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기적의 경맥 마사지 - 팔다리만 주물러도 만병이 사라진다!
지서현 / 비타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직업병이랄 수도 있고, 자세 때문일 수 있고.

최근 몇 년 전부터 어깨와 등, 허리의 통증을 달고 살고 있다.

직장인들 대부분이 그렇듯 컴퓨터를 하루 종일 다루다보니

어느 정도의 통증은 감수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부터 급격하게 나빠진 증세는

자다가 깨기도 하고 고개를 돌리는 것도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거기에 팔이 계속 저려오기까지 하니 더이상은 참기 어려워

병원에 가서 온갖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조금 차도가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너무 아프다 보니 여기 저기 주무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는데

어느 순간 주무르다가 너무 시원한 지점을 발견했다.

팔 안쪽을 따라가며 주무르는데 뭔가 막혔던 것이 뚫리는 듯한

시원한 느낌과 함께 고개를 돌릴 때의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아예 통증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고통이 훨씬 덜해졌고

자연스러워졌던 것이다.

이것이 뭐지? 정말 놀라는 느낌으로 양쪽 팔을 계속 주물렀다.

여기저기 주물러봤지만 처음 안쪽을 주무렀을 때의

그 쾌감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팔 안쪽을 주물러주었더니

어느새 통증이 거의 없어졌고, 고개도 자연스럽게 돌려지게 되었다.

이 신기한 경험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흔히 오십견이라는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위에 얘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딱히 이론적 근거가 없고

개인적인 경험이라 뭐라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얼마 후 거짓말같이

이 책 [하루 5분 기적의 경맥 마사지]를 보게 된 것이다.

아! 이거였구나!

확실치는 않지만 내가 경맥을 마사지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팔 안쪽을 주물렀다고 병원에 가야할 정도의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과연 누가 믿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책에 실려있는 경맥 마사지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느꼈던 느낌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물론 나보다 훨씬 심각했던 증상들이

전문가의 마사지를 받음으로써 더 많이 완화되었기 때문에

더 놀랍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들의 경험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만일 내 자신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었다면

아마도 과장광고라고 생각했을 지도 몰랐을 것이다.

 

"믿지 않았다. 마사지 한 번에 뱃살이 5센티미터가 줄어든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마사지 후 늘어난 뱃살 때문에 입지 못했던 바지의 단추가 채워지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10년이 넘도록 계속됐던 불면증도 해소되었다. 이쯤 되면 지서현 원장은 내 삶의 은인이라고 해도 관언이 아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적처럼 건강해지기를 소망한다.

_ 김장훈(가수) ---p.7 <추천의 글> 中

 

 

내가 간단히 주무르는 것만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만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경맥 마사지 방법은

정말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저자가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따라서 주물러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꼭 요일과 부위에 집작할 필요는 없지만

경맥 마사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라고 한다.

만일 부위를 정해서 요일별로 하지 않으면

편한 곳만 많이 주무르고 어떤 곳은 전혀 주무르지 않게 되면서

더 불균형하게 되고, 이로인해 효과가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더 안좋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골고루 균형을 맞춰서 마사지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놓은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국내유일의 경맥 마사지 전문가로

숍에 와서 마사지를 받던 손님들이

집에서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다가

아예 책으로 펴내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소개한 방법은

누구의 도움없이도 혼자서 틈틈이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경락처럼 부위를 정확하게 알고 하지 않더라도

경맥은 언저리 비슷한 부위만 마사지해줘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경맥 마사지는 원리는 쉽고, 방법은 간단하며, 효과는 뛰어나다. 경맥 마사지의 목적은 몸속에 흐르는 기혈을 잘 순환시키는 데 있다 기혈 순환이 잘 되면 몸이 생명 유지를 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이 몸속으로 잘 돌아간다는 뜻이고, 그러면 자연스레 오장육부도 문제없이 제 기능을 한다.

방법은 더욱 간단하다. 그저 팔다리를 쓰다듬고 손끝, 발끝만 누르면 된다. 팔다리는 기혈이 순환하는 통로인 경맥이 위치하는 곳이고, 손끝과 발끝은 오장육부의 리모컨 역할을 해서 지접 오장육부를 관리해준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마사지만 해도 몸속에 수많은 독소와 노폐물, 그로 인해 생기는 습담까지 모두 없어진다. 노폐물과 습담이 없어지니 각종 통증부터 변비, 생리통, 주름, 기미와 스트레스까지 모두 치유된다. 특별한 도구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부작용도 없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오늘부터라도 팔다리를 쓰다듬고 손끝, 발끝을 누르며 몸의 기운을 순환시켜보자.

여러분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p.9 <프롤로그> 中

 


책은 우선 경맥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준다.

경맥이 무엇인지 이해를 하는 단계이기에 어렵거나 복잡하지는 않다.

경맥 자체가 심플하고 접근이 편하기 때문이다.

