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넣고, 이 책도 넣고......." 현수는 바닥에 흐트러뜨린 책을 들었다 놨다 해요. "현수야, 책은 나중에 고르고 밥부터 먹자." "잠깐만요. 할아버지 할머니께 읽어드릴 책만 고르고요."어느새 가방은 올챙이배처럼 불룩해요. - P5
자동차가 가을바람을 가르며 마을 어귀에 다다랐어요. 차창 밖은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었어요. - P6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현수 왔구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현수네 가족을 맞아 주었어요. 눈 큰 송아지랑 재롱둥이 강아지도 인사했어요. 그런데 마당 한쪽에 처음 보는 나무가 있었어요. - P8
그 나무는 석류나무였어요. 둥근 석류 열매 속에 빨갛고 작은 구슬이 그득했지요. "석류란다. 맛보렴."현수는 석류 알 서너 개를 입에 넣었어요. 오물오물 살살 굴리다가 꼭 깨물었더니 새콤한 맛이 났어요. - P10
현수는 석류 한 움큼 입에 넣고 와작와작 깨물었지요. "와, 맛있어요!" 현수가 할아버지를 보며 방그레 웃었어요. - P11
현수네 가족은 노을빛 고운 시골길을 따라 밭으로 갔어요. ‘또옥 또옥‘ 엄마는 밭고랑마다 다닥다닥 열린 고추를 땄지요. - P12
"아빠! 고추는 빨갛고, 호박은 노랗네요?" 현수는 채소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가을볕을 먹어서 그렇단다." 아빠는 둥글고 커다란 호박을 들며 말했지요. - P13
현수네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갔어요. "현수야, 가을 채소를 잘 먹어야 쑥쑥 큰단다." •무를 뽑던 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어요. "피, 채소는 싫은데…………. 나도 가을볕 먹을래요!" 아빠는 현수를 번쩍 안아 올렸어요. - P14
"자, 그럼 가을볕을 먹으렴." 가족 모두 하하 호호 크게 웃었지요. - P15
마루청에 놓인 바구니마다 먹을거리가 가득해요. "우리 현수는 뭘 좋아하누? 전부쳐 줄까? 떡을 해 줄까?" 현수는 대답도 않고 우물거리기만 해요. "옳지, 감처럼 달콤한 호박죽 해 줄까?" "호박죽이 감처럼 달아요?" "그럼, 입에 넣으면 살살 녹지." 현수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 P16
‘호호 후후‘ 불며 호박죽을 먹어요. 노오란 호박을 푹 끓였더니, 달콤한 냄새에 군침이 돋아요. 현수는 후후 불어 할아버지께 한입, 호호 불어 할머니께 한입 권해요. - P19
"허, 바람이 점점 세지는 구나. 비가 오려나. 비가 안 와야 추수를 하는데….... 쯧쯧." 할아버지 할머니가 포옥 한숨을 내쉬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제가 동화책 읽어 드릴게요." 또랑또랑 현수가 책 읽는 소리에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환한 웃음으로 번져요. - P21
할머니 곁에 엎드린 현수가 그림을 그려요. 엄마는 현수 그림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물었어요. "현수야, 손에 들고 있는 게 뭐니?" "비를 멀리 날리는 코스모스 바람개비요. 나중에 내가 크면 꼭 만들 거예요.""아이고, 그런 바람개비 있으면 장마 걱정은 뚝 그치겠구나!" 할머니는 현수가 기특한지 머리를 쓰다듬어요. - P23
"현수야, 아빠랑 논에 가자." 현수가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왔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비안 와요!" 까치발을 하고 선 현수 얼굴 위로 환한 햇살이 쏟아져요. - P24
위잉, 드륵드륵. 싹싹, 쓱쓱. 누렇게 잘 익은 벼를 베어요. - P26
아빠, 오늘은 할아버지 논만 추수해요?" 아니, 다른 논의 추수도 도와야지." 서로서로 도우며 벼 베는 모습이 참 정겨워요. - P27
"현수야, 이리 와서 새참 먹으렴.""후룩후룩 쩝쩝. 국수도 맛있고, 할머니가 쓱쓱 비벼주신 비빔밥도 맛있어요." 현수의 얼굴은 싱글벙글 웃음꽃이 피었어요. - P29
"현수야, 시골집이 좋아? 도시 집이 좋아?" 아빠의 말에 현수가 씩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어요. "시골집이 좋아요. 그리고 가을이 제일 좋아요." - P31
"현수야, 시골집이 좋아? 도시 집이 좋아?" 아빠의 말에 현수가 씩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어요. "시골집이 좋아요. 그리고 가을이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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