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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 이렇게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단순히 ‘즐겁기 위해 즐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나는 내 앞의 시간을 ‘쓸모 있고 없고’로만 구분 지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나는 늘 목표가 있었고 시간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프로세스로 채워졌다. 하지만 강물이 직선으로만 흐르지 않듯이 삶도 언제나 목표한 결말에 유용한 방식으로만 흘러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럴 때 마냥 좌절하지 않고 그저 삶 자체를 즐기는 연습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
기본적으로 여행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너무 여행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웬만한 여행 책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저니맨’도 그저 여행 책이니까 기본은 하겠지란 생각과 동시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기대이상으로 훨씬 좋았다.
파비안의 여행이 왜 다른 여행에 비해 특별한가, 그것은 바로 그가 단순히 관광용 여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살려 숙식만 제공해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일을 했다. 단순한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직업을 살려 일을 했기 때문에 그가 그 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파비안 자신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그가 강조한 것처럼 진정한 수련여행을 행하고 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저니맨’은 여느 여행책보다 더 재밌다. 그의 여행에는 스토리가 있다. 관광지에서 자신이 느낀 바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자들이 그가 어떤 여행을 하고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게 만드는 힘을 가진 책이다.
여행, 특히나 해외여행에 대한 동경은 누구나 있다. 나는 여행을 많이 해본 편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단기간의 관광지 위주의 여행은 내가 원하는 여행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적어도 한달 이상의 기간 동안 한 나라에 머물면서 그 나라의 진짜 본 모습에 다가가는 여행이 오히려 나에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니맨’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내가 파비안처럼 전문적인 직업이랄까,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