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1. 처음 만난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 묘한 매력이 있다.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이름(스펠링을 봐선 르헤인이어야 할 것 같지만)은 참으로 지겹도록 들었고 그의 작품도 많이 봐왔1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읽어 볼 생각이 안들더군요. 저같은 경우는 크게 두가지 이유로 유명작가의 책을 읽는 것을 망설이게 되는데, 첫번째는 사놓은 책도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많지만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다 보니 마음에 드는 작가를 자꾸 늘이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 때문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약간의 강박처럼 한 작가의 작품이 여러개 출간된 상황이면 되도록 첫 작품 또는 국내 첫 출간 작품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보니 이미 많은 책이 소개된 작가의 경우는 시작이 망설여지게 됩니다. 손대면 일단 다 사야하니깐^^

 

   잡설이 길었는데 여튼 중요한 건 그래서 데니스 루헤인을 살짝 살짝 피해 왔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나네요. 상당히 신기한 매력이 있는 작가인 듯 합니다. 뭔가 남성적이랄까? 거침이 없다고 해야하나? 그러면서도 세심한 심리묘사도 있고 말이죠.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작품만 놓고 볼때는 확 빠져드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중 후반에 가서야 어느정도 흡입력이 있다고 느꼈으니까요. 제게 있어 최고의 작가 중 하나에 이름을 올리기는 아직 성급하고 좀 더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2. 더 드롭,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의 확장판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단편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의 상관관계입니다. 무척 재미 있었습니다. 이 작품이 작가의 단편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토대로 쓰여졌다는 이야기를 줏어들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할 수만 있다면 순서대로 읽는 걸 선호하는데다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는 단편이다 보니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어서 이 작품을 먼저 읽어봐야겠다 했습니다. 종이책으로는 출간이 안되었고, 전자책으로만 출간되었는데 기억엔 없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제가 이 전자책을 소장하고 있어서 바로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읽고 보니 '응? 이거 뭐지? 끝난건가?' 싶을 정도로 짧고 딱히 내용이 없었습니다. 뭔가 문학적인 기교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가 보기엔 그냥 그런 단편이었어요. 언급할 내용이 정말 없습니다. 주인공이 우연히 개를 주으면서 그 집앞 여자를 만나고 뜻밖에 개를 키우게 되었는데 정이 들무렵 주인이 개를 내놓으라고 하더니 돈을 요구해요. 그래서... 킁.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읽은 상태로 [더 드롬]을 읽으니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더 드롭] 안에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있다. 뭐 이런거 거든요. 단편의 내용, 심지어 단락을 통으로 똑같이 잘 살리면서도 풍성하게 이야기를 확장시킨 확장판 같습니다. 하도 신기해서 도표로 만들어 봤어요.   

 

 

    이런 식이예요.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의 일부분이 중간에 통으로 똑같이 나오기도 하고, 약간의 변형만 준 상태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더 드롭]을 읽으면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의 일부분이 어디에 집어 넣었는지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중반 이후로 언급이 안되길래 '뒷 부분은 내용이 완전 바뀌나보다'했는데 말미에 가면 다시 "개를~~"의 후반부 내용중 일부를 단락 채로 가져다 썼더라구요. 그냥 [더 드롭]만 놓고 보면 눈물나게 재미난 작품이 아니었는데 비교해서 읽으니 제법 재미졌습니다.

 

 

#3. 솔직하고 적나라한 표현이 주는 편안함과 현실감

 

   이 작품을 읽으면서 눈에 띄게 특징적인건 서술이 구어체 같은 느낌이 많았습니다. 편안하게 욕지거리 같은 것도 포함되고 말이죠. 아주 솔직한 표현, 적나라한 표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거리낌없이 읽을 수 있었죠. 우리와 문화가 많이 다르지만 어두운 세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살아있죠. 이런 부분들이 높게 평가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바른생활 사나이인 저는 별로 흥미가 없는 내용이었어요. 술도 안마시는데 까짓거 뭔 상관인가 싶은 내용들, 어두운 뒷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렸다지만 그저 인생 찌질하게 주변사람 피해주면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같은... 그런 느낌이 공감되 안되고 하다보니 그냥 이야기였습니다. 감정이입이 크게 안되는 이야기 같은 이야기말이죠.

 

   편안하고 실감나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실감이 나는 것이지 현실 같지는 않더라는 말입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에 가까운 것이 소설이 아닌가 하는데 말이죠. 반면 현실은 상당히 소설같은 경우가 많죠. 이 뒤죽박죽이 사람들이 소설을 읽게하는 원동력 중에 하나라고 보는데 적어도 저에게 이 작품이 이런 뒤죽박죽을 동반한 몰입감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을 접해봐야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실 분은 반드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먼저 읽어보고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비교해보는 맛이라도 있어야 더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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