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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고 떠나는 낭만여행 -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추억 만들기 여행 100
랜덤하우스코리아 편집부 지음, 김미경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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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고 떠나는 낭만여행
글 편집부 / 사진 김미경
랜덤하우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솔직히 이렇게 많은 철도선이 있는 줄도 몰랐다. <지리>과목을 중학교 때 배우고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학교에서 과목을 선정함에 있어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이과였던 나는 고등학교에 올라가 <지리>를 배우지 않았다. 뭐, 원래 좋아하던 과목도 아니였고, 유난히 사회과목을 잘 못했던 탓에, 흔히 우스개 소리로,
'부산이 대구보다 남쪽에 있는 줄을 대학을 들어와 지방 친구들을 만나면서 알았노라'고 뻥을 치곤 했다. 그리고 졸업반 때 난생 처음으로 부산이라는 곳을 가봤으니까...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한 3년 정도 살고 서울로 올라온 후로는 지방이라는 곳을 별로 가 본 기억이 없다. 그런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의료기사 면허를 취득한 후, 시작한 직장이 의료기기를 수입해서 판매, 관리하는 무역회사였다. 이 의료장비들이 제법 고가인 탓에 전국의 대학병원급에서만 구입이 가능했던터라, 88년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사용자를 교육, 관리하는 Specialist 였던 나는 전국의 대학병원을 찾아 다녀야만 했다.
부산의 고신의료원, 부산대학병원, 동아대학병원
대구의 동산의료원, 계명대학병원
진주의 경상대학병원
광주의 전남대학병원, 조선대학병원
전주의 전북대학병원, 전주예수병원
대전의 충남대학병원
충주의 충북대학병원 등이 내가 담당해야하는 주요 고객이었으니, 서울 말고는 타지역을 찾아가는 일이 힘들다기 보다는 새롭고 신선한 여행으로 여겼던 것 같다.
부산과 대구, 그리고 대전을 제외하고는 기차편이 너무 드물어 논현동에 있던 사무실에서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서 고속버스를 주로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직접 차를 끌고 가면 더 편하겠지만, 운전면허가 없던 나로서는 운전면허 취득하는 일이 상당한 스트레스였었다. 내가 뚜벅이 신세를 면한 것은 불과 5년 전에 일이니...
그러나, 그 몇 년 동안에 이런 저런 사정으로 광주와 진주는 한 번 가보지를 못했으니... 아니, 광주의 경우는 친구들과 월출산을 가려고 밤기차를 타고 광주에 내려, 새벽에 다시 월출산 쪽으로 시외버스를 타고 갔던 기억이 난다...그것도 한 삼십년 전 일일까?
아이들을 데리고 역사공부를 목적으로 경주는 여러차례 다녀왔지만, 어느 해, 경주에서 학회가 있어서, 일행들이랑 으쌰으쌰 해서 학회를 마치고 경주에서 출발하여 해안도로를 타고 38선휴계소까지 올라가 서울로 돌아온 일이 있다. 그 때는 해안도로를 타고 오면서 평생 볼 바다를 하루에 다 보았노라고 할 만큼 지겹도록 바다를 신물나게 보았다.
학회 이야기가 나오니, 대학병원 의사들을 위한 학회에 빼놓지 않고 같이 참여를 해야만 했던 그 시절에 갑사와 동학사, 월악산이 있는 충청지역도 여러 차례 다녀온 기억이 난다. 물론 이런 온천지역의 호텔은 학회가 주로 열리는 인기 장소라 거의 승용차로 다녀왔고, 서울에서는 비교적 근거리이므로 지금도 기차보다는 승용차로 찾아가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배경으로 경부선은 제법 여러 차례 이용을 해봤으니 전혀 낯설지가 않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마찬가지의 경우가 될 터이고, 8장의 경의선과 경춘선은 8,90년 대에 대학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주로 가는 MT 장소가 다 이 곳에 있었으니, 청평과 춘천과 강촌을 참으로 여러차례 숱하게 지나다녔을 터이고, 그 시절 몇번 가본 백마역에서 너무나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니, 이 또한 Pass~
내가 이 책을 살피면서 선택한 곳은 바로 Railroad 2 호남선과 Railroad 5 전라선이다. 작년 여름 거제로 휴가를 다녀왔는데, 무려 일곱시간 이상을 고속도로를 달려가다 보니, 가는 도중에 쏟아지는 빗줄기를 만나기도 하고, 너무나도 찬란한 태양을 만나기도 하고, 운전하는 사람이 고생스러운지라, 짐 때문에 고생은 하겠지만, 기차여행을 한 번 고려해 볼 일이다.
호남선에서는 목포를, 전라선에서는 남원을 가보고 싶다. 한창 사춘기를 앓고 있는 중학생 딸아이와 단 둘이 의기투합해서 기차를 타고 가보고 싶다. 시험에서 자유로워지면, 너무 춥지 않은 날, 둘이 손잡고,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올 해가 가기 전에 꼭 실천하고 싶은 목록에 올려 놓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