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션 2.0 - 어느 소심한 구글 직원이 이끈 혁명이야기
와엘 고님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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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튀니지와 이집트의 혁명을 TV 뉴스로, 독재정권에 반하여 일반 시민들에 의한 혁명을 지켜봤다. 그 가운데 21세기형 혁명으로 불리는 SNS 세대의 혁명으로 볼만한 이집트의 이야기는 구글의 평범한 직원의 도전이라는 토픽으로 접하기도 했다. <레볼루션 2.0>은 바로 그 구글의 직원이 직접 쓴 이집트 혁명과정에 대한 책이다.

작가가 에필로그에서 밝혔다시피 레볼루션 2.0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이 책을 접하면 좋으리라.

어떤 특정한, 카리스마 넘치는 한 지도자에 의한 혁명이 1.0버전이라면 레볼루션 2.0은 어떤 한 개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절대적 다수, 대중, 일반 국민에 의한 혁명을 말한다. 와엘은 스스로 페이스 북 페이지(쿨레나 칼레드 사이드-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를 만들었을 뿐 그 어떤 정치적 성향을 보이지 않았으며 그 어떤 정치적 횡보도 걷지 않으리라 말했다. 그리고 실천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1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의 첫 번째 인물인 그가 소박하게 말하는 그 과정은 지금까지 우리가 혁명이라는 단어와 매치하기가 힘든 미래형 혁명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역시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큰일을 겪었다. 군사 독재 정권에서 지금은 대통령 선거를 5년마다 치르는 민주국가로 성장했다. 이집트는 지난 30 여 년간 한 인물이 대통령으로 추대되었으며 찬란한 이집트 문화의 남다른 의식을 가졌던 이집트 국민을 변질시켰다. 그리고 패배주의에 물들인 그들에게 혁명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와엘이 억울하게 죽어간 한 청년 칼레드 사이드의 피살 사진을 접하고 이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익명성을 전제로 인터넷 세상에서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며 결국 독재정권마저 무너뜨리는 과정을 자신의 관점에서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며 지극히 개인적인 회고록이라고 말한다. 이집트 혁명 1주기를 맞이하며 출간된 이 책은 번역의 시간을 거쳐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 앞에 놓였다.

이제 조금 있으면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런 시점에 이 책을 읽음으로써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고 언제나 그 놈(?)이 그 놈(?) 같았던 선거. 연예들한테는 공인으로써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 때로는 너무 가혹한 대접까지 하는 우리가 정작 진짜 공인이 정치인들에게는 너무 관대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집트 국민이 걸었던 그 길을 이미 걸었다.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 그런 우리가 지금 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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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오소
아르네 달 지음, 변용란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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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만을 노리는 연쇄살인마의 등장, 아르네 달의 <미스테리오소>.

 

 

할룬다 이민국 인질사건을 훌륭히 마친 형사 파울 옐름. 그러나 그 결과는 언론의 반응과는 달리 경찰서 내에서는 차갑다. 조직이라는 곳에서 그의 유별난 행동은 인종차별주의자로 둔갑하고 결국 내사과 조사를 거치며 자연스런 퇴직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의 능력을 아끼던 과장의 추천으로 특수 수사팀 A유니트에 합류하게 됨으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A유니트는 특수 수사팀으로 두 재력가이자 기업가인 사람들의 살인사건을 임시 맡는다. 이 팀의 구성원들은 일선 형사들을 뛰어넘는 권한을 갖게 되며 사건의 빠른 해결을 담당하게 된다. 피해자가 홀로 퇴근하는 시간 집에서 기다리다가 정확히 두 발의 총알로 피해자의 뇌를 정확히 맞추고 탄피와 총알까지 모두 회수해가는 철두철미함으로 어떠한 증거도 남기지 않는 범인.

두 피해자의 공통점으로 종교단체를 의심하여 세 번째 피해자를 예측하고 미리 대기했지만 세 번째 희생자는 가까운 곳에 살던 또 다른 기업가였다. 총알을 남기고 갔지만 특징으로 볼만한 마피아와의 연관성은 끝내 동료 경찰의 부상을 부르고….

 

첫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은행원. 갑자기 등장한 은행 강도. 그러나 은행원의 손에는 마지막 블루 아이를 맞출 다트가 들려있다.

