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죽었다
론 커리 주니어 지음, 이근애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신이 죽었다

론 커리 Jr. 지음
소담출판사

 '수단의 딩카족 여자의 몸으로 지상에 내려왔다가 내전에 휘말려 신이 죽었다' 는 전제 하에 전개되는 이 소설은 단편을 모아놓은 것이지만, 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토대로하여 각기 다른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신비스런 이야기들이다. '신이 죽는다'는 가설 자체가 불가능한 사실이므로, 살인과 자살이 공공연히 일어나는 일도, 신의 시신을 뜯어 먹은 들개가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간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사상전이 세계전쟁으로 일어나리라는 것도, 사람들이 그 충격으로 몸부림치며, 상실감에 빠져 어린 아이들을 숭배하는 부모와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대립관계를 형성한다는 것도 모두 허구를 통한 픽션일 뿐이다.
 그러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상의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상상력을 동원해 창조할 수 있는 일이므로, '신이 죽는다'는 사건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사실은 무었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신의 죽음'이란 결국 '세상의 종말'로 결론되는 것이다. 신이 없는 세상에 사랑이 머물 곳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모든 인간들은 기독교인이건 이슬람이건 불교신자이건 무신론자들 까지도 신의 존재에 의존해서 살고 있는 것일까? 작가는 무신론자라고 하지만, 결국 그 누구보다 신의 존재와 신에게 의존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홉 편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는 '인디언 서머'였다. 제목이 왜 이리 낯설지 않을까? 했는데,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인디언서머 [Indian summer] 북아메리카에서 한가을과 늦가을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날이 계속되는 기간을 말한다. 유럽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늙은 아낙네의 여름', '성마르틴의 여름' 등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이미연과 박신양 주연의 인디안 썸머(2001) 라는 영화가 있었다.
※ 인디안 서머라는 생소한 이 용어는 2001년 제작된 <인디안 섬머>라는 영화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사형수(이미연)와 변호사(박신양)의 사랑 이야기인데, 영화는 이미연이 삶의 마지막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인디안 서머에 비유했습니다. 청춘의 시기가 지나고 난 뒤 마치 마지막처럼 찾아오는 늦은 시기의 사랑도 인디안 서머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72년 이탈리아에도 알랑 들롱이 주연한 인디안 서머라는 영화도 있었다.  이 책의 <인디언 서머>에는 가족의 죽음으로 상처받은 영혼, 열명의 청년과 여기에 휩쓸린 경찰관이 등장한다. 이 열한 명의 젊은이 중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나'와 결국 죽음으로 부터 도망간 '레오'를 제외하고, 벤과 매니, 콜, 웨슬리, 채스, 앨런, 잭과 순경, 릭마저도 권총으로 서로 살인하거나, 자살하여 죽음에 이른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살인을 가장한 )자살을 감행하고 만다는 것이다.
'신이 죽었다'는 첫 이야기부터 결코 쉬운 테마가 아니다. 쉽게, 또는 가볍게 읽어나갈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작가의 역량을 감탄하면서 읽었다. 흥미로운 소재이고, 전개도 훌륭하다. (사실, 이런 평가를 내릴만한 자격이 내게 없지만, 결국 아주 좋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2011.11.16.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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