 

"경락은 경맥보다 큰 개념으로 몸속에 기혈이 흐르는 모든 통로를 뜻한다. 경락은 경맥과 낙맥으로 나뉘는데, 경맥이 몸통을 세로로 관통하며 넓게 뚤린 고속도로라면 낙맥은 가로로 나 있는 좁고 고불고불한 오솔길이다. 경맥은 다시 12경맥(十二經脈)과 기경팔맥(奇經八脈)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2경맥'이다. 12경맥은 말 그대로 12개의 경맥으로 오장육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기경팔맥은 12경맥을 보조하는 일을 한다.

우리가 12경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12경맥을 만지고 주무르는 것만으로도 원활하지 않던 기혈 흐름이 좋아져서 몸속에 쌓인 습담과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경맥 마사지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혈은 경맥이라는 통로를 타고서 온몸을 순환하고, 경맥 마사지는 그 순환이 잘 되게 도와주는 마사지 건강법이다. (...) 이것과 같이 몸속 곳곳에 노폐물이 잔뜩 쌓여서 막혀 있을 때 경맥이라는 통로를 자극해서 그 안에 노폐물 때문에 정체돼 있던 기혈을 다시 잘 흐르게 하는 게 경맥 마사지의 원리다.

더불어 12경맥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오장육부에도 마치 그 부위에 직접 손을 대고 마사지 하는 것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것은 물론이고, 오장육부의 각 장기에 기운이 빠지거나 넘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준다." ---p.31~32

 

우선 오장육부 균형도 자가 진단표로 얼마나 몸이 불균형 상태인가를 체크한다.

16개 이상이면 균형이 깨지는 생활을 하는 지 점검할 필요가 있고,

41개 이상 나오면 이미 균형이 많이 깨진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경맥 마사지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맥 마사지를 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호흡법, 마사지 순서, 복장, 장소, 마사지 전과 후에 할 일 등을 안내한다.

 

다음으로 마사지를 하는 기본 테크닉부터 알려주는데

외우고 배울 필요도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데일리 경맥 마사지 프로그램'으로 들어간다.

월요일에는 손끝, 발끝 만지기

화요일에는 팔 안쪽, 손가락 만지기

수요일에는 종아리 안쪽, 발바닥, 발가락 만지기

목요일에는 종아리 바깥쪽, 발가락 만지기

금요일에는 팔 안쪽, 손가락 만지기

토요일에는 종아리 앞쪽, 발가락 만지기

일요일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일주일 동안 경맥을 골고루 풀어주었으므로

전체적으로 만져주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스트레칭을 먼저한 후 제시된 프로그램에 따라 하면 된다.

 

 데일리 프로그램 외에도 오십견, 허리통증과 같은 통증별,

소화불량이나 눈피로 등과 같은 증상별,

그리고 만성피로나 스트레스와 같은 활력 충전을 위한 경맥 마시지는 물론

얼굴 부기나 이마 주름같은 미용을 위한 경맥 마사지도 소개해준다.

데일리 프로그램을 실행한 후 증상이나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추가로 하면 좋을 듯 싶다.

 

뭐니뭐니해도 간단하고 효과적이라 당장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경맥 마사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따라해보면서 읽었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곳의 통증이, 시원함이 교차하면서

몸이 전반적으로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꾸준히 프로그램에 맞춰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겨울철 외부활동도 줄어들면서 몸이 더 무거워지고 있는데

올 겨울에는 경맥 마시지를 꾸준히 하면서

균형있는 몸을 만들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모 (블랙 에디션, 양장 특별판)
미카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모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0년도 전에 방영되었던

MBC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였다.

여자 주인공 김삼순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충격에 실어증이 걸린

남자 주인공의 조카에게 '모모'에 대한 들려주는 장면에서

처음 '모모'를 알게 되었다.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로 유쾌한 내용이었지만

중간중간 마음을 울리는 대사나 상황들이 결코 가볍지 않아서 좋아했었다.

아마 시청률도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중에서도 아마도 PPL이었을테지만

드라마와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신선하고 독특한 내용의

'모모'라는 책이 한참 아니,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과연 '모모'는 누구인지, 이야기는 어떤 내용인지...

 

 

 

"마을 사람들은 이 모모를 다 사랑한다.
왜냐면 모모는 귀기울여서 들어줄줄 알거든.
모모는 말을 안해.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듣는 걸 아주 좋아해.
마을 사람들한테 고민거리가 있으면 다 들어주는 거야.
그게 중요한거야.
귀 기울이는 거.
그럼 마을 사람들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도
다 풀린 것처럼 기분 좋게 돌아가.
이 아줌마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근데 내 말만 하는 어른이 돼버렸어. 지금처럼."

 

 <출처 : MBC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5회 中>

 

 

이제는 스테디셀러로 마음만 먹으면 찾아서 읽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또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블랙에디션으로 다시 재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그 궁금증을 꼭 풀어보리라 결심을 하고

드디어 [모모]를 읽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책을 읽을 때보다 훨씬 느낌이 각별했다.

