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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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재인

 

지난 여름에 나와서 구입을 해서 읽은 <비정근>에 이어 출간된 '미스터리의 제왕'이라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작품은 겨울 스포츠의 백미 스키를 테마로 한 미스터리 장편을 내놓았다. 몇 년 전에 읽은 <백은의 잭>을 떠올리게 한다. 박하출판사에서 12월에 출간한 <질풍론도>까지 해서 2013년 일 년 동안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꾸준히 그리고 쉬임없이 출간되고 있다. 그만큼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은 탓이겠지만, 즐거우면서도 걱정스러운 일이다. 다 어찌 구입해야 할지, 다 어찌 읽어내야 할지 말이다.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는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다 방면에 두루두루 관심을 갖고, 골고루 다양한 소재의 추리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전공인 공학 뿐만 아니라, 스포츠나 의학 등등에까지도~
이 책은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뻐꾸기와 그 뻐꾸기가 낳아 놓은 알이 겪어야만 하는 이번 작품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비밀과 나약한 인간으로 거역할 수 없는 운명, 그리고 서로 교묘하게 얽히게 되는 실타래 같은 사건의 실마리를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능숙한 솜씨로 한 가닥씩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인간의 재능과 유전자 간의 수수께끼를 규명하는 첨단 과학 이론을 통해, 출생의 비밀이라는, 다소 진부하지만 영원히 거역할 수 없는 정체절명의 인간 운명을 다루고 있는데 얼핏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뻔한 결말이 기다릴 거라고 치부해 버리면 큰 일이다. 그만큼 작가의 솜씨는 놀랍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결말을 선보인다. 빠르고 복잡하게 진행되는 사건 전개와 소설 전편에 흐르는 주인공들의 고뇌와 갈등, 가족 사랑... 따뜻한 휴머니즘이 돋보인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범인을 추측해 보곤했지만, 결말은 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놀랍게 전개된다.
올림픽 일본 대표 출신인 스키 선수 히다 히로마사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외동딸 카자미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카자미가 막 걸음마를 뗐을 때부터 스키화를 신겨 스키장에 데려갈 만큼 스키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히다 히로마사의 바램대로 카자미는 뛰어난 스키 실력을 선보이며 나날이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히다의 발목을 잡게 생겼다. 카자미의 소속사인 '신세 개발'의 부소장 유즈키 요스케는 스포츠 스타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유전자 패턴을 발견해 기업 홍보에 이득이 되는 스타를 키워내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히다는 자신과 딸의 DNA를 채취하여 T 패턴에 대한 유전자 연구에 활용하려는 유즈키의 집요한 제안을 한사코 거부한다. 그 이유는 진상은 알 수 없지만, 카자미가 두 살도 채 되기 전에 자살한 히로마사의 부인인 도모요가 신생아 행방불명 사건의 범인이며, 그렇게 유기한 아기가 카자미였을 거라는 추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밀을 가슴에 품고 있는 히로마사의 앞에 카자마의 친부로 여겨지는 가미조 노부유키가 나타나고, 계속해서 의문의 사건들이 전개된다. 가미조 노부유키에게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있었고, 이런 후미야의 골수 이식을 위해 카사마를 찾아온 것이고 그래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내막을 알고 보면 여기에 얽힌 사람들 각자의 입장과 오해나 감정들로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알게 될 것이다.

2013.12.31. 무오년의 마지막 날에 스키어가 되어보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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