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예찬 - 위대한 사상가들의 실패에 대한 통찰
코스티카 브라다탄 지음, 채효정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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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코스티카 브라다탄은 실패에 대해 상당히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실패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요소다. 실패에 관여하는 방식이 우리를 규정하는 것인 반면에 성공은 부차적이고 일시적인 것일 뿐 그리 많은 걸 밝혀내지 못한다. 성공 없이 살 수는 있지만, 우리가 완벽하지 못하고 불완전하며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합의를 못 하면 사는 의미가 없으며 이 전부를 깨닫게 하는 게 바로 실패다..."



저자가 실패에 대해 설명하는 기본적인 내용은 뭔가 희망적인지 절망적인지 헤깔리는 정의입니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싶을 때 추가적인 설명을 해 줍니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우리와 세상 사이, 우리 자신과 타인 사이에는 거리가 생긴다. 우리에게 그 거리는 우리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독특한 느낌, 세상, 그리고 타인들과 우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느낌,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준다. (중략) 그 일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일 수도 있다. 이 존재론적 각성이 우리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자 할 때 정확히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각성이 선행하지 않고서는 치유가 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 실패를 겪을 때, 실패감을 느낄 때야 말로 나라는 존재의 각성이 일어나는 때이며 복잡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치유, 계몽, 자아실현이라는 기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실패 예찬>은 실패 자체를 위한 실패가 아니라 실패가 낳는 겸손, 그리고 실패가 촉발하는 치유 과정에 대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실패에 대해 다층적으로 살펴보고 잘 활용할 때 내 인생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저 나름대로 겪었던 그 간의 실패와 어려움을 떠올려보면 저자의 이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몰랐으면 몰라도 조금 겪고 나니 이 양반 말이 참말이로구나 싶은 것입니다.


신선한 방식과 관점으로 접근한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일이 쉽지 만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잘 안 읽어지는지 읽는 내내 고민을 했습니다. 단순히 문해력이나 지적인 수준의 문제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가 훌륭한 분인 것은 알겠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을 쉽게 전달하는 재주는 1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저와 지적인 수준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그런 것일수도 있습니다만, 서술 방식에 모호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에 있어서 직설적으로 정의를 내리거나 정확한 논점을 제시하고 이후에 다양한 예시나 논거를 풀어놓는 방식이 이해가 쉽습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제외하면 내내 충청도식 애둘러 말하기를 시전하는 느낌입니다. 이런 거죠. '에, 그러니까 내가 하고자하는 말은... 거시기 저 간디가 언론을 대하는 방식을 한번 살펴봅시다. 그러니까 이랬었단 말이지. 그랬답니다.' 뭐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합니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사람 예시를 들면서 계속 타인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러다보면 독자입장에서는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문제입니다만, 각 챕터를 지배하는 중심 인물에 대해 사전 지식이 부족한 부분도 큰 어려움 같습니다. 물리적 실패 파트의 중심인물은 시몬 베유 입니다. 제가 철학자 시몬 베유를 얼마나 알겠습니까? 관심도 없고요. 이 양반의 이야기를 시시콜콜 계속 하는데 관심이 갈 수가 있나요? 집중도 안되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정치적 실패 부분의 간디 이야기는 아는 인물이라 흥미가 있었고 재미있었습니다. 사회적 실패 파트의 에밀 시오랑에 대해서도 아는 바도 없고 관심 부족이었고요,


여기에 부수적으로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뒤엉켜서 등장하는데 이들 사이의 역학 관계를 이해해가며 읽는 부분도 쉽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인물들의 예화가 나열되어 있어 읽다보면 그래서 그 시점에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바가 정확히 뭐였는지 안드로메다로 가버립니다. 요런 부분들이 저를 힘들게 했고, 꽤나 오랫 동안 조금씩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문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문장이 잘 읽히지 않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번역이 되어 있는데 우리말인지 헤깔릴 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뒤로 갈수록 좀 더 잘 읽혔는데 이게 역자가 저자의 문장 스타일에 익숙해져서 번역이 더 좋아진건지 제가 이 번역체에 익숙해져서 읽기가 쉬워졌는지 모르겠더란 것입니다.


