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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문학동네
에미 로트너가『라이크』잡지의 정기 구독을 취소하겠다는 이메일을 레오 라이케라는 언어학자에게 잘못 보낸 것이 시작이 되어 매일 이메일을 주고 받게 된 두 사람. 물론 처음에는 서로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는 익명성으로 주절주절 많은 이야기들을 떠들게 되고, 가끔은 서로의 컴퓨터 앞에서 와인을 각자 즐기면서 술친구가 되기도 하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후버 카페'에서 두 시간 이상을 머물면서 과연 이메일 친구일지를 찾아보기도 한다.
에미는 피오나(16), 요나스(11)의 아버지인 베른하르트와 결혼하여 무난한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삼십대(?)의 가정 주부이고, 레오는 마를레네라는 전 여친과의 실연을 이메일 상으로 털어놓기도 하고, 그런 레오에게 에미는 미아를 소개하면서 심각한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이 때, 에미는 약속한 대로 카페에 나가 혼자 나와 여자들을 힐끔거리는 사람들을 중점으로 레오를 찾아 보고 늘씬한 여성의 손을 잡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도 보이지 않는 남성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런데 바로 그 사람이 레오였던 것. 레오는 모델 일을 하는 여동생 아드리네를 동반하고 나가서 아드리네에게 에미를 찾게끔 함으로써, 에미 후보를 세 명으로 좁히는 기지를 발휘한다. 이런 '식별 놀이'로 두 사람은 한층 거리를 좁히게 되고, 미아의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모두 10장으로 구성된 주고 받은 이메일을 나열하고 있는데, 각 장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현대판 사랑도 무르익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전화에 목소리를 남기기로 하고 이메일 하나를 응답기에 녹음을 하게 된다.
이제 두 사람에게는 만나서 둘의 사랑을 확인하는 일만 남은 순간에 에미의 남편인 베른하르트 로트너가 두 사람의 이메일을 통한 사랑을 알게 되고, 레오에게 둘이 만나서 섹스를 하고 그동안 글로써 쌓아올린 열정의 종착지로 삼아달라는 이메일을 보내게 된다. 이에 레오는 보스톤으로 떠나 메일함에서만 만나는 사랑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사랑을 만나겠다는 이별의 통보를 한다. 그리고 보스턴으로 떠나기 전 단 한 번밖에 없는 만남을 제안하고......
이 소설이 해피엔딩이로 끝났다면, 너무나 많은 젊은 영혼들이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서 운명적인 사랑을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 PC 앞에 매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운명적인 사랑은 결코 특정한 매개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만나서 사랑할 운명의 사람들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는 법이니까.... 나 또한, 열흘 전에 학창시절 호감을 가졌던 동창을 다시 만났는데, 그에게 나를 어떻게 생각했느냐고, 내가 만약 사귀자고 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하고 물어보고 싶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런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을 만한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고, 이 역시 평생을 가슴에 묻어둬야 하는 이야기로 남으리라......
2012.10.15. 바람을 찾아 나선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