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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마리 개미
장영권 옮김, 주잉춘 그림, 저우쭝웨이 글 / 펜타그램 / 2011년 8월
평점 :
나는 한 마리 개미
주잉춘 그림 / 저우쭝웨이 글
펜타그램
우리집 작은 딸 꼬맹이는 개미같은 곤충류도 좋아한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좋아하고... 집에서 이런 동물들을 많이 많이 키워보고 싶어한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이 엄마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 집을 나서다가, 화단 곁에 쭈그리고 앉아서, 개미들 노는 것을 한참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괜시리 개미를 죽이고 키득거리는 사내 아이들에 대해 격분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지렁이도 손에 잡고 관찰하기도 한다... 기겁할 일이다...
누구를 닮아서일까? 알 수가 없다... 애들 아빠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완전 서울산인 나보다는 동물이나 곤충에 더 친밀감을 느끼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므로...
처음 이 책을 받아 들고는 표지의 개미 그림 때문일까? 나는 학교에 간 우리집 꼬맹이를 떠올렸다.
그림책이기도 해서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나서 보면 맨 뒤의 그림이나 글을 메모할 수 있는 여백이 있는데, 울 꼬맹이에게 제공할 생각이다. 아마, 그림도 그리고, 글도 훨씬 더 잘 써줄 것이다. 단지, 철학적인 내용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섭취할까?
그림책이기는 하지만, 어른들도 읽고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별다른 스토리도 없는 에세이이지만,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어렵다고 한없이 어렵고, 심오하다고 보면 또, 그것도 맞는 표현이다.
작가는 개미를 통해 인간의 삶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개미와 인간을 동급화 한 것은 100% 동조할 수는 없지만, 뭐 그리 틀렸다고 할 것도 아니다. 개미가 너무나 작다고는 하지만, 우주에서 볼 때, 사람이나 개미나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이 작은 개미가 세상에 나와 달팽이, 바퀴, 사마귀(?), 민들레 홀씨, 거미줄, 매미, 지네, 온도계, 책과 돋보기, 압력계, 진딧물 들을 만나면서, 세상사 이치를 제대로 깨댣지 못하고, 착각에 빠져 점점 오만해진다...
62,63 쪽에 이르면, 숱한 개미가 펼쳐져 있음에, 오싹해지면서 소름이 돋는다... 난 이래서 개미가 싫다. 아니, 그저 개미는 괜찮은데, 개미떼는 영...... 그래... 전쟁과도 같은 상황이다. 이렇게 개미떼가 몰려 오면, 상당히 끔찍할 거 같다.
그리고... 죽음 같은 적막이 지나간 뒤, 개미는 깨닫는다. 영웅이 되고자 했던 그동안의 모든 일들이 다 부질없음을...
이내 대나무인 줄로 알았던 대벌레에게서 깨닫는다. 영웅은 어떻게든 자신을 도드라지게 내보이려 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잠자코 자신을 감춘다는 걸.
그리고 친구를 만나서, 희노애락을 다 겪는다... 그리고 종국에는 운명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숨이 붙어 있는 동안을 소중히 여기리라...
그렇게 친구를 보내고, 추위가 다가와도 개미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 결국 자신도 친구가 간 곳으로 가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까? 처음에는 정오의 햇살을 맞고 있으면서도 외롭고 조금은 두려웠던 개미는 이제 어둠 속에 있어도 외롭지도 두렵지도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 또한 한 마리 개미에게 한 줄기 빛을 던져 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