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光

렌조 미키히코

양윤옥 옮김

모모

새벽녘 꿈속에서 아내가 웃고 있었다. - P7

일흔 살 넘어 최근 몇 년 동안, 잠은 강물처럼 탁해졌다. - P8

스물두 살 아내는 플랫폼에 우두커니 서서 어딘가로 떠나려는 한 남자를 배웅하고 있다. - P9

아내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 옆에 아직 어린 딸이 서 있고 아내가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있었다. - P11

남태평양의 섬 - P12

며느리 사토코 - P13

하루하루 몸이 쇠약해져 가는 것에 반비례해서 요즘은 추억만 하루하루 젊어져 간다. - P14

유키코⋯⋯⋯ 대체 그게 누굴까. - P15

남편 류스케를 회사에 보내고 빨래를 끝냈을 때쯤에 전화벨이 울렸다. - P15

유키코 이모 전화야. - P16

나는 언니하고 달라서 아내와 엄마로만 내 인생을 끝내고 싶지는 않아. - P17

유키코는 항상 제멋대로 굴고 사토코는 그걸 내내 견뎌왔다. - P18

문화센터에 다니는 건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거기 나오는 대학생하고⋯⋯⋯. - P19

참 진부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럴 때는 결국 그런 표정이 되는 건가봐. - P20

다케히코가 ‘선생님‘이라고 한 건 류스케의 어머니이자 사토코에게는 시어머니인 아키요를 가리키는 것이다. - P21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데도 그냥 남의 일만 같으니⋯⋯⋯. - P22

"결혼해서 육 년째인데 이번이 벌써 네 번째예요. 그나마 얌전히 집에 붙어 있었던 건 나오코를 낳고 잠시 동안뿐이었죠." - P23

그야말로 유키코다운 짓이라고 사토코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다케히코의 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 P24

아무튼 유키코는 다케히코를 배신한 것 이상으로 언니인 자신을 배신했다. - P25

하지만 유키코가 그렇게 진지한 표정일 때일수록 엄청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사토코는 지금까지 지겨울 만큼 당해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 P26

유키코가 제 몸이 아름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남자에게 사랑받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항상 당당하게 못된 짓을 한다는 점 - P26

아마 다케히코도 그 몸에서 헤어나지 못해 아내의 바람기를 묵인해온 것이리라. - P27

태풍 전의 고요함 - P28

하지만 반드시 그것만으로 한 소녀의 운명이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 P29

그렇다면 다른 남자를 만날 때마다 지금보다 더 어렸던 나오코를 어떻게 했던 것일까. - P30

"그렇게 걱정할 거 없어. 얘는 당신 아이가 아니니까." - P31

시아버지는 변함없이 손녀딸 가요를 귀여워했지만 나오코는 싫어하는 눈치였다. - P32

하지만 시아버지 게이조를 닮은 사람은 친아들인 류스케보다 아무 혈연관계도 없는 다케히코 쪽이다. - P33

관을 가득 메운 종이꽃 - P34

환청같은 그 목소리 - P35

사건 현장 - P36

처형 사토코 씨 - P37

신경증 비슷한 ‘발작‘ - P38

그 우연이 비싼 값을 치르리라는 것,  - P39

현관에 있던 나오코의 신발이 없어졌고, 혼자 밖에 나갈 아이는 아니니까 역시 유키코가 데려갔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맞을 것이다…. - P40

사과 찌꺼기 - P42

"여자애를 찾는 거라면 아까 젊은 남자가 저기 종려나무 밑에 파묻고 갔어...." - P43

능소화 - P44

삽이 놓인 위치 - P45

말라버린 잡초가 섞인 흙 속에서 삐죽 튀어나온 허연 것이 어린아이의 움켜쥔 작은 손이라는 것을 - P46

평소의 그 웃음, 귀에 거슬리게 새새거리는 웃음…. - P47

유키코는 천성적으로 온몸에 원색 같은 화려함이 있습니다. - P48

사토코 씨에게는 나오코를 치과에 데려가지 않은 것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던 것입니다. - P49

"저 여자를 이 집에서 쫓아내!"라고 외친 것이 할아버지였으니까요. - P50

"내가 왜 그런 것까지 대답해야 되죠? 우리 나오코가 죽은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잖아요?" - P51

하지만 그 눈물에 조금이라도 딸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나는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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