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로 위 석쇠에는 - P230

반사적으로 맥주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다. - P231

입가에만 미소를 - P232

웃음소리, 침울한 소리, 명랑한 술, 우울한 술. - P234

비상사태 - P235

유미코 씨가 외친다.
"구급차 같은 걸 부르면 부끄러워서 살 수가 없어! 그런 짓을 하면 당신 죽여버릴 거야!" - P237

쓰러진 원인 - P238

사전에 하늘을 나는 구급차를 배치해 놓지 않은 것이 반성점이라고나 적어볼까. - P239

"가키시메지(송이과 독버섯)일 가능성이 높대요." - P240

"우에타니 씨가 사라졌어요. 야반도주예요." - P241

우에타니 씨가 일부러 독버섯을 먹였다고? - P242

우에타니 씨는 앞뒤 따지지 않고 복수로 내달릴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었다, 라는 설 - P243

비약 - P244

그날 버섯은 석쇠에 구웠잖아요? - P245

남이 건네준 건 절대 먹고 마시지 않기 때문에 - P246

가와사키 유미코만 쓰러졌다······. 역시 이건 이상한데. - P247

신중한 대답 - P248

구운 버섯 중에서 유미코 씨가 스스로 독버섯을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 P249

포스 - P250

"다른 테이블에서는 바비큐 석쇠에서 직접 자기가 먹을걸 꺼내 들었어. 그런데 일단 큰 접시로 옮긴 후 각자 앞접시로 가져간 건 그 테이블뿐이야." - P251

하나는 ‘왜 가와사키 씨를 만나고 싶은 것인가‘. 또 하나는 ‘보고 싶다면 이쪽에서 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 P252

가와사키 가즈노리 씨와 대화 - P253

그날 밤 독버섯은 한 개밖에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 P254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고 - P255

범인 - P256

유미코 씨가 피하려 했던 걸 - P257

설마 - P258

탄 음식에는 발암 성분이 있다. - P259

그런데 거기에 전혀 탄 흔적이 없는 버섯이 있다면 어떨까요. - P260

찐 버섯.
찜동 앞에 있던 것은 가즈노리 씨 - P260

이런 일을 획책한 누군가가 - P261

야반도주한 우에타니 씨가 남긴 편지입니다. - P262

눈물겨운 노력 - P263

5장
깊은 늪 - P265

난잔 시청이 난하카마 시청으로 - P267

미노이시의 현상을 설명하라는 이코 시장의 명 - P268

간병인 지원제도 신청 접수 - P269

이코 시장은 62세 - P270

야마쿠라 부시장과 오노 부시장 - P271

피상적인 것만 - P272

이주자를 선택한 사람 - P273

근본적으로는 이주자들이 미노이시에 애착을 갖지 못한게 원인 - P274

애착 - P275

이 보조금은 미노이시로의 이주를 촉진하는 동시에 미노이시에서의 퇴거까지 쉽게 만드는 방향으로도 작용 - P276

인명 구조에 대한 공로 - P277

소생과에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았다. - P278

토목과의 나카이케 - P279

공무원 농담 - P280

제설 계획 담당자 - P281

민가에서 간선 도로까지의 길은 주민이 각자 제설하는게 원칙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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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폰 - P228

건배사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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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주는 음식은 먹지 않는다는 것인가.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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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를 잘못 예측 - P219

가고 싶지 않기 때문에 - P220

손님 취급 - P221

각자의 역할에 따라 - P222

"네. 이래봬도 버섯과 산나물 채취는 잘하거든요." - P223

가와사키 부부이리라. - P224

서류에 적힌 나이(35)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얼굴에도 행동에도 젊음이 없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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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 P27

책의 옆면처럼 서로를 오래 읽은 흔적처럼 - P27

사랑한다고 - P28

오래 썼나 보다
볼펜의 수명이 다했다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마, 마, 말이 잘⋯ 더듬더듬
말이 끊어지고 기침을 하듯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때
종이에 나오지 않는 글씨를 쓴다, 금붕어가 뻐끔뻐끔
뱉어 내는 말, 너는 읽을 수 있니? - P28

터질 때 - P29

엄마한테 말을 하는 대신
비눗방울을 불었어

둥글게 부드럽게 라벤더 비누 향을 품고
둥둥 떠다니는 비눗방울 방울방울

그러다가 탁, 탁 터졌어
바닥에 닿아서 터지고 창문에 부딪쳐서 터지고
바람이 불어 터지고 내 손에 붙었다 터지고
가만히 떠 있다가도 터졌어
아무도 안 건드려도 터졌어

나, 어차피 터져 버릴 거라면
물 풍선도 김밥 옆구리도 울음도 엄마 속도 아닌
비눗방울일 때 펑펑 터지는 게 좋아 - P29

지폐가 구겨진 얼굴을 들이밀면
지폐 교환기가 혀를 내밀듯
메롱, 메롱
자꾸만 메롱

구겨진 마음으로는 들어갈 수 없어
귀가 살짝 접혀 있어도 안 돼

바른 자세로
바른 얼굴로

교실에 들어가야 하는 학생들처럼

지폐도 바른 애들만 받아 주는 걸까? - P30

가슴에 두 번, 배에 한 번, 등에 한 번 - P31

심장이 과열되어 피가 도는 속도가 시속 100킬로미터네
배는 고장 나서 곧 가라앉을 것 같아
등에 그림자가 붙어 있어서 몸이 무거운 거야

청진기로 너의 속을 듣는다

깊은 여름밤 여치 울음을 듣는 기분으로
유리 깨지는 소리를 듣는 기분으로
장마철 빗소리를 듣는 기분으로
쿵쾅쿵쾅 윗집 발소리를 듣는 기분으로
잔소리를 듣는 기분으로
드럼 비트를 듣는 기분으로

