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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판 사나이 ㅣ 불새 과학소설 걸작선 1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태민 옮김 / 불새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별다섯을 주게 만드는 소설.. SF의 힘...
아 정말 오랜만에 놀라운 작품을 만났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별다섯 평점을 주게 만든 작품입니다. SF 전문 출판사 불새에서 추천한 작품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달을 판 사나이]는 생소한 SF라는 장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아, 책에 대한 사전정보가 없어 몰랐는데 이 책은 달을 판 사나이 외에 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중, 단편집입니다. 물론 모두 하인라인의 작품입니다. 저는 이런 작가를 대할 때마다 도데체 저렇게 방대한 세계와 설정을 언제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책 첫부분에 소개되어 있는 작가의 작품별 등장인물 연보나 미래사 연대표 등은 볼수록 놀라웠습니다.
어쨌거나 SF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작품을 다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2. 고전 장르소설에서 만나는 책읽기의 즐거움
제가 어릴적에 미래백과사전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선 미래기술을 설명하면서 '지금부터 10년 후면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닐 것이다'라고 언급합니다. 심지어 날개가 달린 자동차 삽화까지 곁들여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지정했던 그 10년 후는 이미 또다시 10년이 넘게 흘렀습니다. 아직도 자동차는 날아다닐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딱히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어보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자원의 한정 앞에 무릎 꿇었기 때문이겠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교통수단으로 자동차가 사라지고 벨트로 움직이는 도로가 대중화되는 상황을 상정하고 에피소드를 그려낸 "도로는 굴러가야만 한다"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자동차가 사라진 이유가 '자동차 면허를 딴 사람들이 폭주해서 사고가 너무 많이 났다는 것'과 '석유를 너무 많이 써버려서'라고 예측해서 써놓았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지나친 억측이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참 재미있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도로는 굴러가야만 한다"에는 이 외에도 기술 노동자들의 파업, 실력행사에 대한 가치판단이 일부 들어가 있어 약간은 불편한 부분이 있었지만 소재와 설정, 에피소드, 캐릭터 모두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6.25 사변이 일어나기 직전인 1949년 즈음에 쓰여진 모양입니다. 정말 오래된 작품인데도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일맥상통하는 흐름이 있어 놀라웠습니다.
#3. 디테일하게 묘사된 달을 향한 한 사나이의 순수한 욕망
이 작품집의 백미는 뭐니 뭐니해도 달에 가고 싶어했던 한 사나이 '헤리먼'의 일대기를 그린 [달을 판 사나이] + [위령곡] 입니다. 특히 달을 판 사나이는 정말 놀라울 만큼 재미있고 생각해 볼꺼리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읽을 때는 지하철에서 환승역을 놓칠 만큼 책 내용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서사가 훌륭하고 주인공의 감정과 생각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독자가 공감하게 만드는 능력이 특히 탁월했습니다. 달 왕복 우주선을 만들어 내는 과정 자체도 흥미로웠고 그 와중에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등장인물간의 두되싸움도 흥미진진했습니다.
완전 흠뻑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사실 불새의 첫 작품이다보니 완성도 수준이 거의 초벌 번역 상태 정도였습니다. 오탈자가 너무 많아서 기록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 지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참고 이해하고 '그래도 너무 재밌으나까'라며 즐겁게 읽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더 대단한 점입니다. 아, 장르소설의 특성상 개인취향을 강하게 탄다는 점은 확인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불새의 책들은 하나하나 사 읽게 될 것 같습니다. SF가 재미있다는 것을 확실히 확인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