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로 타오르다 - 낡은 슈즈를 들고 찾아간 스페인에서의 1000일, 그리고 플라멩코와의 2000일
오미경 지음 / 조선앤북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어제 <플라멩코로 타오르다>를 받아들고 책 띠지와 앞, 뒷장을 살피며 업무차 스페인 바로셀로나를 갔을 때 플라멩코 공연을 보았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뒷장의 문장에서 말씀하는 엇박자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그런 시간이 매일은 아니여도 가끔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책장을 넘겨보았습니다. 손동작, 팔동작, 격렬히 춤을 추다가 순간 멈추는 것, 손뼉치기, 회전, 스텝과 발동작, 구두 바닥 전체로 치는 발동작, 뒤꿈치를 치는 발동작, 앞창을 치는 발동작 그리고 앞코를 치는 발동작 까지 10장의 사진으로 플라멩코를 떠올려봅니다. 내가 스페인에서 직접 본 플라멩코는 화려한 춤. 그 춤 안에 가리워진 어둠.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표정. 플라멩코를 잘 모르는 나. 그래서 일까요? 플라멩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기에 더욱 만나고 싶은 책이였습니다.


내가 떠올리는 플라멩코는 잠시 미뤄두고 저자의 플라멩코를 만나봅니다. 프롤로그와 세 개의 파트를 통해 플라멩코와 스페인 이야기 114 가지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 얼른 페이지를 넘겨봅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엇박자가 마음 놓인다는 자유로운 집시 여인이 그녀 안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녀 안에만 살고 있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엇박자'가 플라멩코를 이야기하는 그녀의 마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낯선 땅에 혼자와 이국의 춤을 배우게 된 건 어쩌면 내 속에 속박을 싫어하는 집시의 피가 흘러서일까? 바르게 살라고 하는 정박자의 세상을 못 견디고 엇박자가 훨씬 마음 놓이는 자유로운 집시 여인이 내 안에 살기 때문 아닐까?' - p.17  #001 contratiempo


 플라멩코에서는 12박자가 기본. 박자 자체도 어렵지만 박자 안에서 치고 빠지는 엇박을 많이 공부해야 춤출 수 있는 난해한 예술이 플라멩코입니다. - p.115  #043 엇박자의 미학

 

      


스페인 최고의 문화 상품이자 유네스코에서 인류의 무형 유산 플라멩코는 아름다움 뒤에 가리워진 어둠과 절망을 표현한 춤이라고합니다. 미소가 아니라 절망과 체념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속으로 빠져들어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쩌면 지금 내가 찾지 못하는 것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내가 보고 느꼈던 느낌도 아마도 이런것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플라멩코를 사랑하는 이유 중에 드레스와 슈즈를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플라멩코는 상처 입은 영혼을 씻어주는 노래도 함께 합니다.


플라멩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스페인에서 보낸 일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산책, 음식 그리고 그녀가 그곳에서 보낸 시간들을...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플라멩코를 알리기 위한 시간까지...  


누군가는 쉼표 하나라고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엇박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쉼표 하나 혹은 엇박자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상처 입은 영혼을 잠시 쉬게하고 나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 책 한 권과 플라멩코와 같은 무언가가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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