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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 개정판
공지영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폴라북스
이번에는 일찌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시작으로 해서 『고등어』와 『도가니』까지 내세울 만한 작품이 탄탄한 공지영의 또 하나의 장편소설을 선택했다. 열여덟 살 주인공 위녕이(위기철의 딸 이름인가?), 고 삼이 되기 전 십 대의 마지막을 자신을 낳아준 엄마와 함께 보내겠다며 "나로 말하자면 마음속으로 아빠를 떠나는 연습을 매일 하고 있었다"라는 독백과 함께 아버지가 재혼을 하면서 새엄마와 같이 사는 집을 떠나 B 시로 거처를 옮기면서 시작된다.
공지영 작가 본인이 세 번의 결혼을 통해서 각각 다른 성의 아이들을 셋 낳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위녕은 실제 인물인 것 같다. 첫 남편인 위기철과의 사이에 딸이 있었고, 위기철은 이 딸과 뉴질랜드(호주인지 뉴질랜드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로 이민가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소설 속에서는 위녕이 새로 자리 잡은 엄마의 집에서 계절이 여섯 번 변하는 동안 성이 다른 두 동생, 둥빈(오병철의 아들이니까 오둥빈이 되는건가?). 제제(이해영교수의 아들이니 이제제가 될 듯~)와 배가 다른 또 하나의 여동생 위현과도 부대끼기도 하고 고양이 사건이라던지 동생 둥빈 아빠의 죽음을 겪으면서, 스스로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며 엄마의 부재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자신의 정체성과 더불어 가족의 의미를 되찾는 이야기이다.
책을 읽으면서 뻗친 불만 하나, 광주산맥, 뉴질랜드라는 이름은 그대로 사용하면서 굳이 왜 B시, E시라는 겉도는 방법으로 표기를 했을까? 하는 거부감이 일었다. 괜시리 거기가 어딜까? 하는 필요없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말하자면 이 책은 위녕의 성장을 그린 성장소설이자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 가족소설이면서 동시에 상처와 그 치유를 통해 삶을 성찰하는 소설이라고 평할 수 있다. 자칫 어둡고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들이지만, <즐거운 나의 집>은 시종일관 유쾌한 필치로 전개되어 보편적인 감동을 이끌어낸다.
그러나 나는 굳이 이렇게 본인의 사적인 생활까지 소재로 끌어다 쓰면서 소설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몽글몽글 피어난다고나할까? 어쩌면, 위령이라는 딸을 내세워서 작가가 하고 싶은 변명을 일장연설을 펼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차피 남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결정을 변경할 것도 아니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의 평가를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세 번 결혼하고, 각각 다른 성의 아이들을 낳았고, 또 세 번 모두 이혼으로 마감을 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고 자신의 부모의 입을 빌려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자신을 합리화시킬 필요야 없을 것 같다는 쪽에 더 기울어진다. 나는 작가가 공부도 잘하고 명문대를 나온 것도 부럽고, 글도 잘 써서 그녀의 소설이 훌륭하다는 것도 인정하고 빼어난 미모도 인정하겠는데, 이 소설을 읽고는 조금은 씁쓸한 감정에 휘말리고 있다.
2015.7.27.(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