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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갈 용기 - 말 못 할 콤플렉스와 우울로 인생이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자존감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이세진 옮김, 뮈조 그림 / 더퀘스트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1.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신적 어려움들을 잘 설명하는 입문 교양서.
이 책은 사람들의 삶의 태도와 대표적인 컴플렉스에 대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깊이 통찰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이런 류의 대중 심리학 소개서는 지나치게 깊이 들어가면 교과서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깊이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내용 정리와 예시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유독 정리가 잘 된 느낌입니다. 또한 정리된 각 챕터들에 대한 짜임새도 상당히 좋습니다. 정확한 정의는 물론 해당 용어에 관련된 핵심 문제나 알아야할 사항들을 잘 분류해서 설명합니다. 지겹지 않도록 중간 중간에 삽화도 넣고 우스꽝스런 예시도 삽입해 두었습니다.
프랑스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치료사 '크리스토프 앙드레'와 좌파 일간지에 만평을 실어 유명해진 일러스트레이터 뮈조가 함께 쓴 이 책은 여러가지 정신적 어려움과 문제가 누구나에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상존하고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적절히 다스려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나 강요하지 않고 '나도 비슷한 문제가 있거든, 내가 더 심하거든?' 하며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서로 자기 몸 낮추기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편안하게 자신의 문제에 집중하고 돌아보고 돕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입문서나 교양서로 상당히 훌륭한 책입니다.
#2.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심리적 어려움과 컴플렉스
이 책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가벼운 수준의 컴플렉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기의심', '자기주장 결여', '자신감결여', '자존감결여' 등의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태도에 관련된 문제점을 가장 먼저 설명합니다. 각 용어들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몇가지 방법이나 처방을 알려줍니다. 이런 방식은 상당히 안정적인 전개방식입니다. 크게 보면 어떤 어떤 문제점이 있고, 각 문제점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며 결국에는 어떤 접근이나 실용적인 방법으로 그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독특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일반 심리학 서적인데 '건강염려'증에 대한 이야기를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서 소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현대인들이 그만큼 건강에 대해 염려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건강과 질병의 사이가 무척이나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부분인데, 지나친 건강염려에 의한 행동들이 자신의 건강을 무척이나 해치는 그런 상황을 꼬집고 있습니다. TV에서 특정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면 그것만 주구장창 먹어재끼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 아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건강을 너무 챙기는 사람이나 건강에 너무 무심한 사람이나 둘다 양극단이라 좋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시 '균형과 중용'이 정답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또한 여느 심리학 서적에서나 빠지지 않고 지적하고 있고, 현대에 가장 문제가 되는 현상 중 하나인 우울에 관해 큰 파트를 배분하고 있습니다. 기분과 기질이 무엇인지에서 부터 시작해서 사기 저하와 기분 부전증을 '마음의 감기'로 표현하고 있고 그 이상 심각한 상태인 우울증과 주요우울장애에 대해, 더 나아가 순환증과 양극성 장애에 대해서 그 치료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순서대로 편안하게 따라 읽어가다보면 사실 누구나 어디에서건 어느 정도건 걸리지 않을수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불편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것은 역시나 저자의 집필 태도와 여유 때문인 듯 합니다.
#3. 자신감이 넘치는 인생을 살기위한 기본적인 태도 유머감각...
결과적으로 자신감 넘치고 즐거운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태도라는 것인데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프랑스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가 펼치는 유머는 너무 생뚱맞아서 인지 저에게는 전혀 코드가 맞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내용은 이해가 쉬운데 이들이 풀어놓은 유머 보따리가 힘들어서 짐싸서 집에 보내고 싶었을 정도입니다. 프랑스식 육아는 유용한지 몰라도 프랑스식 유머는 유통불가 판정을 내리고 싶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희망적이게도 이 책에서는 이런 여러종류의 정신적 장애나 컴플렉스를 안고 있다고 치더라도 전혀 절망적이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환자를 다룰 때의 목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환자를 흠결 없는 정상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환자가 개인적으로 좀 껄끄러운 정신적 문제가 있더라도 자기 뜻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뿐이다."p226
이런 신경성, 정신성 병은 사실상 완치가 어렵기도 하고 의외로 이런 마음상태 때문에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장점도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삶 가운데 즐거운 부분, 억지로라도 긍정적이고 좋은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을 만끽하려는 태도는 결국 자기자신의 인생을 기쁘고 풍요롭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부족한 것, 나쁜 것, 잘 안되는 것에 시선이 머물러 있으면 어떤 상황에 놓여도 똑같이 불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우리 삶의 실생활, 일상 속에 유머를 놓치면 안됩니다. 이 책을 읽어본 결과, 유머도 다 같은 유머는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식 유머를 장착해야 합니다. 프랑스식 유머를 장착했다가는 주변의 외면으로 인해 더욱 깊은 우울에 빠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