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채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그녀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 P9
답답해서, 브래지어가 가슴을 조여서 견딜 수 없다고 아내는 변명했다. - P12
아내는 커다란 쓰레기봉투에 그것들을 하나씩 주워담는 중 - P16
결혼 오년 만에 나는 처음으로 아내의 뒷바라지와 배웅 없이 출근해야 하는 것이었다. - P17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 얼굴은 낯설었다. - P18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생생하고 이상한, 끔찍하게 이상한 느낌을. - P19
"냉장고에 그것들을 놔둘 수 없어. 참을 수가 없어." - P20
악몽 한번 꾸고는 식습관을 바꾸다니. - P21
한 사람이 철두철미하게 변하면 다른 한 사람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23
더욱 신경쓰이는 것은 그녀가 더이상 나와 섹스하려 하지않는다는 것이었다. - P24
다만 그녀가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 - P25
다시 어두운 숲속의 헛간, 피웅덩이에 비친 얼굴에 대한 얘기 따위를 듣고 싶지 않았다. - P25
다음날 새벽이었어. 헛간 속의 피웅덩이, 거기 비친 얼굴을 처음 본 건. - P27
모든 종류의 가죽제품을 버렸기 때문이다. - P28
사장이 부부동반 모임에 과장급을 부른건 내가 처음이야. - P28
간신히 유지하고있던 팽팽한 노력의 끈은 끊어졌다. - P30
육식은 본능이에요. 채식이란 본능을 거스르는 거죠. - P31
모두가 먹는 동안 아내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 P33
순간, 한번도 들어가본 적 없는 그녀의 머릿속이, 그 내부가, 까마득히 깊은 함정처럼 느껴졌다. - P33
어떤 분노와 설득도 그녀를 움직일 수 없었다. - P34
"고기를 전혀 안 먹고 풀만 먹고 삽니다. 여러 달 됐어요." - P35
콧소리를 섞어 내는 처형과의 통화는 언제나 나에게 약간의 성적인 긴장감을 주었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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