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마운틴 미래주니어노블 17
로런 월크 지음, 이보미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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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마운틴

로런 월크 글 / 이보미 옮김








에코 마운틴은 책 소개를 읽고 고학년이 된 아들에게 삶의 가치와 감동의 메시지를 주지 않을까 싶어 함께 읽어보게 된 청소년 성장 소설이에요.


저자는 2016년 작 [Wolk Hollow]로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하여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번 작품인 [에코 마운틴]은 여러 저널을 통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이라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미리 기대가 되었답니다. 







양복점 제단사인 아빠와 음악선생님 엄마 그리고 언니와 남동생과 함께 사는 소녀 엘리. 

대공황이 시작되고 가정 경제에도 타격을 입자 엘리네 가족은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산으로 올라가 정착하게 됩니다. 산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모험을 즐기는 엘리와는 달리 엄마와 언니 에스더는 모든 것이 낯설고 힘에 부쳐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남동생은 엘리에게 신경 쓰이는 존재입니다. 

어느 날 키우는 개가 산에서 돌아와 목에 목각인형을 달고 나타나며 산에 사는 새로운 존재에 대해 인지하게 되는데요, 이후 숲에서 우연히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외로움에 사무치던 의문의 얼굴을 만난 후 나뭇조각들이 주변에 많이 늘어가게 되지요. 

이들 가족에게 위기가 닥친 어느 날, 아빠의 사고로 가족 모두 일상이 뒤흔들리게 되고 저마다 역할을 분주히 나누어 일상을 힘겹게 이어가는데 이후 낯선 개가 자꾸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산 위에 마귀할멈이 산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됩니다.

거슬리는 이 개의 존재를 따라 마귀할멈의 집에 방문하게 되는 엘리! 이후 엘리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요?






p.114

모든 일에는 가르침이 필요하지. 그래도 어느 시점부터는 네 스스로 배움을 얻어야 한단다.


p.250 

뭔가를 배워서 할 수 있게 되려면 결국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 _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한 구절


p.254

아빠는 어렵지만 내게 도움이 되는 과제를 만났을 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너무 오래 걸린다고 불평하든가 아니면 오래 지속된다고 기뻐하든가.


p. 507

난 그 자리에서 다짐했다. 나 자신을 위해서 '다르 것'은 언제나 시도할 가치가 있으며 앞으로 그 어떤 것도 속단하지 않으리라고 맹세했다.






엘리는 아빠의 사고 원인이 자신이라 믿는 가족들의 외면 속에 그 일원으로 역할을 하는 당찬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서러움을 굳이 드러내지 않고, 자신이 사고의 원인이 아님을 알리려 하지 않는답니다. 이 또한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한 속 깊은 마음이고 언젠가 아빠가 깨어나면 밝혀질 거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지요. 


책에는 에코 마운틴이라는 척박한 환경에 놓인 가련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알거지처럼 쫓겨가듯 산으로 거처를 옮겨야 할 만큼 대공황이 그렇게 심각한 붕괴 상황이었구나 책을 읽는 아들에게 느낌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해주었는데요, 엘리는 아빠와 산이 가르쳐 준 교훈 '힘든 일을 제대로 해내면 더욱 강해지고 행복해진다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기며 가슴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확인하며 자신의 의지를 불태우는 강단 있는 아이였답니다. 


청소년 성장소설은 그 대상이 분명하지만 어느 누구라도 독자가 되어 본다면 자신의 성장기를 대입해 보며 책 속에 쉽게 빠져들게 됩니다. 

저도 아들이 어떤 감동과 가치를 얻게 될는지 그 기대감에 들췄다가 곧장 엘리에 몰두하며 그녀의 성장을 응원하게 되었고 엘리를 통해 인간의 성장이 어떨 때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지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이 보고 겪는 그 환경에서 배우고 자랄 것이며,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아이의 성장에 무엇이 해가 될까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문득 갖게 되었습니다. 

열 마디 필요 없이 묵묵히 따스한 눈빛으로 아이의 의중을 믿고 지지해 주는 것.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으로도 아이는 이미 한 뼘 자라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부모로서 다시 깨달았지요. 





곰이 나타나고, 벌에 쏘이고, 징그러운 미끼를 써서 송어를 낚아야 하는 상황이 어린 소녀에겐 벅찬 환경이었지만, 그곳의 삶을 자신이 훌쩍 성장할 수 있는 나만의 그라운드로 만든 것은 결국 그걸 받아들이는 의지의 차이겠지요. 


지금 우리의 삶은 그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이지만, 어딘가에서는 무언가 혹은 누군가가 곰과 같은 잔뜩 성난 발톱을 드러내고 길목을 지키고 있거나 달콤한 꿀에 빠져 있을 때 무서운 벌침에 쏘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엘리의 성장을 보며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고 마음이 자라는 이때에 어떤 한마디가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 될는지 곱씹어 보는 시간이었고, '만약', '언젠가', '어쩌면'이라는 단어들이 주는 불확실성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조금은 확고한 느낌의 '아직'이라는 단어가 또 다른 희망을 의미하는 것 같아 이 단어를 찾게 된 순간에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성장기 아이들의 마음은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바쁩니다. 하지만 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듯 가족과 친구 등 여러 인간관계도 얽혀있지요. 아이들이 고난과 갈등의 상황에서 어떤 유대감을 갖고 관계를 헤쳐나가는지, 또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다할는지 여러 가능성과 기회들을 대입해 볼 수 있었던 스토리가 아니었나 합니다. 


이 책을 읽은 아들의 가슴과 눈에는 어떤 불꽃이 담겼을까요? 


에코 마운틴의 엘리의 여정을 따라 의지와 용기, 치유의 시간을 자녀들과 함께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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