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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 현대 주식시장의 핵심 메커니즘을 밝히다 ㅣ 막스 베버 선집
막스 베버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4월
평점 :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두 명을 꼽으라면 칼 마르크스와 막스 베버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사상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논쟁의 여지를 남기지만 아직도 유효하다.
이번에 읽게 된 막스베버의 <거래소>는 그가 경제학 교수일 때 쓴 두 편의 논문인데,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와 거래 형식 즉, 선물 거래 등을 통해 자본주의의 핵심 매커니즘을 밝히고 있다. 개인적으로 자본주의의 정점은 주식이며, 화폐를 뛰어넘는 고도화된, 세련된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거래소는 전적으로 사회주의가 아닌 모든 사회조직에는 결코 없으면 안 되는 제도인데도 그 성질상 거짓말과 속임수를 써서 성실하게 일하는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종의 공모자 클럽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 제도를 어떻게든 없애버리는 것이 가장 좋으며-무엇보다도-없애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부 거래소의 목적과 외적 조직은 독일 노동운동가들을 계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도입부에서 생뚱맞게 사회주의, 노동운동 등 반박해서 이건 뭐지 했었는데 옮긴이의 말을 보고서야 반박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당시, 1890년대 선물거래로 외국 곡물의 유입을 용이하게 해 곡물 가격이 크게 하락하였고, 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던 것이다. 이에 막스 베버는 부정적인 여론이 거래소에 대한 몰이해에서 시작된 걸로 보고 자본주의 기본 원리를 통해 “거래소는 자본주의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제도”라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거래소에 대한 전반적인 감시는 공허한 말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전적으로 거래소에 맡기자는 말인가? 잘, 모르겠다.
2부 거래소 거래에서는 현물거래의 어려움을 근거로 선물거래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거래소의 순기능을 역설하고 있다. 선물거래란 장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재 시점에서 약정하는 거래로, 미래의 가치를 사고 파는 것이다. 보유 자본이 적더라도 일반 대중들이 선물거래를 통해 거래소 거래에 참여하게 되면서 거래소의 규모가 확대되고, 이어 자국 거래소의 위상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물론 선물거래의 위험성도 지적한다. 다만 그 영향은 미미할 뿐.
최근 주식 및 가상화폐의 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저 투기로 치부했었지만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사회에 자본을 이해하지 않고 그냥 그럭저럭 살아가는 게 얼마나 미련한 일인지. 이제부터라도 자본의 눈을 떠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