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이상우 장편소설
청어람 (황금펜클럽)
흔히 김종서 하면 김종서 장군으로 떠올리는 무신으로 생각되는 인물이지만, 실은 무신이기 이전에 문신으로 16세에 과거에 급제하고, <고려사절요>를 편찬한 학자이다. 세종 대왕과 문종, 단종에 이르는 왕을 섬기면서 고명대신으로 꼽히며, 정권을 탈취하려는 수양대군의 입장에서는 최우선으로 제거해야 하는 인물이 바로 김종서였을 것이다. 김종서라하면 세종대왕 시대에 6진을 개척한 공로로 인하여 무신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여기의 6진은 동북방면의 여진족에 대비해 두만강 하류 남안에 설치한 국방상의 요충지. 즉, 종성(鐘城)·온성(穩城)·회령(會寧)·경원(慶源)·경흥(慶興)·부령(富寧)의 여섯 진을 말한다.
김종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845 참고하여 보면 좋을 듯하다. 2011년 11월 22일에 읽은 김용상의 <왕도와 신도>도 수양대군과 신숙주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같이 비교하여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김종서가 어떤 인물이었는 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이 책을 읽는 의미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김종서를 먼저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 소설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지만, 김종서의 숨겨진 여자로 등장하는 홍득희, 김종서와는 28살이라는 나이 차를 이루지만, 여진족과 함께 성장하여 산적이 된 홍득희에게는 작은 체구의 늙은 김종서이지만 그저 하늘같은 존재였으리라. 그러나, 이 두 사람의 로맨스는 그저 달달하게 느껴지지가 않는 것은 아마 이를 바라보는 나의 눈이 맑지 않음이리라. 작가는 수양대군이 문종도 단종도 제거하고 왕위에 오르고 싶어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고, 왕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김종서를 제거해야만 했으므로, 수양대군의 심복인 '양정'이라는 인물이 적극 나서서 김종서 부자를 살해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김종서에게는 양정, 송희미, 박희문 등이 늘 김종서를 적으로 여기고 김종서를 제거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으며, 동시대의 무관인 최윤덕과도 그리 사이가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김종서는 세종의 사람들인 집현전 학자들과는 가깝게 지내며, 단종이 끝까지 의지하려던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기에, 많은 학자들이, 많은 대신들이 원하던 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정권을 잡기 위해 수양대군이 제거한 사람이 이백여명이라니, 계유정난으로 인하여 수많은 학자들이, 수많은 대신들이 죽어 세조를 탄생이킨 것임을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 어찌 역사는 승자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2012.1.13.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