옛 친구를 아주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재출간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번 에디션 표지에는 모모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거북이 친구

'카시오페이아'가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말을 하지 않고 등껍질에 갑골문자와 같은 불빛 글자로 

대화를 하는데 그 특징을 그대로 살렸다.

또한 회색인들이 만들어가는 음습한 냉기가 가득한 분위기를

짙은 회색 바탕이 그대로 표현해주는 것 같다.

 

 

출퇴근길에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었는데

잡동사니들과 부딪히면서 표지가 상하는 것이 맘에 걸려

겉표지를 벗겼는데 생각지도 못한 그림이 나타났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인 '시간'의 이미지가 

겉표지 속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모모가 자신의 '시간의 꽃'을 보면서 느꼈던

놀라움과 황홀감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별의 추가 다시 방향을 돌리자 그 아름다운 꽃은 시들고 떨어져,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연못 저 깊은 곳으로 한 잎 한 잎 가라앚아 버렸다.

추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맞은편에 이르렀다. 추는 처음과 같은 곳이 아니라 조금 더 앞쪽까지 나아갔다. 그러자 첫 번째 지점에서 한 발 떨어진 곳에서 또다시 꽃봉오리 하나가 솟아나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모모의 눈에는 이 꽃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았다. 꽃 중의 꽃,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신기한 꽃이었다!

-중략-

추는 맞은 편에서도 한 걸음 더 멀찍이 나갔고, 그러자 새로운 꽃이 어두운 물속에서 떠올랐다.

점차 모모는 새로 피는 꽃은 번번이 먼젓번 꽃들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 그리고 갓 피어난 꽃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p.253~254

'시간'이라는 소재도 신선했지만

이를 표현해내는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일률적이지도 않고, 멈춰있지도 않고, 심지어 형태도 없는 것을.

작가는 정말 멋지게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작가는 '시간의 소중함'이라는 정말 뻔한 주제를

가르치려 들지도 섯불리 조언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현실의 회색인들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 들이며

숨막히게 시간을 끊임없이 줄여나가 삶마저 피폐해지고 있는

'우리들'을 비난하지도 않는다.

단지 '시간'의 속성을 모모의 눈으로 보여줄 뿐이다.

누구에게나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 '시간의 꽃'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냐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시간마저도 빼앗겨버린 적나라한 현실을.

 

"죽은 것으로 목숨을 이어 가기 때문이지. 너도 알다시피 그들은 인간의 일생을 먹고 살아 간단다. 허나 진짜 주인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시간은 말 그대로 죽은 시간이 되는 게야. 모든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시간을 갖고 있거든. 시간은 진짜 주인의 시간일 때만 살아 있지."

 

​"그들은 사람들이 생겨날 기회를 주면 생겨난단다. 기회만 주어지면, 금세 생겨나는 게야.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그들에게 자기들을 좌지우지할 기회까지 주고 있어. 그런 기회가 주어지기만 하면, 그들은 벌써 사람들을 좌지우지한단다." --- p.240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의 얼굴은 점차 시간을 아끼는 꼬마어른처럼 되어 갔다. 아이들은 짜증스럽게, 지루해하며, 적의를 품고서 어른들이 요구하는 것을 했다. 하지만 막상 혼자 있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모든 일을 겪은 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소란을 떠는 것뿐이었다. 물론 그것은 즐거운 소란이 아니라 미쳐 날뛰는 듯한 고약한 것이었다." --- p.288

 

함께 즐거움을 나눴던 친구들과 멀어지면서 모모는 외로워졌고,

결국 친구들을 그 회색인들의 손아귀에서 구해내기 위해 용기를 낸다.

그러나 시간이 영원히 멈출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일분 일초를 아껴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모모는 베포 할아버지를 본 순간 기쁨과 반가움, 슬픔에 지체를 한다.

결국 회색인들을 놓치고 마는 상황까지 만들어버렸다.

순간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

얼마든지 일을 끝낸 후에 만나러가도 될 것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베포 할아버지를 살피고 걱정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회색인간의 창고를 찾을 기회를 놓치다니.

 

 

그 순간 나도 시간을 담보 잡혀가며

더더더 줄여가고 있는 어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급박하지만 모모는 사람과 사랑이 먼저였고,

소중한 시간을 느끼는 가슴이 뛰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정작 가슴으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 작은 소녀의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을 보면서 느끼게 된 것이다.

400페이지가 넘는 이 두꺼운 책을 읽는 내내

남의 일처럼 한심하게 바라보며 읽다가

20페이지 남짓 남겨놓은 상태에서야 비로서

나를, 내 진짜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이 책이 왜 47개국의 언어로 번역이 되었는지,

국내에서만 10년이 넘는 긴 시간 사랑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는지 알 것 같았다.

심지어 쓰여진 시기는 1970년이다.

무려 반 백년 가까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이 왜 47개국의 언어로 번역이 되었는지,

국내에서만 10년이 넘는 긴 시간 사랑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는지 알 것 같았다.

심지어 쓰여진 시기는 1970년이다.

