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계의 수호자 SciFan 14
필립 K. 딕 지음 / 위즈덤커넥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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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립 K. 딕...


   필립 킨드리드 딕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SF 거장으로 불리고 있는데, 제가 이 양반 책을 하나도 안 읽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느 기사에서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이 양반 필릭 K. 딕을 세계 3대 SF 작가로 꼽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애정하는 로버트 하인라인 형님을 빼고 말입니다. 아주 기분나쁜 일이었지요. 그 이후로는 헐리우드에서 수많은 작품이 영화화되고 심지어 크게 성공하는 것을 알고도 읽지 않았던 것입니다. 필립 형님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랬답니다.


[출처, 폴라북스에서 제공한 사진을 네이버에서 퍼옴]


   그런데 며칠 안된 거 같은데, 이웃님의 리뷰에 이 작품이 올라있어서 리뷰를 읽다 보니 호기심을 자극하더군요. '그래, 이 작품은 딱 봐도 그렇게까지 유명한 작품은 아닌 것 같으니 하나쯤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젠장, 훌륭한 작품이지 뭡니까? 하인라인 형님과는 다른 뭔가 정돈된 느낌이 있어.. 안정적이야.. 안 읽어 볼 수가 없겠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편 하나 읽고 이 양반이 어떠니 하고 떠드는 건 넌센스인거 같아 작가 이야기는 고만해야겠습니다. 여튼 하인라인 형님 만큼 역량 있는 작가인 것은 인정해줄 만하다는 생각을 살짝 하게 되었습니다.



#2. 단편에 녹아있는 세계관...


   SF 물을 얼마간 접해본 독자라면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참신한 소재와 설정은 아닙니다. 냉전시대 미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전쟁을 시작하고 인류는 핵폭풍을 피해 지하로 숨어들고 그 속에서 계속적으로 전쟁 물자를 생산해 지상으로 퍼나릅니다. 지상에는 이들이 만들어낸 로봇인 "리디"들이 대신 전쟁을 수행합니다. 그렇게 8년이 지난 후 지상의 상황에 궁금증을 느낀 몇몇이 지상으로 올라가 그동안 알고 있던 정보와는 전혀 다른 상황을 목도하게 됩니다.


   이 스토리가 세계의 수호자의 전체적인 줄거리예요. 단순한 내용이죠. 이 짧은 스토리 속에 작가는 인간의 전쟁에 대한 광기와 전쟁의 무익함, 공존과 평화를 모르는 대립과 반목의 어리석음, 인류의 공영의 미래상 등을 강렬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 원색적이고 직설적인 메시지가 던져지는 이 작품은 과학적인 지식을 전혀 모르는 독자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장점이 있습니다.


   필립 형님의 초기작이라 그런지 뭔가 상당히 원형의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투박함과 이야기 전개의 안정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이 작가에 대한 평을 보니 사실 안정적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인 거 같은데, 적어도 이 작품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무척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 드러난 작가의 성향과 메시지, 태도는 향후 작가가 펼친 많은 작품에 그대로 녹아드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지요.


   전쟁과 반목을 일삼는 인간에 대한 비판을 머금으면서도 지구가 소멸할 때까지도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듯한 해맑은 인류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작가의 묘한 스탠스가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공 로봇 '리디'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인간의 속성과 미래를 위한 대안 부분에서는 생각해볼 부분이 많았습니다.



#3. 작가의 시대적 한계와 불편한 지점


   이 짧은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역량에 놀라고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상당히 불편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작가가 속한 국가와 시대의 산물일지도 모르지만, 마치 세상이 미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만 있는 듯한 묘사가 등장하는데 이게 매우 불쾌했습니다. 나머지는 안중에도 없달까. 좋게 해석하자면 작가의 메시지를 명확하고 단순화하기 위해 대립의 극단에 있는 두 국가를 등장시키고 나머지는 생략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의도와 의미가 어떠한가를 떠나 제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읽히더군요. 작으면 무시해도 되는 거냐?라고 묻고 싶은 마음이 좀 들었습니다.


   또한 인류가 전쟁을 통해 내부적인 갈등을 외부로 돌리는 효과를 얻는다는 표현은 가까운 일본만 봐도 역사적으로 어느 정도 증명되는 논제라 그럴 듯한 지적이라 느꼈습니다만, 그 과정을 거쳐 세계가 통합되고 이제 미국과 러시아 두 세력이 남아 조금만 더 있으면 세계가 완전히 통합된다는 논리는 참으로 불편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디로 통합되었단 말입니까? 미국에 흡수되었습니까? 러시아에 흡수되었습니까?


   사실 이런 개인적인 불편함은 소설을 소설로 읽지 못하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이기는 했는데 그런 감상이 들었기 때문에 굳이 확대해서 밝혀봅니다. 하인라인 형님이 밀려나는 불쾌함을 작품적 불만으로 승화했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필립 형님 이 양반이 보면 볼수록 대단하기는 합니다. 읽어보아야 할 작품들이 무척 많군요.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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