책을 리뷰하고 적어도 불만스러웠던 부분을 표현하려면 어떻게든 성의껏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서 욕하려고 읽는 책도 종종 있는데 이 책은 리뷰하면서 꼭 아쉬움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완독 후 다시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역시 좋은 책은 서문이나 프롤로그만 읽어도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실패하기 쉽고, 실패가 많은 세상입니다. 그런 장소와 시절에 우리가 놓여 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맞기는 한데, 1 실패 1 성공은 아닌데다가 실패가 반드시 성공을 이끄는 것도 아니다보니 실패를 미화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힘을 잃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에 실패의 구렁텅이에서 방황하지 말고 실패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에 대해서도 접해보는 것이 좋은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패 예찬은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드럽게 안 읽히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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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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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입니다. 일단 극찬을 박고 시작해야 할 만큼 탁월한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영미권 소설 중 올 타임 베스트라고 해도 좋을 작품입니다. 콜린 후버의 소설은 약 2년 전쯤 출간된 <베러티>로 만났습니다. 그때 이미 문장력, 작품 구성력 및 캐릭터 묘사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베러티>의 경우는 설정이나 캐릭터 자체가 일상과 조금은 거리가 있는 실험극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지만 신기해서 관조하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의 경우는 제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등장인물과 주변 상황, 그리고 그들의 단순하지만 불안정한 관계에서 오는 놀라운 감정의 소용돌이가 있었습니다. 남의 일을 구경하는 느낌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내 옆의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목도하는 느낌입니다. 흥미롭게도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시도 마음 편한 순간이 없었습니다.


소설 한 권을 읽으면서 이 정도로 제 마음속에 복잡한 심경을 느낀 적이 있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의 기억이라는 것이 민망한 정도로 휘발성이 강해서 언젠가 또 다른 소설을 두고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며 뻔뻔스럽게 주장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이 순간 만은 진심이라고 굳이 진정성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소설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여럿 있지만 단순 독자로서 소설의 최고 미덕은 읽는 재미입니다. 이 읽는 재미에도 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긴 글 읽기가 지옥처럼 어려운 도파민 범람의 시대에 장편 소설이 가져야 할 생존 1 조건은 흡입력입니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속도감 있게 끌고 가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바로 이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지겹거나 템포가 쳐져도 바로 웹툰이나 웹 소설, 또는 각종 OTT 영상과 유튜브 숏츠폼으로 달려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저는 최근에는 읽을 책을 고를 때 가능하면 두껍지 않은 책을 선택합니다. 두꺼운 책을 끝까지 완독하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나름 나이도 있고, 책도 오래 읽어온 저조차 이러한데 오죽할까 싶습니다. 콜린 후버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2000만 부 이상 팔아 재낀 작가입니다. 현실감 없는 부수입니다. 국내에서는 소설을 2000부도 찍지 못하는 형편인데 2000만 부입니다. 어마 무시한 양반입니다.


이 작품은 리뷰를 복잡하게 쓰지 않고 싶습니다. 그냥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당신이 자녀가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다면,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경험이 있거나, 누군가와 사랑하는 감정을 키우고 있거나, 짝사랑으로 가슴이 아프거나, 회복하고 싶은 관계가 있거나, 억울하게 매도당한 경험이 있거나,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거나, 억울하게 깜빵에 다녀온 적이 있거나, 운동을 하다가 부상으로 다른 일로 전향해 본 경험이 있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불안해한 적이 있거나, 세상이 허락하지 않은 사랑을 하고 있거나, 또... 뭐 하여간 뭔가 복잡한 감정이 있는 분이라면 당신이 누구던 이 소설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니까 안 읽으면 사람도 아니다 뭐 그런 말까지는 아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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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멘탈 닥터 시도 지음, 이수은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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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든 문제에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드는 녀석이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건강에 관련된 모든 질환이나 증상에 원인 중 하나로 스트레스는 빠지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입니다. 다들 여기저기서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정작 정확히 스트레스가 뭔지, 왜 생기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고 나면 나아질 줄 알았다>라는 길고 인상적인 제목의 이 책은 본격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아, 또 스트레스냐? 스트레스 받네...' 라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만, 이 책은 찐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해 A부터 Z까지 제대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 받게 학구적이지 않고 교양서에 걸맞게 읽기 쉽고 이해하기 좋도록 배려를 많이 한 책입니다. 오랜만에 술술 잘 익히면서도 내용상 만족도가 아주 높은 책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리뷰를 쓰면서 초장부터 책을 극찬한 적이 있었나 싶도록 만족스러운 책입니다.


