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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쇼트트랙 ㅣ 초등 읽기대장
이재영 지음, 송효정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7월
평점 :
아이들이 어릴 적 그림책으로 꿈과 희망, 용기와 배려 등의 단어들을 중심으로 자아, 사회성 그리고 철학적 사고를 쉽게 접한다면 성장동화는 좀 더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주인공의 마음 돌아보기,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친구와의 관계 형성, 학교생활 그리고 가정의 모습을 등장시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그립니다.
무작정 쇼트트랙의 주인공 은표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표는 스케이트 타는 걸 좋아해 장차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운동은 취미로만 하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생업을 내팽개치고 아이의 꿈을 쫓아가기에는 현실 문제도 녹록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은표도 취미로만 할 거라며 학교 동호회에 들어가 스케이트를 열심히 타는데요, 이런 은표는 쇼트트랙부 코치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 제의를 받습니다.
과연 은표는 이 기회를 잘 잡을까요?
두근두근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장면이라 책을 읽는 아이 모습도 덩달아 진중해집니다.
은표의 꿈이 말로 끝나지 않고 직접 실행함으로써 꿈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주인공 은표의 모습은 아이들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은표는 부모님을 설득해 결국 쇼트트랙부에 들어가게 됩니다.
쇼트트랙부에는 같은 5학년인 도현, 서아, 유성, 지민이 있습니다. 이중 도현과 지민은 쇼트트랙부가 되려고 전학을 온 친구랍니다.
친구들과 쇼트트랙 훈련을 받으면서 은표는 은연중에 친구들과의 관계에 점점 신경이 쓰입니다.
아무래도 초등 고학년이 되었으니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탐색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신경을 쓰는 것이지요.
쇼트트랙부의 아이들은 힘든 훈련을 거치며 서로를 응원하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줍니다.
서로에 윈윈하려 열심히 훈련하는 은표와 도현. 하지만 은표는 시합에서 페이스메이커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시합을 진행합니다. 앞서가던 도현을 추월하던 은표와 이내 넘어지는 도현. 시합은 아수라장이 되고 도현은 119에 실려가고 만답니다. 학교에는 은표가 시합에 나가려고 일부러 도현을 밀었다는 소문이 나고 은표는 낙심하여 쇼트트랙부에서 나오게 되는데요.
은표는 정말 시합에 나가려 도현을 밀친 걸까요?
그리고 자신의 꿈인 쇼트트랙 국가대표를 이대로 져버리는 걸까요?
과연 이 둘의 갈등은 어떻게 풀어가게 될까요?
어쩌면 초등 고학년에서의 생활은 사회에서 겪는 경쟁의 제일 작은 축소판이 아닐는지요.
경쟁이 무엇인지, 친구와의 좋은 관계가 무엇인지, 내 한계를 스스로 깨는 건 어떤 것인지 등 많은 시험에 놓이게 되는 때 같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중은 건강한 정신, 가정으로부터의 믿음과 애정, 친구들과의 신뢰와 우정 등의 에피소드로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겠지요.
무얼 해야 할지 꿈조차 없는 아이들, 도전에 목마르지 않은 아이들 그리고 친구 관계에 노력을 하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을 무작정 쇼트트랙에 녹여낸 것 같습니다.
무작정 쇼트트랙의 아이들은 어린 티를 이제 막 벗은, 그렇다고 성장이 폭발적인 사춘기도 아닌 때의 어중간한 시기를 겪는 또 다른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배우고, 좌절과 절망에 쉽게 빠지지 않고 앞날을 그려가는 과정을 통해서 말이지요.
이런 친구들의 모습이 저희 아이에게도 전해졌나 봅니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끼면서 자신의 인생을 조금씩 탐색하려는 시도들이 보이거든요.
아이들마다 갖고 있는 고민은 다르지만 초등읽기대장에서 보여주는 성장통으로 또 다른 내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어줍니다. 성장동화로 우리 아이 마음을 키워주기 딱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