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손 잡고 산으로 들로 매주 나가는 제게는 정말 보물같은 책이네요.시인 같은 생물학자라는 작가 소개가 딱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 서술이 무척 아름답고 따뜻합니다. 손주에게 말을 걸듯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글이 정겹고 이해하기 쉽네요.미처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자연 속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특별해지는 마법. 언제든 산책길을 나서고만 싶어지는 매력. 여름이 다 지나가는 이 때, 다음 책이 몹시 기대됩니다.
1권부터 순서대로 읽어온 민담집. 19권은 두 가지 별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언젠가 들어봤음직한 지지배배 덩더꿍 이야기는 이미 익숙한 여러가지 모티브를 담고 있는데 이를테면 내가 준 병을 내가 치유해준다든지 치유시 결혼 약속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 점은 고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치로 여러 다른 버전의 이야기가 있겠으나 황석영 선생님만의 이야기는 어찌 풀어나가시는지 민담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실제로 아이는 민담집 중 19권을 다른 몇 권과 함께 최고라고 꼽더라. 두번째 갇힌 이야기 또한 조금씩 변형된 버전의 그림책을 먼저 잡한바 있는데 일러스트가 찰떡이라 새로운 이야기처럼 즐거이 읽을 수 있었다. 초저 아이도 쉽게 혼자 넘겨볼 수 있을만큼 쉽게 풀어나가는 점이 돋보이며 무엇보다 황석영 선생님만의 정겨운 서술이 따뜻한 도서.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은 기억에 아이와 함께 홍길동전을 읽을 날을 기다려왔습니다. 우리 고전이 어린이에게 다소 어렵다 느껴질수도 있으나 대화의 고어체가 다소 쉬운편이며 신기한 재주를 가진 매력적인 도둑이 주인공이다보니 아이딴에 흥미로워 술술 읽히나봅니다. 종종 나오는 어려운 어휘는 아래 뜻을 풀이해주기에 독서 중 엄마 소환이 줄었어요^^구름을 타는 삽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도술 등 특히 아들들에게 큰 사랑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초2 딸아이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라 오해할만도 하지만 억지스럽지 않은 스토리텔링을 기본으로 적절하게 메시지를 잘 전달해주셔서 아이와 이야기할 거리도 많아서 좋았어요. 잘 알지 못하면 당하기 쉬운 '그린워싱'에 대해 소개해주는 부분이나 실제 사례를 다룬 지식부분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제시해주기에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아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바로 실천가능한 일들을 보여주기에 저희 아이도 바로 책 내용을 따라 고체치약을 주문해달라고 하더라고요. 학교 현장에서도 환경 교육 관련하여 잘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잠자기 전 할머니께 이야기 하나만 해달라고 조르던 것이 기억납니다.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가 얼마나 풍성한지 어제와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풍성하게 흘러나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뒷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귀를 쫑긋했던 어린 시절이 무색하게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렸네요. 잠자리 이야기 보따리는 주로 내가 경험한 현대적인 것이라 그 때의 느낌을 도무지 살릴수 없는데 황석영 선생님의 민담 시리즈 출간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입에서 입으로 전행ㅎ던 우리의 옛 이야기는 삶을 대하는 민중의 태도와 교훈, 그리고 중요하지 않아보이는 일반적인 생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내 정체성, 우리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며 민담 시리즈,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