이 책은 왜 기분이 안 좋은지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원인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과 유형, 이에 대한 반응 등에 대해 먼저 알려줍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하기 때문에 원인을 유추할 수 있고, 자연스레 이에 대한 해결책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저자는 우리가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외부 자극' 자체를 스트레스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외부 자극'은 스트레스 자체가 아니며 본래 스트레스는 '기능 변화'를 가리킨다는 설명입니다. 외부 부담을 받을 때 심신에 생기는 기능적 변화가 스트레스라는 점만 정확히 인지해도 잘못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보기면 해도 짜증이 나는 '그 인간' 자체가 스트레스가 아니라 '그 인간'에 반응하는 나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 변화가 스트레스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인간'을 어떻게 하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내 기능 변화를 제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뭔 소리인가 싶지만 저자가 설명하는 구체적인 상황을 토대로 읽어 나가다 보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3 요소를 '스트레스 정도, 스트레스 횟수, 스트레스 지속 시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 하나 살펴보며 피하는 방향성을 설명 듣다 보니 은근 도움이 많이 됩니다. 스트레스 받을 때 많이 받지 않도록 하고 자주 받지 않도록 하고 스트레스를 오래 쌓아두지 않도록 하면 다 해결됩니다. 참 쉽습니다.


스트레스는 '성격'과 '환경'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스트레스가 쌓이는 초기의 변화를 잘 캐치하라고 조언합니다. 주로 '수면'과 '식사'에 변화가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 책은 책의 절반 이상 분량을 할애해서 스트레스 예방법과 해소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하고 조언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스트레스와 짜증과 분노는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내 스트레스가 나만의 것이 아닌 이유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때문에 나의 스트레스를 분출하면 누군가에게 스트레스의 원인이 됩니다. 스트레스 증폭의 원리입니다. 각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 내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고 예방법과 관리법을 익혀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긴 리뷰로 스트레스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노여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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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 - 모든 문제는 선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인간관계가 인생을 망치기 전에 선을 그어라
쑤쉬안후이 지음, 김진환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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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관계 문제를 어려워합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것과 유지하는 것을 힘들어할까요? 중국의 유명 심리상담사이자 저자인 쑤쉬안후이는 이 책 <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 대인관계의 문제를 '타인과 나 사이에 관계의 경계선과 심리적 경계선을 분명하게 갖추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타인에게 적절히 대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잘 대응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인간사에서 타인과 관계를 잘 맺기 위한 요령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 따위는 주목하지 않고 있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자기 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바운더리를 바로 세우고 흔들리지 않게 지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킬 수 있으면 타인과의 관계는 자연스레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요령보다 원칙과 정도에 주목하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책 전체를 크게 4단계로 나누어 관계의 경계선을 순차적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선 경계선이 왜 무너지는지 10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첫 번째 파트는 경계선을 바로 세우기 원하는 독자들이 어떤 유형의 문제에 빠져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어 유용합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조금 더 애매하게 선을 넘는 경우에 대해 "10가지 관계의 함정"이라는 타이틀로 정리해 설명합니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약점과 조심해야 할 부분을 파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두 번째 파트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까운 관계에서 겪는 애매하고도 피하기 힘든 문제를 유형별로 다루고 있어 기준을 잡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 저자의 글이지만 한국인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관계상의 문제에 아주 잘 적용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부모 자식 간의 애매한 특수 관계에서부터 교묘하게 선을 넘으면서 자신을 무너뜨리기 쉬운 케이스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자기 정체성을 찾고 바운더리를 잘 세우기 위한 자신만의 기준과 실수하기 쉬운 태도에 대해 설명합니다.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관계에 휘둘리는 느낌이 드는 분들이라면 세 번째 파트의 10가지 조언이 매우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뿐 아니라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조언도 다양하게 쏟아집니다.


