아,

케냐, 탄자니아, 몽골의 서점까지 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만의 색깔이든, 창의성이든

세계에 소개할 서점이 아직 없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었다.

 

이 책에는 서점 뿐만 아니라

《시간 여행자의 아내》 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오드리 니페네거'를 비롯한 저명한 작가들의

인터뷰가 함께 실려있다.

그들에게 책이란, 그리고 서점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갖는지 생생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서점은 살아남아야 하고,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그들의 입을 통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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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런던의 앤티크 서점 '리핑 얀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중고 서적과 고서적을 취급하는 이 서점은

아동서적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차고 세 곳과 서점 주인의 살림집에도 책이 가득할 정도로

없는 책이 없다고 한다.

저자는 처음에는 쇼윈도에 커다랗게 붙은 앨리스 그림에 혹해서

이 서점에 발을 들이기 시작해서

지금은 파트타임으로 일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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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는 서점'으로 유명한 '북 바지(The Barge)'를 봤을 때는 깜짝 놀랐다.

서점의 형태가 이럴 수도 있구나.

물론 책의 초반에 나와서 더욱 놀란 것도 있지만,

(물론 뒤로 갈수록 이색적이고 특색있는 서점들도 많이 소개된다) 

서점이 멸종 위기에 처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고

배를 개조해서 반년 동안 1,500백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항해했다는 부분에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쉽지만은 않았을 여행.

모험과 서점... 이질적인 두 단어가 묘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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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훔치는 자는 지옥의 불길에 타오를지어다!"

무시무시하게 소개를 하는 '펜들리버스' 서점은

숲 한가운데에 있는 농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1997년 여름, 책 도둑이 들었는데 누가 훔쳐갔는지를

알 수 없어 고민거리였는데

스페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던 친구가 우연히 발견한

고대 저주 주문을 보내줘서 재미삼아 플래카드로 만들어

서점에 걸어두었는데 신기하게도 책이 더이상 사라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책을 돌려받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갈겨 쓴 사과 편지와 함께.

재미있는 것은 애초에 펜들버리스에 없던 책도 왔다고 한다.

 

'이 도서관에서 책을 훔치는 자, 그 책이 손에서 뱀으로 변하고, 그 뱀에 몸이 갈기갈기 찢길지어다. 사지는 마비되고 내장은 터질지어다. 고통에 휩싸여 엉엉 울며 용서를 빌지어다. 정신이 잃을 때까지 고통이 멈추지 않을지어다. 벌레들이 내장을 갉아먹어 죽지 않는 벌레로 변하고, 마지막 벌로 지옥의 불길에 영원무궁하게 타오를지어다.' ---p.14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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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수많은 독립 서점들에 영감을 주는 곳.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왔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비포 선셋>의 장면이 더 인상적이었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책장 사이에 침대 13개가 숨어 있는데,

4만 명에 가까운 작가들이 여기서 묵었다고 한다.

창업자 조지가 묵었던 작가들에게 요구한 것은

자기 이야기를 써서 남기는 것이었고,

지금은 그의 딸 실비아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역사를

담은 책을 집필 중인데 여기에 그 작가들의 글도 실을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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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실비아가 말하는 조지의 독특한 서점 운영 철학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의 정신을 그대로 말해준다.

 

1.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하라. 변장한 천사일 수 있다.

2. 손님들에게 상속받는 아파트에 들어서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센강 변에 있고 책들이 늘어선 아파트. 게다가 남들과 함께 쓰고 있어서 더 즐거운 아파트.

3. 서점이란 세상이라는 세로 길과 정신이라는 가로 길이 만나는 곳이다.

 

수많은 서점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성업중이다.

나무가 자라는 서점도 있고,

동물들을 친구처럼 만날 수 있는 서점도 있고,

비밀리에 약속을 하고 가야만 하는 서점도 있다.

지역과 형태와 역사는 모두 다르지만

그들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책을 사랑하고

책으로 소통하며, 책과의 이야기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서점으로의 기행과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자는 결론에 이른다.

책은, 서점은 역시 불멸할 것이라고.

 

"인생은 짧고, 책에서 발견할 것은 많다.

책은 맛있고 배부르고 달콤하고 진귀하다."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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