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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빛깔 - 여성동아 문우회 소설집
권혜수 외 지음 / 예담 / 2012년 6월
평점 :
오후의 빛깔
여성동아문우회 소설집
여성 소설가 16인의 스며드는 이야기
예담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자들의 모임인 여성동아문우회 중에서 16인의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작품집이다.
『공항철도 편의점』/김경해
전철역 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젊은 남자와
폐기 음식을 달라고 하는 긴 생머리의 젊은 여자.
지하철 노선 중에서 푸른색으로 그려진 게 몇 호선인 줄 아느냐고 물어온 그녀는
제일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처음 만나는 사람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첫 공항철도를 타자고 말한다. 바다 위 대교를 건너갈 때 기분이 묘하다고.......
그와 그녀의 만남이 그저 첫 공항철도를 한번 타는 걸로 끝날 것 같지 않고, 길게길게 이어져 갈 거라는 생각이 든다.
『버스 안의 아이들』/이경숙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미국으로 건너가 중서부의 작은 도시에 사는 미세스 한. 남편과의 이혼하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학교 버스를 십오 년째 운전하고 있다.
이 글은 학교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조용하게 그리고 있다.
미국에서 산 지 삼십 년이 넘었다는 작가가 직접 겪은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트레일러 파크에 사는 제니와 스펜서, 동료 운전사 트리샤, 학교에 뭐든지 100개를 가져가야 하는 앤디와 유니스, 마크 등등, 중증 장애인인 메디슨, 제니의 단짝 친구 미셸, 과잉행동증후군이 있는 제이미, 매달 머리 색깔을 바꾸며 양말도 각각 다른 색을 신는 미스 카이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추운 날씨지만,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팝콘』/한수경
'어쩌다가 임신' 과정을 거쳐 쌍둥이의 부모가 되었지만 젊음도, 꿈도, 사랑도, 그 어느 것도 포기할 마음이 없는 초보 부부의 전쟁을 그렸다고 한다. 전문의가 되기까지 가장 고달픈 기간이 인턴 기간이라고 들어 알고는 있지만,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인턴과 의사고시라는 과제가 특히 결혼한 여자에게는 힘들고 끔찍한 시간이리라.
이우연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굴러 떨어지고는 아내 현명에게 떠는 장면에서 너무 급작스럽게 몇년이 흘러 인턴생활을 시작하는 시간으로 넘어가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푸른, 그 새벽』/이근미
출판사에서 일을 그만두고 방송작가를 꿈꾸며, 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책준사'에 소극적으로 활동하는 예비작가 신희 심경변화를 그린 이야기.
책준사 사람들과 모임에서 신희를 책준사에 가입시킨 편집장 진지식, 예비회원인 고위 공무원 정국장과 스타일리스트, 성형외과 박민우 원장과 경영기회실 최재덕 부장.
그리고 나이트 클럽에서 합류한 짧은 머리의 남자는 핸드폰을 찾으러 나선다. 파리하고 지루한 남자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남는 사람.
신희는 그와 푸른 새벽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짧은 머리 남자는 일 년 육 개월을 선고 받아 옥살이를 시작하고, 신희는 그 날짜를 세면서 그를 기다리고...
한 달이 마저 지나고, 신희와 짧은 머리의 남자는 푸른 빛깔의 세벽에 함께 떠나게 되리라~
누구나 자기 만의 섬을 지니고 산다는 생각으로 하얀 천에 염색을 하는, 엄마와 딸을 가진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설암으로 피를 토해내는 그녀는 누군가의 딸이고, 또한 누군가의 엄마이다.
처음에는 무슨 상황을 말하는지, 그녀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이 피를 뿜는 여자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고통스럽게 피를 뿜애내야 하는 본인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이라는 걸 깨달은 것은 글을 끝까지 다 읽고 나서야......
2012.7.13. 여자들의 이야기를 눈뜨는 파란 색으로 만나보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