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제공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그 어렵다는 삼국지를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로 재밌게 완독했으니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그리스 로마 신화] 소식은 신화 좋아하는 저희 가족에게 얼마나 기대감을 심어주었는지 몰라요.
서양 고전의 정수를 새롭게 만난다니 기존에 갖고 있던 신화적 세계관을 작가님의 시선에서 살펴보는 기회였답니다.
1권은 [제우스와 신들의 세상] 부제를 달았어요. 동양 고전 삼국지의 정통 무협지와 같은 그림체와 다르게 확실히 서양 고전의 느낌이 배가 되는 그림체여서 금세 몰입이 되었어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축은 신들의 신인 제우스의 이야기는 풍성하지만 그 윗대의 이야기인 그의 아버지 크로노스, 그 아버지인 우라노스의 이야기는 아주 간단히 설명되는 경우가 많아요.
고정욱 작가님은 태초의 카오스부터 가이아, 우라노스, 티탄들에 이어 신들의 계보를 풍성하게 설명해 줍니다.

책에는 서양 신들의 모습을 근사하게, 또는 상상력이 폭발하는 그림으로 표현해 신들의 이야기에 무게가 실리는 느낌이 들도록 했어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보면 어릴 때는 왜 이런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나 하는 부분을 만날 때가 있어요. 그리고 유교적 관점이 가득한 동양인으로서는 서양 문화와 배경을 쉽게 납득하기도 힘들었지요.
그럴 땐 고정욱 작가님의 주석을 살펴보면 이해가 쉽답니다. 요소요소의 연결과 복잡한 인물 관계, 신화적 상상이나 지금 시대와 연결되는 포인트들을 쉽게 설명해 배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그리스 로마 신화가 지금까지 잊히지 않고 사랑받는 이유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지요.
신들의 관계들을 지켜보며 이전에는 인물보다 그들의 관계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읽으면서 인물이 더 부각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였는지 '이오'의 처지가 너무 딱하더라고요. 그리고 우라노스의 신체 일부로부터 자연 탄생한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도 신의 운명도 참 기구하단 생각이 들게 했어요.

신화 속 신들의 모습을 멋지게 표현해 준 작화 덕분에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즐길 수 있었는데요, 아직 나오지 않는 신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었어요. 이쯤 되면 신들의 이미지 카드가 나와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나이가 들어 재독할수록 내용이 쉽게 갈무리되지 않아 애를 먹던 참이었어요. 아이가 초등 입학하고 다양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했어요. 보통은 그 안에 담긴 용기, 사랑, 지혜와 같은 관점들을 드러나게 하려는 의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신화는 신화 자체의 신비로움과 경건함으로 읽었을 때 그 감동이 오롯이 전해지는 게 아닐까 해요. 고정욱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신들을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요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기회가 많아져서 그런지 신화 속 내용을 표현한 명화부터 신을 통한 철학적 관점까지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다 해도 직접 읽고 직접 그 감동을 느꼈을 때 전해지는 메시지가 더 분명하겠지요?
신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동화같이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 속에 깃든 지혜와 철학은 다음을 기약하게 하는 것 같아요.
신과 인간이 하나 된 세상의 두 번째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될는지 궁금하네요.
다음 2권으로도 열심히 독서 마라톤을 이어가 봐야지요.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그리스 로마 신화!
서양 고전의 정수를 새롭게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