네 번째 파트에 가서야 드디어 인생의 바운더리를 세우는 실질적인 방법을 전해줍니다. 기본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더 애매하고 헷갈리는 문제에 대한 기준을 세운 다음 관계 정립의 토대에 대한 점검까지 진행한 후 바운더리를 세우는 실전 연습에 돌입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네 번째 파트는 각 10개 챕터의 말미에 '바운더리 훈련'이라는 부분이 있어 스스로 고민해 보고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구조적으로 상당히 체계적이고 합리적이며 설득력이 있을뿐더러 각각의 챕터 하나하나의 내용도 훌륭합니다. 이런 점층적이고 순차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때문에 파트 1에서는 10가지 유형, 파트 2는 10가지 함정, 파트 3은 10가지 치유, 파트 4는 10가지 연습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책의 구조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기가 매우 어려운데 매우 충실하게 잘 해낸 책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나를 이해하고 타인과의 다름과 차이를 받아들이고 서로 강요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왜곡하거나 압박하지도 않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 모두가 최대한의 행복을 느끼고 배려하는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사회 전체적으로 이런 이상적인 세상이 될 것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이 책 <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의 내용을 잘 따라 할 수 있다면 적어도 나 한 명이라도 이상적인 세상을 이루는 조건 1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나는 좋은 삶을 살 수 있으니 손해나는 장사는 아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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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
홋타 슈고 지음, 정지영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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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타 슈고의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는 집중력의 활용 여부와 충실한 삶을 연결해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집중력 높은 하루를 만들 수 있다면 삶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고, 더 나아가 행복한 삶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메이지 대학교 법학부 교수이자 언어학 박사인 저자가 정리한 이 책은 심리학적 탐구를 기본으로 다양한 심리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주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설득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오늘 하루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검색에 의존하는 태도와 도파민 중독의 문제는 물론 동시에 이것저것 하는 멀티태스킹의 문제, 미래에 대한 지나친 걱정의 문제 등을 지적합니다. 특히 도파민 중독 문제는 최근에 아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숏폼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문제로 괴로워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인식이 최우선이지만 정작 문제만 늘어놓고 해결책은 추상적인 책이 많은데, 이 책은 상당히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집중하기 위해 먼저 준비해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불안감을 부추기는 알고리즘에 대해 이해할 것과 이런 불안감을 글로 적어 냉정함을 찾을 것, 긍정적인 말을 의식적으로 사용할 것,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과 멀어질 것, 불필요한 정보 수집에 매몰되지 말 것 등이 그 방안입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나면 실제로 최고의 하루를 만드는 5단계의 비결을 알려줍니다. 잘 알려진 긴급도와 중요도 매트릭스 분류 도표를 활용해서 중요하지 않은 일을 제거할 것과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놓치지 말 것을 조언합니다. 할 일을 결정할 때에 있어 중요한 원칙 즉, 미래지향적으로 과거나 문제보다는 미래와 기회에 초점을 맞춰 결정하는 방법을 강조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생각해 최대한 시간을 아끼는 쪽으로 선택을 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도록 하며 행복해지는 일에 집중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씩 비결을 읽다 보면 사실 너무 당연하고 익숙한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책의 유용함은 생전 처음 듣는 생소한 조언을 만나는 것보다는 알고는 있지만 정리되지 않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구조화하고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가 개념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할 때 더 행복을 느끼고 동기부여가 잘 된다는 것이 생소하지는 않지만 막상 무언가 선택을 할 때 이런 기준을 떠올리고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점검하고 나면 집중력을 높이는 5가지 습관에 대해 조언해 줍니다.


책의 말미에 소개하고 있는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조건"은 짧은 내용이지만 그동안 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신선했습니다. 인생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모으고 선택지를 나열한 다음 비교 검토하는 단계까지 거쳐서 결정을 하는 태도가 선택의 만족도와 행복도를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설명이 의외였습니다. 차라리 내가 원하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고 이 정도면 충분히 좋다는 생각이 들 때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심리학적으로 만족도가 훨씬 높다는 설명까지 읽고는 납득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보니 결국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지만 행복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지 않고 자족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게 정말 쉽지 않은 것이 하루하루 충실히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면서도 성공이나 만족의 기준이 높지 않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 더 큰 무언가를 얻으려는 욕심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열심히 지금 이 순간에 집중력을 최고로 높여 최선을 다하면서 몰입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족하는 삶이 바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파민 중독 때문에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분들이나 늘 여러 가지 생각으로 분주하기만 하고 결과가 없어 힘든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를 읽어보시면서 차분하게 정리를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도움이 될까 검토하고 고민하시기보다 책의 내용 중에 일부라도 좀 더 충실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만족한다는 태도로 일단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우선 읽고 내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만족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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