무려 반 백년 가까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가 던진 메시지가

시공간을 뛰어넘는 공감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 메시지는 더 크게 다가갈 것이다.

 

가끔 정신없이 살아갈 때,

회색인간들에게 내 시간을 뺏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때쯤 다시 모모를 찾아가야 겠다.

그리고 한숨을 돌리며 여유를 찾는 방법을 다시금 배워야겠다.

한 애가 끝나가는 12월 말,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아 행복하고 든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수비학 - 운명을 바꾸는 행운의 숫자를 조합하라
하리쉬 조하리 지음, 이혜안 옮김 / 물병자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참 전 타로를 배웠었다.

지금의 혼란에 대한 답을 어떤 힘에 의해서 알 수 있다면

조금은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호기심반 재미반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배울 수 있는 끝까지 배우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실전으로 상담을 하지 않다보니 점점 잊어버리고

막 배웠을 때에 비해서 감각도 떨어져버렸다.

몇 개월을 걸쳐 애써 배웠는데 잊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워

가끔씩은 카드를 꺼내 상기해보기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되새기고 있는 중이다.

 

 

[수비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런 노력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타로의 종류는 다양한데 내가 배웠던 카드는

마이세유 카드와 호로스코프 벨린 카드를 함께 사용하고,

수비학으로 해석해서 답을 얻는 방식의 카드였다.

수비학이라고 해도 그냥 정해진 규칙에 따라 계산을 해서

암장으로 답을 구하는 정도였는데 그때 처음으로

수비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그렇게 스쳐가듯 잠시 봤었는데

이 책의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수비학]이라는 책의 부제를 보니

타로의 수비학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 지 궁금해지고 하고 

숫자를 통해서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서문 첫 장, 첫 줄은 이렇게 시작한다.

 

"수비학은 인간 행동의 열쇠로서 숫자를 사용한다. 수비학은 인간 성격의 깊이를 재는 마음의 직관적인 능력을 사용하는 비교적 배우기 쉬운 체계이다.

-중략-

수비학은 대우주와 소우주를 연결시키는 체계이다." ---p.7~8

 

처음에는 숫자를 통해서 그 사람을 안다는 것이 가능할까

살짝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실은 우리에게 익숙한 점이나

사주 역시 생년월일과 생시 등에 의해 부여된 숫자를 통해서

과거든 미래든 알아낸다는 것이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방법만 다를 뿐 수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아주 오래되고 익숙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인도의 수비학에서는

사이킥 숫자(생일을 더해서 한 자리루 만든 수),

데스티니 숫자(태어난 연도, 월, 날짜를 더하여 얻은 전체 한 자리 수)

이름 숫자(철자에 주어진 수비학의 값을 더하여 얻은 수)만 알면 된다.

또한 각 숫자는 행성의 영향을 받는다.

숫자 1은 썬, 2는 문, 3은 주피터, 4는 라후, 5는 머큐리,

6은 비너스, 7은 케투, 8은 새턴, 9는 마스다.

 

책에서는 행성과 숫자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때문에 먼저 자신의 사이킥 숫자와 데스티니 숫자, 이름 숫자를

구해야 한다.

사이킥 숫자는 생일날짜를 더해서 한 자리 수로 만든다.

나의 경우는 18일에 태어나서 1+8=9로 9가 된다.

데스티니 숫자는 태어난 연도, 월, 날짜를 더해서 얻는다.

예를 들어, 저자는 1934년 5월 12일에 태어났기 때문에

1+9+3+4+5+1+2+=25=7이 된다.

그러나 25도 의미있는 숫자가 된다고 한다.

7이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2와 5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값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나온 수 역시

우위가 있으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조금 난감한 이름숫자이다.

저자의 이름은 하리쉬 조하리 HARISH JOHARI이다.

각각 주어진 철자값을 구해서 계산을 하면 7이 나오게 된다.

우리의 경우도 이름을 영어철자로 바꾼 후 계산을 하면 된다.

역자는 친절히 이 부분은 따로 박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영문이름을 어떤 철자로 사용하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 좀 의아했다.

 

"이름에서 단어나 철자를 덧붙이거나 빼기 전에 제시된 이름 숫자를 점검해야 한다. 때로는 이 덧붙임이 좋은 운을 가져올 수 있고 행복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름 숫자는 작가, 시인, 건축가, 정치인과 같은 그런 전문가에게 매우 중요하다. 사이킥 숫자와 데스티니 숫자와 달리 이름 숫자의 영향이 사후에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름 숫자는 또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사이킥 숫자나 데스티니 숫자와 좀더 조화롭게 된다. 이름 숫자와 사이킥 숫자의 조화는 우정과 사회관계에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이름 숫자와 데스티니 숫자가 조화로운 사람은 사후에 기억된다. 이름 숫자는 생애 내내 개인의 정체성과 함께 진동 패턴을 만든다. 전체 이름의 첫 철자는 그 이름에서 어떤 다른 철자보다 더 많은 영향력이 있다." ---p.23

 

주위에서도 일이 안 풀려 개명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사주역학에서 기본값에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듯

수비학 역시 1~9까지 수의 기본 특성을 이해한 후에는

두 자리 숫자의 '결합된 기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럴 때 좀더 정확하게 개인의 특성을 탐지해낼 수 있다고 한다.

