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적
권오단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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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의 신출귀몰하는 재주를 오늘날의 언어로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저자는 <대적>이라는 제목으로 홍길동이 꿈꾼 세상을 독자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 조선 최대의 의적 홍길동의 탄생은 시대적으로 불행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시대나 탄생의 경이로움은 다르지 않겠지만, 조선시대의 신분사회에서 첩의 자식이라는 타이틀은 탄생에서부터 운명적 한계를 느끼게 만들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운명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마음을 흔드는 단어인듯 합니다. 하늘이 정해주는 운명과 그 운명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어 살아가는 것 모두 인간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중 수많은 이들이 운명을 탓하지 않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허균은 400년이 흐른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 그다지 변하지 않았을 것을 알고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운명이 정해진 것이라면 사람은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이냐? 운명의 길을 따라가기 위해서 사는 것이라면 지각이 있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네가 태어나면서 천출인 것은 하늘이 정해 주었지만 일생의 운명은 너 자신이 이루어가는 것이니,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자는 스스로 그렇게 살아갈 것이로되, 스스로 마음 먹고 행한다면 어찌 운명을 바꿀 수 없겠느냐." - p. 122

 

    

 

<대적>에서 홍길동은 분명 도둑입니다. 도둑은 도둑인데 누군가에게는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큰 도둑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활인자.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염원이 담긴 도호. 그 뜻을 어떻게 이루는지 만나봅니다. 그동안 보아오던 홍길동에 비해 이 책에서 보여주는 홍길동은 동해번쩍, 서해번쩍하는 그러한 홍길동과는 거리가 있는듯 보여집니다. 아니 오히려 이러한 부분이 조금은 현실감이 있어 더욱 홍길동이 가깝게 느껴지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홍길동이 꿈꾼 세상, 허균이 홍길동을 통해 꿈꾼 세상을 지금은 우리가 꿈꾸고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정치나 선거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최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고,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백성 아니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때는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그 주인의 역활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장인어른, 백성이 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때가 올까요?"

 "글쎄다."  - p. 142

 

 

 

평등, 주인 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400년전 홍길동과 허균이 꿈꾼 세상을 이제는 더이상 미루지 말고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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