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사람
누쿠이 도쿠로 지음
엘릭시르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유명한 누쿠이 도쿠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 누쿠이 도쿠로의 작품은 처음 만나봤다. '증후군' 시리즈는 흥미로운 소재라는 점에서 끌린다. 더 많은 작품을 만나보려면 도서관에 가서 검색을 해볼 요량이다. 이미 고인이 되신 '물만두'님을 기리는 뜻에서 열리는 물만두 리뷰대회를 계기로 다양한 추리소설을 만나보게 된 점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 <미소짓는 사람>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수긍하기 어려운 이유로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니토 도시미의 본성을 추적하는 소설가 '나'가 기술하는 논픽션 형식의 소설이다.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결말은 받아들이지 않는 독자들, 나아가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 무서워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이해하는 척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대형 은행에 근무하는 엘리트 회사원 니토 도시미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자상하고 냉철하며 수려한 용모와 좋은 학벌, 또한 은행원으로서의 업무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젊은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니토가 아내와 세 살박이 딸을 살해했다. 공교롭게도 살해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가 뒤 늦게 나타난데다, 아직 화장을 치루지 못한 불운까지 겹쳐서(이를 불운이라고 해야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사체의 손톱에서 니토 도시미의 DNA가 검출되는 바람에 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다. 아내와 딸을 살해한 까닭은 단지 '책을 놓을 공간이 없다'는 허무맹랑하기 그지없는 말도 안되는 이유이다. 책 구입하는데 골몰하고 집안 곳곳에 책을 쌓아두고, 절대 책은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5천 권이 넘는 책을 소장하고 있는 나로서는 괜시리 찔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주변 사람들, 이오기 도모미, 은행 동기인 고사카, 은행 후배인 다사카 등은 입을 모아 '니토는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서 니토가 가족을 살해했을리가 없다고 증언이 우세하지만, 그와 정반대로 냉혹한 면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진다. 한편 행방불명된 니토의 은행 동료의 사체가 아지카와 강 부근에서 발견되면서 이 은행원 가지와라 게이지로도 니토가 살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물증을 찾을 수가 없어 고전하는 경찰을 뒤로하고 소설가는 니토 도시미의 뒤를 캐기 시작하고 대학 시절 동급생의 다소 수상한 죽음과 어린 시절 옆 집에 살던 사람, 친구의 아버지등의 죽음에서 묘한 공통점을 찾아내게 된다. 소설가는 가족을 살해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살인에 대한 니토 도시미의 생각 자체가 일반인들의 시각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니토 도시미의 삶의 행적을 쫓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이상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나타나게 된다.
2014.1.26.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