너의 가장 깊은 곳에서
한 어린아이가 훌쩍, 훌쩍 눈물을 참는 소리가 났다 - P31

사랑받는 일 - P32

곰 인형 배를 눌렀어
사랑해!라고 해

나는 엄지로 배를 눌러 계속 눌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지치지 않고 사랑해
변함없는 목소리로 사랑해

달리기 꼴찌 한 날도 사랑해
우산 없이 비 맞고 돌아온 날도 사랑해
바퀴벌레 보고 놀라서 울던 날도 사랑해
친구랑 다툰 날도 사랑해

너무 눌렀나
곰 인형이 배탈이 났나 배터리가 다 되었나
아무리 배를 눌러도 이제 곰 인형은 말이 없었어
그 많던 사랑이
입을 다물었어, 사랑해, 사랑해 - P32

나는 한 번도 곰 인형한테 말해 준 적 없는
사랑해 - P33

비누는 점점 - P34

할머니 손은 라벤더
할아버지 손도 라벤더
엄마 손도 라벤더
아빠 손도 라벤더
동생 손도 라벤더
내 손도 라벤더

손잡을 일별로 없어도
두 손에 라벤더꽃을 키우는 사람들
우리는 같은 향기가 나

일어나서 쓰다듬고 밖에 나갔다 와서 쓰다듬고
밥 먹기 전에 쓰다듬고 잠들기 전에 쓰다듬고
일기를 쓰다 다듬어서 일기 읽는 눈이
조약돌처럼 매끈매끈해지게
언제나 모두가 쓰다듬어 주는
비누는 점점
사랑받는 기분을 알아가고 있을까? - P34

AI-1 - P35

내 아이가 로봇이라면
낳을 때 안 아플거야
사랑하냐고 물으면 사랑한다고 대답할 거야
배고프다고 하면 충전할 거야 100퍼센트가 될 때까지
시험은 칠 필요도 없어 보나 마나 100점이겠지
학교엔 안 가도 돼 애들이랑 다툴 일도 없고
다툴 일이 생긴대도 튼튼한 철로 된 몸
건드릴 수 없을 테니
밤에도 마음껏 돌아다녀도 될 거야
밤마다 시력 100의 눈으로 별 구경하러 다니고
잠을 안자니까 꿈은 안 줘도 돼
꿈이 뭐냐고 아무도 묻지 않을 거야
커서 뭐가 될 거냐고 아무도 묻지 않을 거야
걘 안클 거니까
나이를 먹어도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 P35

AI-2 - P36

로봇에게 ‘그림자 씻기‘를 입력했다

그러자 로봇은 그림자를 씻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우개질X 청소기 X 물 한 바가지 X 비누칠X손빨래 X

"무엇을 해도 안 됩니다. 그림자는 지울 수 없습니다."
로봇이 대답했다
정말?

밤이 되어 그림자가 사라졌다
내 그림자도, 로봇의 그림자도 모두 사라졌다
이것 좀 봐! 그림자가 사라졌잖아, 그런데 지울 수 없다고? 이렇게 안 보이는데?

로봇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하, 드디어 내가 로봇을 이겼다
이불을 덮고 자려는데 - P36

로봇이 속삭였다
"그러나 나는 아직 당신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 P37

AI-3 - P38

0%
로봇이 동작을 멈췄다
충전기를 꽂자 로봇의 눈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충전 중
로봇은 사람이 되는 꿈을 꿨다
풍선을 들고 놀이공원에 가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축구공을 차고 엄마한테 혼나고 학교에 가고 학원에 가고
숨을 쉬었는데 삐- 삐빅-
삐빅- 미세먼지 수치 120 삐빅- 초미세 먼지 수치 130
으악! 이런 데서 숨을 쉬라니, 그것도 사는 내내 끊임없이
끔찍하다. 눈을 번쩍 뜬 순간
로봇의 눈에 초록 불이 들어왔다

100% 충전 완료
내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어서 다행이다 - P38

AI-4 - P39

꽃사과 케이크 놀이공원 시험 100점
좋은 말을 입력하면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생각을 한다고했다
로봇의 심장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그럼 이것도 입력해 볼까: 희망 행복 사랑 꿈 즐거움
그러자 삐빅 무슨 말인지 모릅니다
무슨 말인지 모릅니다 무슨 말인지 모릅니다
그림으로 그릴 수 없습니다

로봇의 머리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때다! 로봇의 머리 위에 주전자를 올려놓았다
물이 금세 끓어서
컵라면 뚜껑을 열고 물을 부었다
이제사 분만 기다리면 된다

알았지? 이런 게 행복이야 - P39

AI-5 - P40

고등학교 다니는 누나의 수학책은
꼭 로봇의 몸속 같다

책 속에는 검은 전선, 붉은 전선, 푸른 전선처럼
연필로 그은 밑줄, 빨간 펜, 형광펜 선이
어지럽게 얽혀 있어
돼지 꼬리처럼 돌돌 말린 전선도 있고
반짝반짝 붉은 별 몇 개가 숫자 위에서 빛나고 있어

외계인이 쓰는 말 같아
무슨 말인지 이해가 하나도 안 돼
나는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밖에 모르는데
여긴 ₩도 있고 y도 있고 아무튼 뭐가 많아
복작복작복잡해

누나는 이걸 다 이해하는 걸까?
사람이 아니라
로봇처럼 눈에 불을 켜고 - P40

공부 중인 누나는 지금

충전 중인 걸까? 배터리가 떨어지는 중인 걸까?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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