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한참 전에 베이킹을 배운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간식이라도 직접 해주려고 배웠었는데
영 소질이 없어서인지
특별한 재미를 못느끼고 그냥 마무리하고 말았다.
그 후로는 만드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구입해서 먹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아이들을 키우다
이제 손이 좀 덜가는 나이가 되니
다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요즘은 워낙 디저트 까페들이 많이 생겨
다양한 디저트들을 볼 기회도 많고
인터넷에서도 쉽고 다양한 레시피들을 볼 수 있다보니
다시금 생각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르와지르 디저트 수업]은
청담동의 소문난 인기 베이킹 클래스의 레시피라고 한다.
얼뜻 보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질만큼
화려하고 이뻐서 슬쩍 자신감이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과정을 보면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기본 베이스만 잘 갖춰둔다면 해볼만 하겠다는
무모한 자신감이 드는 것이다.
고급스러운 디저트만큼이나
책의 전반적인 편집이나 구성도
깔끔하게 고급스럽다.
도전을 해보기 전에 일단 집중탐구를
먼저 해봐야 할 듯 싶다.

구성은 총 6개의 클래스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시작 전에는 베이킹의 기초를 배운다.
기본 도구, 기본 재료, 자주 쓰는 베이킹 기본 용어와 함께
재료와 도구의 구입처는 물론,
실패없는 베이킹을 할 수 있는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조언도 들을 수 있다.


경험을 떠올려보면 간단해보이는 것도
막상 하려면 어렵고 과정을 똑같이 했음에도
결과가 전혀 달랐던 경우가 많았다.
많은 클래스를 운영해 온 저자의 실질적인 조언이야말로
초보자들의 실패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

첫번 째
클래스는 '쿠키x스콘 파운드
케이크'
"간단하지만 만들 때마다 새로운 행복을 발견하게 되는 디저트"
이렇게 저자는 코멘트를 달았다.
화려하지 않고 간단한 것일수록
깊은 맛을 내기 어려운 법.
그럼에도 제대로 만든다면 여운은 가장 길게 남을 것 같다.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메이플슈거 헤이즐넛 사블레'라는
긴 이름의 디저트다.


고소하게 구운 헤이즐넛과
은은하고 달달한 단풍나무 시럽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재료가 어떻게 위치해 있는지
디테일하게 보여주니 모양을 만들기 좋다.
재료와 준비에 대한 안내를 별도로 하고,
과정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과정을 따라하기 편하다.
마지막에 위치한 <CHEF'S
TOUCH>에서는
주의할 사항이나 참고하면 좋을 가이드를 제시해준다.
이 메이플슈거 헤이즐넛 사블레는
발효 버터를 사용해 구우면 풍미가 한층 올라가며,
쿠키가 완전히 식은 후에 먹으면
더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고 살짝 알려준다.

두번 째 클래스는 '슈x에클레어'이다.
바삭한 슈와 부드러운 크림이 어우러진 디저트로
차 한잔이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한다.
일단 기본 반죽과 크림을 만드는 법부터 소개한다.

만들기가 결코 녹녹해보이지는 않지만
'바닐라 쿠키 슈'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마다카스카르 바닐라빈을 사용해
한층 더 진한 맛과 풍미를 주는 디플로마트 크림이 가득 들어간
슈.
차 한 잔과 함께 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쿠키 반죽과 슈 굽기, 파티시에 크림, 디플로마트 크림, 상티
크림까지
각각 만드는 과정과 마지막 크림을 넣어 완성하는 과정도
꼼꼼하고 세세하게 보여준다.


세번 째 클래스는 너무도 익숙한 '케이크'.
그중에서도 시선을 잡아 끈 것은
'말차 다쿠아즈 케이크'.
어느 것을 선택해도 군침을 참기 어려운데
이것이 특히 눈에 들어온 이유는
큰 아이가 녹차를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녹차가 들어간 것이라면 웬만하면 다 섭렵을 하는데
이렇게 직접 만들어준다면
농도나 단맛을 조절할 수도 있고
재료를 가감할 수도 있어 더욱 좋을 듯하다.
<CHEF'S
TOUCH>에서 일러주는 팁.
우리나라 녹차보다는 일본의 말차를 사용하면
더 선명하고 진한 초록 빛깔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유난히 선명한 시중 제품 색깔의 비밀이 여기에 있었나보다.


네 번째 클래스도 군침 예약.
바로 '타르트x파이'이다.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에스프레소 코냑 캐러멜 타르트'
부드러운 캐러멜 무와 코냑 풍미의 커피 무스를 올린 쁘티
타르트란다.
한 번에 성공하기 쉽지 않겠지만
제대로만 된다면 고급 디저트 까페 부럽지 않을 것 같다.

다섯번 째 클래스는 '무스x앙트르메'.
이름이 다소 생소한데,
하나같이 소품처럼 작고 예쁘다.
피스타치오의 깊고 고소한 풍미와
아마레나 체리의 우아한 향,
키르슈의 클래식한 조화를 느낄 수 있는
'피스타치오 체리 무스'

우아한 장미 향과 라즈베리, 리치의 조화가
한 입에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이스파한 무스'.

마지막 여섯 번째 클래스에서
드디어 '마카롱x베린느'를 만든다.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
집에서 만들기를 몇 번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던 '마카롱'.
여기서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이어지는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달달한 프랑스 밤 페이스트로 만든 마롱 크림과
'까막까치밥'이라고 불리는 강렬한 새콤함을 지닌
블랙커런트 콩포트의 만남이 새로운 이탈리안 머랭 마카롱,
'마롱 블랙커런트 마카롱'
코크 굽기가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데
저자가 살짝 팁을 준다.
"떴을 때 '끊어지지 않고 주르륵 흐르면서 반죽이 리본처럼
차곡차곡 접히는 상태'가 될 때까지만 섞는다."
어렵지만 알 것도 같다.

온갖 호강을 다한 눈은
이제 직접 먹고 싶다는 재촉을 하는 것 같다.
일반 요리에 비해 준비할 재료가
다소 까다로울 수도 있지만
저자가 알려준 곳에서 목표한 것부터
조금씩 구입해 도전해봐야겠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너무도 딱 맞아 떨어지는 디저트이니만큼
모양, 맛을 내는데까지는
시간이 조금 많이 필요할 것 것같지만.
그럼에도 첫 성공을 기대하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