그 전에 '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모든 숫자는 우주 에너지의 신비로운 대리인이다. 그것은 정말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상징이다.

-숫자는 천체와 연결되고 천체의 영향을 받는다.

-측정 가능한 주파수를 방출하는 이들 천체는 기질을 통해 그들의 영향을 미친다.

-숫자는 인간의 성격과 모든 유한한 존재에 핵심을 제공한다.

-모든 숫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모두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숫자가 단순히 개수를 표시하거나 계산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고정관념이 깨졌다.

'숫자'에 과학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해석할 수도 없는

어떤 에너지가 존재하고 그 에너지가 영향을 미치는

공간, 세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고유 숫자를 구한 후 참고할 수 있도록

행성과 함께 숫자 1~9까지 각 숫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의미를 설명해준다.

숫자에서는 사이킥 숫자, 데스티니 숫자, 이름 숫자를 각각 풀어주고,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이킥 숫자를 기준으로

약한 기간, 강한 기간, 좋은 날짜, 좋은 요일, 좋은 색깔, 보석용 원석,

명상, 신성, 만트라, 썬의 얀트라, 건강과 질병, 단식, 우정, 로맨스,

생애의 좋은 나이, 특별한 주의까지 비교적 상세히 설명을 해준다.

 

 

마지막으로 다른 숫자를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도 상세하게 안내한다.

9개의 숫자를 모두 다룬 후에도 사이킥 숫자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표로 정리해주어 쉽게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또한 수비학으로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역시나 간단한 계산만 하면 연도별로 정리한 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행성과 숫자의 특성에 익숙해지면

권말에 표로 정리되어 있는 '숫자의 관계와 특성 표'만 보아도

쉽게 내용을 확인하면서 활용해볼 수 있다.

 

전체적인 내용을 한 번 훑어본 것에 불과해서

아직 전체적인 감을 잡은 정도인 것 같다. 

처음에는 외계어같았던 내용들이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익숙해지면서 점점 친근해지고 이해가 되는 부분이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은 놓치고 넘어간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연결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사실 더 많은 것 같다.

나의 숫자를 먼저 찾아서 맞나, 맞지 않나 하는

사실 확인을 하면서 읽다보니 산만해지기도 했다.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이번에는

진짜 '숫자'의 세계, 수비학의 신비한 힘을 경험해봐야겠다.

 

 

각 숫자별로 '만트라'라고 하는 주문같은 것을 제시해주고 있는데

자신의 숫자에 해당하는 만트라를 따라서 읽다 보면

희한하게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경건해진다.

이런 과정이 바로 숫자를 통한 명상이요,

'수비학'을 대하는 기본 자세가 아닐까 한다.

자, 이제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경건한 마음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더, 자기 생각에 속지 마라 - 직장인들이 흔히 범하는 오해와 착각
김종명 지음 / 에디터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직장으로 옮기기 전 파트를 이끄는 직책으로 승진을 했었다.

처음에는 내가 하던 일이었으니

그 파트를 이끄는 것 또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그 자리에 가 보니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발생했고

나는 우왕좌왕 했다.

회사와 팀원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도 서툴렀고

그로인해 계속되는 자책으로 나는 점점 지쳐갔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지만

결국 나는 퇴사를 결심하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나에게는 리더의 자질은 없나보다 라는 생각으로

내 일만 집중할 수 있는 일을 하다가

최근 다시금 통솔을 해야하는 자리로 옮기게 되었다.

그러면서 은근히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긍정적인 생각을 뚫고

불쑥불쑥 다시 상황에 휘둘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일곤 한다.

직장을 그만둔 후에  '왜 나는 적응을 못하고 실패했을까?'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우연히 초짜 팀장의 고군분투기를 보게 되었었는데

내 경우가 특별한 것이 아니었음을

누구나 그런 과정을 겪고 성장하는 것이었음을 느끼며 위안도 얻었었다.

그리고 다시 같은 상황이 된다면

좀더 성숙하게 끌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었다.

몇 년의 유랑 끝에 다시 그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아직은 준비과정에 있지만 얼마 후 곧 그 시간이 올 것이다.

이번에는 환경도, 일도 다르지만 그럼에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책도 찾아서 읽고,

나름대로 여러가지 계획도 세우면서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처럼 두려움이 불쑥 찾아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리더, 자기 생각에 속지 마라]를 읽게 된 것도 바로 그 이유이다.

자기계발서는 웬만한 종류의 책은 많이 읽었던 터라

소위 자기계발서의 피로감을 느껴 최근에는 잘 읽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 다시 실전으로 뛰어들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니

바로 적용할 책이 필요했다.

 

저자는 1만 시간 이상 코칭을 하면서 강연도 하고

책도 여러 권 저술한 코칭전문가이다.

