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잠자기 전 할머니께 이야기 하나만 해달라고 조르던 것이 기억납니다.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가 얼마나 풍성한지 어제와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풍성하게 흘러나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뒷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귀를 쫑긋했던 어린 시절이 무색하게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렸네요. 잠자리 이야기 보따리는 주로 내가 경험한 현대적인 것이라 그 때의 느낌을 도무지 살릴수 없는데 황석영 선생님의 민담 시리즈 출간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입에서 입으로 전행ㅎ던 우리의 옛 이야기는 삶을 대하는 민중의 태도와 교훈, 그리고 중요하지 않아보이는 일반적인 생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내 정체성, 우리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며 민담 시리즈,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