이 에피소드 뒤로 이어진 일련의 이야기와는 아주 독립적이었기에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것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작가는 거기에 좀 더 치밀하게 이야기를 집어 넣음으로써 독자들의 추측에 양념을 좀 더 친다. 그렇기에 밋밋할 수도 있었던 결과를 새롭게 다듬었다. 그리고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벌어지는 사건들은 모두 신선하다. 마피아에 홀로 침투했다가 되려 당한 형사의 에피소드는 그 중 가장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르네 달의 소설은 처음 읽었다. 이야기 구성이나 모든 것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이 훌륭한 작가이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로 생소한 등장 인물들의 이름은 외우기 힘들고, 거리 이름을 난발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지루함이 느껴져 아쉬웠다. 그런 부분이 오히려 없었다면 작품의 몰입도가 더 좋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작품 전체적으로 봤을 때 훌륭한 작가에 훌륭한 작품이라 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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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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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 나왔다. <템테이션>.

전업 작가를 꿈꾸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많다. 거기에 우리의 주인공 데이비드 아미티지도 포함된다. 배우를 꿈꾸던 아내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텔레마케터로 일한다. 데이비드도 글쓰는 틈틈이 서점에서 일하지만 생활비는커녕 커가는 딸의 학비로도 부족하기에 아내의 바가지는 나날이 세지고 부부사이 역시 매일매일이 위태롭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텔레비전 시험 방송용 대본으로 데이비드의 작품인 ‘셀링 유’가 팔린다. 방송 후 반응이 좋아 정규방송이 잡히고 대박을 친다. 그러나 데이비드 부부 문제는 돈 문제가 해결되었을 뿐 그 동안에 서로를 향한 비수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때마침 등장하는 폭스 TV 젊은 여이사 샐리 버밍엄은 말이 잘 통하고 데이비드는 죄책감 없이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아내의 예언대로 성공한 사람들의 수순을 밟는다. 이혼을 한 것이다!

샐리와 살림을 합친 데이비드. 두 사람은 헐리우드에 유명한 커플이 된다. 거기에 돈을 주체 못하는 영화광 플렛이 투자 자문가 바비를 통해 데이비드에게 접근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데이비드가 무명 시절에 쓴 작품을 플렛의 이름으로 바꾸기만 한 작품을 보내곤 시나리오를 봐달라는 무례한 청까지 한다. 그러나 돈이면 무엇이든 되는 세상에서 에이전시의 말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플렛의 초대에 응하게 된다.

가장 높은 정상에 비바람이 세다고 했던가! 모든 것이 틀어지기 시작한다. 데이비드의 대박 작품 ‘셀리 유’가 표절이라는 시비에 휘말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시비로 무마시키며 일이 해결되는가 싶었지만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모든 사람들이 그를 외면한다. 그렇게 그는 다시 바닥을 향해 고꾸라지는데….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는 인간의 욕망에 집중한다. 전작 ‘빅픽처’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작품 <템테이션>에서도 그는 인간의 욕망에 집중했다. 그러나 그 부분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아무래도 개연성 있는 이야기, 현실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빅픽처를 본 독자라면 너무 약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점으로 인해 작품의 몰입도는 오히려 좋아진다. 현실성 없이 자극성만을 높인다면 작가는 자신이 판 함정에 빠지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는 것을 현명하게 알고 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우리의 데이비드는 전업 작가에서 어느 날 갑자기 성공을 하게 되고 그 이후에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인간의 심리를 잘 드러낸다. 그런 모습만 비췄다면 이 소설은 그저그런 작품이었겠지만 그 다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득 담는다. 플렉의 아내 마사(사건의 시작이었을지도)의 등장, 플렉의 치졸한 장난, 거기에 신나는 복수는 적절한 예측과 의외의 반전을 보여준다. 거기에 홀로 남은 우리의 데이비드….

마치 우리가 저 높은 정상에서 롤러고스터를 타고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간 느낌이 든다. 데이비드는 다시 성공한 작가로 헐리우드의 삶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런 그의 삶이 부럽지 않은 것이 나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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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도둑으로 살아가기
좡쉬칭 지음, 하진이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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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글을 쓴다. 설정부터 아주 신선하다.