제목에 '리더'가 들어가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게는 모두 필요한 내용이다.

처음 책을 읽어 나갈  때에는

너무 무난한 일반적인 내용이 아닌가 싶었는데

읽다보니 오히려 여러가지 장식과 액세서리를 모두 뺀

담백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여러 번 되새기며 깊이 생각하게 되는 잠언같은 내용들이다.

문제가 발생하는 진정한 원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깔끔하고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네이버 책판에서였다.

시간이 될  때 틈틈이 들어가보는 곳인데

이 책이 소개되고 있었다.

흔한 리더십 자기계발서이겠거니 하고 읽었는데

나의 지난 날 실수의 원인과 해결책을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단박에 책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어떤 경우에도 상사를 무시해선 안 된다. 상사를 경쟁자로 생각해서도 안 되고 절대 싸워서도 안 된다. 상사는 도움을 주지 못해도 해코지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상황에 있든, 언제나 상사를 고객으로 생각하라. 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절대적 고객으로 생각하라. 그런 노력을 하는 것 자체로 우리는 이미 성공의 문턱으로 가고 있다." --- p.91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상사는 절대로 경쟁자가 아니다. 상사가 무능하든 유능하든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사가 무능하다면 내 성공에 걸림돌이 될 거고, 반대로 상사가 무능하지 않은데도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상사는 내게 해코지를 할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에도 상사를 지원하고 상사를 성공시키는 게 자기가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상사를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별다른 수가 없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상사는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 p.92

 

저자는 이 책의 핵심 주제를 책 서문의 제목으로 말하고 있다.  

'자기를 괴롭히는 건 자기 생각이다'

어떤 상황도 그 상황을 규정하고 그에 대한 대처하는 것은

결국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때로는 자신이 자신의 생각에 속을 수도 있다.

괜히 싫은 사람, 유난히 싫은 행동, 이유없이 화나는 상황.

모두 내 생각과 선택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싫고 부당하다고 느끼는 감정과 상황을 선택했고,

거기에 매몰되어 버렸던 것이다.

 

"이제 막 승진한 임원들에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지금 위험에 처했습니다."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던 신임 임원들은 어리둥절해했다.

계속 물었다.

"여러분은 어떤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되었나요? 임원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된 겁니까? 아니면 부장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된 겁니까?"

임원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부장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된 겁니다. 임원 역할은 이제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일하던 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그게 바로 여러분이 위험에 처해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곤 또 물었다.

"무엇을 다르게 하겠습니까?" --- p.229

 

나는 기존 방식대로 일을 했었다.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할 지에 대한

고민할 여유도 방법도 몰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다르게 일을 할 것인가?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이 책 곳곳에 나와 있다.

그렇다면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이 역시 이 책에서 답을 구할 수 있지만

십인십색, 각양각색의 상황에서 이것이 바로 최고의 리더라는

똑부러지는 정의를 세워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그 질문에 대한 내가 답을 찾아야 한다.

 

 

"2주일 뒤에 만날때까지 '어떻게 하면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한시도 잊지 말고 집중해보면 어떨까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어떻게 하면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출근할 때도, 회의할 때도, 점심 먹을 때도, 저녁에도, 다른 모임에 갔을 때도 한시도 잊지 않고 이 주제에 몰입하는 겁니다."

상대방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2주 후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 분은 질문에 몰입했다. 시도 때도 없이 자신에게 물었다. 회의할 때도 '최고의 리더는 이럴 때 어떻게 할까?'하며 자신에게 물었고, 복도에서 직원들을 마주칠 때도 자신에게 물었다.

짜증 나는 피드백을 해야 할 때도 자신에게 물었고, 어려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도 질문에 몰입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이미 최고의 리더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짜증이 없어졌고, 화내는 것도 사라졌다. 오직 질문만 했을 뿐인데, 자신이 이미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걸 보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질문에 집중하니까 스스로 답을 찾고, 이미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

-중략-

질문하는 곳으로 에너지가 흐르고 생각이 움직인다. 질문은 자동항업장치다.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자신의 대답이 바로 당신의 미래 모습니다."

--- p.208~214

 

예전에는 너무 긴장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나머지

몰입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두려움과 불안은 잘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그렇게 생겨난 두려움과 불안은 온몸을 긴장시키고 뻣뻣하게 했다.

행동과 생각까지도.

 

이제는 결과에 집착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일 자체에 집중하려고 한다.

싫은 사람도, 괴로운 상황과 억울한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선택을 할 것이다.

그리고 최고까지는 아니겠지만

좋은 리더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려고 한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을 때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 - 미술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건축 기행
고영애 지음 / 헤이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건축 기행'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의 부제이다.

이 책을 받기 전부터 기대에 차 있었다.

미술에 대한 조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큰 아이가 건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니

나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그 예술성에 감탄하게 되었다.

그런 미술관이 무려 60곳이라니!

직접 가보면 너무도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책으로나마 즐기고 싶었는데 한 곳에서 그렇게 많은

건축물을 볼 수 있다니 기대되고, 흥분되었던 것이다.

