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때문인지, 우정 때문인지, 아니면 이제 곧 그가 넘으려는 경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 P137
조명도, 촬영 따위도 그는 잊었다. - P138
지금 두 사람의 몸은 겹쳐진 꽃들 같을까. - P140
꽃과 짐승과 인간의 뒤섞인 한몸 같을까. - P140
가장 추악하며,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의 끔찍한 결합이었다. - P140
영원히, 이 모든 것이 영원히······ - P141
침묵 속에서, 그 열락 속에서, 영원히. - P141
낙인같은 이 점을 나눠갖고 싶다고 그는 생각했다. - P142
맵고 시큰한 냄새, 달콤하면서도 역하고 씁쓸한 냄새에 섞여, 갓난아이의 몸에서 나는 배냇내 같은 그녀의 체취가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 P143
식탁에 얼굴을 엎드리고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아내였다. - P144
아내가 극도로 감정을 숨기려 할 때의 느리고 낮은, 미세히 떨리는 음성이었다. - P144
아내는 한마디씩 침착하게, 그 자제력이 그녀의 모든 용기를 쥐어짜서 가능한 것임을 느끼게 하며 말을 이어갔다. - P145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두려움, 절망이 함께 - P145
"영혜도, 당신도 치료가 필요하잖아요." - P146
"아직 정신도 성치 않은 애를······ 저런 애를." - P146
모든 것이 담긴, 그러나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눈 - P146
갑자기 자신이 모든 것을 겪어버렸다고, 늙어버렸다고, 지금 죽는다 해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고 느꼈다. - P147
삼층 아래로 떨어져 머리를 박살낼 수 있을 것 - P147
활활 타오르는 꽃 같은 그녀의 육체 - P147
강렬한 이미지로 번쩍이는 육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 P147
다만 목선이 고운 편이고 눈매가 서글서글하다. - P151
의심과 경계, 혐오와 호기심이 얽힌 그들의 시선 - P152
실종 환자의 경우 일찍 산을 내려가 이미 마석 쪽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하나 - P153
오히려 산속 깊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다른 하나 - P153
아이의 얼굴은 칭찬에 대한 기대로 상기돼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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