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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ㅣ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
박완서 지음, 한성옥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9년 4월
평점 :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박완서 글 / 한성옥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복동이 아빠의 입장에서 글 쓰기>
아내의 배가 부풀수록, 나의 걱정도 부풀어 오른다.
아내가 아기를 가지면 아내의 병 때문에 죽을수도 있다.
나와 아내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의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내는 아기를 갖게 되었다.
나는 아내에게 뱃속의 아기를 없애자고 애걸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나의 부탁으로 처갓집 식구가 총동원되어 아기를 없애라고 아내에게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아내는 그 누구의 말도 듣지않고 기어코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아내는 죽고 말았다.
아내를 몹시 사랑하던 나는 아내가 아기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에 멀리멀리 도망쳤다가 딱 한 번, 가서 아기를 안아보고 왔다. 아기는 매우 예쁘고 잘 생겼다. 하지만 나는 떠났다.
아기의 얼굴을 기억하지만, 나는 그 때 이후 아기를 보러 가지 않았다. 나는 형제자매가 많이 사는 미국으로 이민 가기 전, 아기의 이름을 복동이라고 지어 호적에 올렸다. 아기의 복을 빌어 그랬다기 보단, 내 아기는 복 없다는 소리를 못 듣게 이름이라도 복 많은 이름으로 짓기 위해서 같다. 아무튼 나는 미국에서 필리핀 아내를 만나서 다시 결혼했다. 새 아내에게는 데니스라는 아들이 있었다. 난 복동이에게 주지 못한 사랑, 데니스에게라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살다보니 혼혈아 딸 에리스도 생겼다. 새 아내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전 아내를 아직 잊지는 못했다…….
몇 년 후, 복동이가 미국으로 온다고 했다. 매우 오랜만에 아들을 보자 기뻤다. 아들 때문에 아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던 마음은 이미 접었다. 딸 에리스와 다르게 데니스는 복동이가 오자 가족을 뺐겼다는 마음에 삐진 듯했다.
복동이와 지내면서, 너무 오랜만에 보는 거라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복동이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하늘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여보…. 복동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어서 고맙소. 그리고……. 사랑하고."
2012.11.16.(금) 이은우(초등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