 

 

책을 받고는 더더욱 놀랐다.

도록을 능가하는 500페이지의 엄청난 두께에.

그러나 빼곡히 채워나간 저자의 글을 보면

이 두께로도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들이 있을 듯 싶었다.

아껴 읽지 않아도 당분간은 눈호강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듯했다.

그러나 다량의 사진과 시원스런 편집으로

페이지는 생각보다 빨리 넘어갔다.

12개국 60곳의 미술관을 하루에 구경하고 말았지만

정말 현장에 있는 듯 가슴 두근거리기도 하고,

날 좋은날 미술관 쉼터에 앉아 마치 명상이라도 하듯

한 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멈춰있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직접 발로 다니며

사진이라는 또다른 예술로 담고, 표현할 수 있는

저자가 부럽기 그지 없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관을 방문할 때면

어떤 공간이냐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졌었다.

관람객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공간에 존재하는 작품이 다르게 느껴지고,

작품에 대한 감정이나 몰입감도 달라지게 된다.

으리으리하고 고급스러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을 빨아들일 수 있는

그 공간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 때

작품과 관람객은 비로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60 곳의 미술관은 그런 공간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미술관은 '삼성미술관 리움'이 유일하게 실렸다.

그나마도 이전에 읽었던 박물관 건축책에서는 없었는데

여기서는 한 곳이라도 만날 수 있어 조금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저자가 끼워넣기 식으로 우리나라 미술관을 넣은 것은 아니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60번째로 책의 가장 마지막에 실려 있는데

그야말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술관의 순례를

모두 마치고 만났을 때에도

결코 디자인이나 구성이 다른 미술관에 뒤지지 않았다.

그래서 한 곳이나마 소개가 되어 안도를 했다.

'세 건축가마다의 개성이 담긴 세계 유일의 색다른 미술관'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말그대로 세계적인 건축가 세 사람이 하나씩 전시장을

디자인한 그야말로 건축물의 전시장이기도 한 것이다.

 

"리움 미술관 안에는 고미술관과 현대미술관과 아동교육문화센터 등 3개의 큰 전시 공간이 있고, 각 공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3명의 건축가들에게 의뢰해 저마다 다른 독특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미술관은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을 맡았고 현대미술관은 장 누벨이 디자인하였다. 아동교육문화센터와 각각의 미술관 흐름을 연결하는 작업은 렘 쿨하스의 손을 거쳤다. 세 건축가마다의 개성이 담긴 독립된 세 곳의 전시장은 아마도 세계 유일이며 색다른 미술관이리라." ---p.482

 

 

건물은 훌륭하고 멋지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59개의 미술관을 보면서 느꼈던

정체성이나 개성은 조금 부족해보였다.

작은 마을, 섬, 폐쇄된 발전소 등 사연이 있는 곳도 있지만

그 지역의 자연 경관이나 특징을 살려 조화를 이뤄내고

개성을 만들어낸 미술관들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반듯하게 정리된 도시의 느낌이랄까.

물론 소개된 다른 미술관들도 비슷한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유일하게 소개된 곳이기에

아쉬운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마음 속에 떠올렸던 미술관은

독일 노이스의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이었다고 한다.

나 역시 이름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 미술관보다도

책을 읽으면서, 읽은 후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미술관이

바로 이 미술관이었다.

 

 

"아무런 푯말도, 작품 설명도, 작가 이름도, 인공조명도, 건물 안을 지키는 사람조차도 없는 자유로운 감상이 가능하고 느림의 미학을 체험할 수 있는 미술관이다.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은 2004년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가 선정한 '세계의 숨겨진 미술관 톱 10'에 오를 만큼 일반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꼭 가봐야할 미술관이다. -중략-

아무런 장식 없이 벽돌만을 사용한 소박한 건물들은 자연을 벗삼아 마음에 평정을 주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길가의 들꽃과 수풀로 무성한 자연과 소박한 파벽돌의 갤러리는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환상의 조화였다. 야생의 마른 수풀과 늪지 사이로 듬성듬성 서 있는 16개의 미술관들은 숲속에 감추어져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드넓은 숲속에 숨어 있는 다음 갤러리를 알려주는 조그마한 팻말만이 유일하게 있을 뿐이었다. 기존의 미술관 개념을 벗어나 미술관이 갖는 문턱을 헐어버렸다. 미술품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이해도가 전혀 필요 없이 자신만의 감각미를 체험케 하는 것이야말로 이 미술관이 갖고 있는 독특한 매력이었다. 작품에 붙어 있는 캡션을 해독하려는 어떤 수고도 필요치 않은 홀가분한 공간들이 감상자를 기다리고 있다. 고정된 이미지를 헐어버린 자유롭게 나열된 작품들 또한 마음을 편안하게 달래주었다. 그곳은 에코의 공간이며 치유의 공간이었다." ---p.292

 

 

미술관을 세울 때 여기있음을 요란스럽게 홍보하는 것과는 달리

진정 예술과 조우하고 즐기고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실로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마음 속에 깊이 남는 공간이면서

기회가 닿는다면 반드시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미술관은 스위스의 '샤우라거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1년에 5~9월까지 전시가 진행되긴 하지만

주된 역할은 관람이 아니라 많은 컬렉션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관하는 수장고의 역할이라고 한다.