마췌는 30대 초반의 은퇴한 도둑이다. 달리기를 아주 잘해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운도 좋고 기술도 좋아서 많은 돈을 모아 지금은 선량한 시민들 틈에 끼어 사는 사람이다. 그의 삶의 철학, 도둑에 대한 식견은 남다르다. 세상에 넘치는 도둑은 단순히 담을 넘는 사람만이 아니다. 부패한 경찰, 뇌물을 받는 공무원도 모두 도둑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과 같은 도둑은 오히려 사회를 구성하는 꼭 필요한 존재다 부자들의 돈을 가져다가 사회에서 사용하며, 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그의 개똥철학은 어리석은 듯도 하지만 우리 사회를 꼬집는 비수와도 같다. 지금 중국 사회는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하던 7~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거대한 인구로 벌써부터 신흥부자들의 재산은 세계 100대 재벌에 뽑히기도 한다. 그러나 벼락부자, 졸부들의 삶이 그렇듯이 돈이 모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그들의 사회적 책임의식은 사회문제다. 외제 자동차를 타던 여자가 사고가 나자 전화통화를 계속하며 돈을 피해자에게 뿌린 동영상 같은 졸부들의 삶은 지금 중국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마췌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거기에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는 사오얼펑에게 도둑질을 사사하고 가난한 화가 지망생 정타쯔에게는 얼른 꿈을 버리고 도둑으로 전업하라며 말하는 모습은 중국 하층민의 삶을 보여주기도 한다. 돈이 한 그룹에만 몰리면서 중국처럼 거대한 나라에서는 빈부격차가 점차 더욱 심화되고 있다. 거기에 사회적 기반, 의식이 자리 잡지 못하면서 더욱 그 문제는 커져가고 있다. 그런 문제를 에둘러 표현하는 작가 좡쉬칭은 소설 <북경에서 도둑으로 살아가기>를 내놨다.

부조리한 사회에 던지는 통렬한 블랙유머라는 소개 글이 딱 맞는 작품이다. 거기에 자동차 번호판을 훔친 후 자신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남기는 에피소드는 그 자체로 신선했다. 한국에서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상황, 중국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들은 그 자체만으로 재밌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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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인테리어 전셋집 인테리어 시리즈 1
김동현 지음 / 미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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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넘기고 독립을 했다. 결혼 전에는 결코 독립을 허락하지 않던 부모님도 결혼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막내딸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고 허락한 일이었다. 단독 주택에서 계속 살다가 독립을 하면서 아파트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독신주의가 아니었던 나는 집에 일체의 손을 대지 않았다. 어차피 결혼을 하면 신혼 분위기를 내야하니 두 번 손 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그 집에서 4년을 더 살고서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아뿔싸! 전혀 예상치 않은 변수가 존재했다. 당연히 결혼을 하면 이 아파트에서 살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남편이 육지사람(나는 제주사람^^)이라 자연스레 아파트를 남겨두고 다른 집에서 신혼살림을 하게 되었다.

신혼집으로 구입한 집은 읍면 지역의 오래된 아파트. 당분간 살 거라는 생각에 최소한의 비용으로만 고친 후 입주했다. 그런데 살고 보니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아 여기서 오랫동안 지내보자는 생각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집을 좀 꾸며보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점에서 인테리어에 관한 책도 뒤져보기 시작했다. 남편이나 나나 둘 다 실용적인 측면이 강해서 저비용고효율의 기준과 지루해지지 않는 분위기를 고르는데 막상 인테리어 책은 우리 기준에서는 초호화 분위기가 가득하거나 실현 불가능했다. 일단 고치기 시작하면 대공사를 해야 하거나,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의 기준으로 펼쳐진 것들은 우리에겐 현실적으로 힘들어보였다. 그런 차에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전셋집 인테리어>.

전셋집이라면 주인이 따로 존재하니 큰 공사는 아닐테고, 실용적인 측면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 읽다보니 아주 요상했다. 단순히 인테리어를 해 놓은 집을 열거해 놓은 책이 아니다. 인테리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고민이 시작되는데 그 고민에 대해 일일이 다룬 세심함이 보인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모르는 막막함부터 비용과 어떤 기준으로 해야지 하는 각종 궁금증을 머리에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작가의 경험과 지식으로 답한다. 그리고 공사를 해야지 결정을 한 뒤부터의 실질적인 이야기도 가득하다. 예를 들면 전셋집 고르는 방법, 이사하는 요령, 인테리어 할 때 정리와 준비과정 등 이런 세심함으로 중무장하여 친절하게 모든 것을 설명한다. 또한 작가가 아는 각종 인테리어 용품 가게, 생활 팁 등 보너스 정보도 가득 담겨있습니다. 이런 친절함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 대한 두려움을 도망가게 하고 용기도 줍니다. 김 반장(작가)이 직접 만드는 DIY 가구들에도 하나씩 도전해보고 싶고 A4 용지 12장으로 만든 전등 갓(p202-205)도 탐나고 욕심이 마구마구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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