1933년부터 150여 명의 예술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원래는 바젤 미술관과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99퍼센트의 미공개 작품들을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여

이를 보강하기 위해 세운 대안 미술관이 바로 이 미술관이다.

 

 

건물의 형태도 독특하다.

거친 흙으로 뒤범벅된 무채색의 직사각 박스형으로

편안하고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며, 측면의 종이 박스를 뜯어놓은 듯

잘린 외관은 자갈을 섞은 흙 재료와 잘 부합하는데

이 노출된 자갈은 내부의 온도 조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이 흙과 자갈은 이 건물을 지을 때 파낸 것이라고 한다.

 

 

"작품을 모아놓은 방식도 독특하였다. 건축가는 평면의 공간 안에 작품 전시와 동시에 보관을 위한 수장고의 효과도 살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였다. 수장고 문은 손잡이가 없이 옆으로 밀어제치면 열린다. 온몸으로 문을 열면 어떤 작품은 벽에 걸려 있고, 어떤 작품은 바닥에 자연스레 펴놓은 공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소장 작가의 드로잉은 판매대 위에 올려져 있었고 작품들은 창고처럼 거대한 벽에 기대어놓거나 걸거나, 바닥에 뉘어놓아 수직 및 수평적 평면 위에서 작품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하였고 보관하였다. -중략-

보관이나 설치가 까다운 현대미술 작품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면서 동시에 관람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이런 혁신적인 미술관을 베른 남부의 물류 창고 단지에 만듦으로써 비용도 절약하고 문화 소외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셈이다. 고요하며 정적인 샤우라거는 기대 이상의 기쁨을 주었던 곳이었다. ---p.359~362

 

책에는 일본의 미술관이 꽤 많은 장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숫자의 차이만큼 예술에 대한 인식도 다른 것 같아 씁쓸하다.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건축가의 수만 보아도

미술관의 수가 많은 것이 이상할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안도 다다오 작품이 많지만

그럼에도 각기 다른 개성으로 세워진 미술관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한다.

 

 

산업폐기물이 불법 매립되고 낙후되고 버려졌던 섬,

테시마에 세워진 '테시마 미술관'.

이 미술관은 2010년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를 개최하면서 세워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이 테시마 섬은 예술의 섬으로 새롭게 거듭나게 되었다고 한다.

'침묵과 빛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시적공간'이라는

부제가 쉽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저자의 생생한 경험은

마치 내가 그 공간에 있는 것과 같은 황홀함을 안겨주었다.

 

"멀리서 바라본 테시마 미술관은 마치 새하얀 우주선을 연상시켰다. 미술관 입구로 곧장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테시마 섬으로 감싸고 있는 세토내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산책로를 지나야만 미술관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일본 건축가다운 배려였다. -중략-

반타원형의 좁고 낮은 문으로 조심스레 머리를 조아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침묵과 정적이 휘감았다. 관람객들은 자유로이 누워 있거나 앉아서 그 공간을 누리고 있었다. 순간 무의식적으로 나도 자연스레 따라 누웠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두 개의 뻥 뚫린 공간이었다. -중략-

물방울 모양을 모티프한 기둥 없는 쉘 구조의 철근 콘크리트 건축임을 내부 공간에서 알 수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에 여기저기 흩어진 물방울들은 신기하게도 한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하루 종일 콘크린트 바닥에서 물이 솟아오르고, 흩뿌려진 수많은 물방울들은 중력에 의해 햇살 드는 바닥 한곳으로 모여드는 광경이야말로 그 어떤 위대한 예술보다 장엄하였다. 바람과 햇살, 하늘과 숲, 물방울의 흐름, 이 모든 현상들은 부드러운 솜사탕처럼 달콤하면서도 잔잔하게 내가슴에 스며들었다.

잠시 후 잔잔했던 그 파장은 눈덩이처럼 커져 벅차오른 감정을 누를 길 없었다. 테시마 미술관의 나이토 레이 작품 <물방울>은 나뭇잎사귀에 무심히 얹힌 물방울이 아닌 인간의 창조적 결정체였다. 테시마 미술관은 오로지 물방울을 위한 공간이었다. ---p.453~455

 

 

이렇게 숨가쁘면서도 황홀한 미술관 기행은 

삼성미술관 리움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전국 곳곳에

개성있는 미술관을 비롯, 박물관, 문학관같은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새 명소가 된 곳도 심심치 않게 있다.

다만 단순히 관광객이나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진정 예술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영혼이 있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곳이 많아진다면 이 두꺼운 책에 없다한들

직접 두 발로 가서 느끼며 행복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리움미술관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

우선 여기부터 시작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